아기가 두돌 지났어요.
전 아기방에서 아기랑 자고
남편은 안방에서 혼자 자요.
보통 아기 재워놓고 안방에 건너가서
남편이랑 둘이 얘기도 하고
맥주도 한잔하고 각자 자곤해요.
피곤할땐 그냥 자고요.
남편과 부부생활도 좋은편이에요.
근데 어제밤
아기가 하도 잠투정해서 집안에 불 다 꺼놓고
한참만에 아기 재우고 슬그머니 나와서
"남편~~"하면서 안방문을 열었는데
남편이 불 다끈 어두컴컴한 방에 침대위에서
노트북 켜놓고 영화보고 있더라구요.
제가 "뭐해? 뭐봐?"하고 불러도 대답없이 가만있길래
안방에 불을 켰는데
아뿔사..
남편이 팬티도 안입고 노트북앞에 앉아있었네요.
한 10초정도 둘다 서로 멍하게 바라보다가
그냥 조용히 문닫고 나와줬어요.
아기방에 와서 도로 누워 자려는데
괜히 기분이 안좋고 심란하고
남자들이 야동보는거에 별생각 없었는데
막상 직접 보게되니깐 별별 생각 다드네요.
사실 남편이 나몰래 야동보고 혼자 위로한 흔적..휴지같은걸 청소하다가 침대밑에서 찾아서 내가 치우기도 했는데.. 그럴때마다 그냥 '이남자 아직 왕성하구만.'하고 피식 웃는정도였는데..
직접보게되니 참..피식웃어지지 않네요.
내가 만족스럽지 못한가..
이런 생각도 들고.
오늘 아침에 남편 출근하는데 얼굴보기 민망해서
그냥 자는척 누워있었어요.
저녁에 남편 퇴근하면
어떻게 얼굴을 마주하죠?
그렇다고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그냥 넘어가려니..
그것도 은근 서글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