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월요일이고,
늦게까지 마신 다른 친구들은 쉬지만 나는 출근해야 하니 허둥지둥 뛰쳐나왔는데
차를 가져갈까 잠깐 고민하다 그냥 버스정류장으로 뛰는 중
작은 골목길에
뭔가 보송보송한
주먹 두 개를 붙여 놓은 것 만한
검고 하얀 털의 무엇이
왜 길 한 가운데에 있을까 다가가보다가 가슴이 철렁했음
뒷모습만 보고서 아기고양이구나 했던 그것이
가까이 가 보니
머리 쪽 아래에 피가 고인 채로
이미 세상을 떠난 눈을 하고 있어서
오토바이나 자동차, 자전거, 혹은 킥보드였을까
아직 너무 어려서 어떻게 피하는지도 몰랐을까
나랑 21년을 함께 살고 얼마 전에 떠난 내 고양이가 생각나서
이대로 두어도 될까,
골목길 한가운데로 또 다른 차가 치고 가진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스카프라도 풀어서 아가를 길가로 옮겨 주어야 하나
짧게 고민했지만
출근길이라는 이유로 돌아서 뛰어놓고는
하루종일 그 모습이 생각남
더 치이지 않게 길가 화단으로라도 옮겨 줄 걸
그랬으면 덜 생각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