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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주의]두 남녀의 시체
게시물ID : panic_154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계피가좋아
추천 : 3
조회수 : 563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1/05/14 21:04:41
패랭이꽃님이 쓴 글은 대부분 펌 허용이 금지 되있는데 이 글은 예외네요 후딱읽고 퍼왔습니다 ㅋ 그들의 눈앞에 놓인 것은 뒤에서 남자가 여자를 끌어안은 모양을 하고 있는, 꼭 붙어있는 두 남녀의 시체였다. 두 남녀의 시체는 1층 거실에 있었고, 식탁에는 그들의 최후의 만찬인 것 같은 먹다 남은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그 시체를 한동안 바라보던 두꺼운 콧수염을 매만지던 형사가 옆에 있는 장발을 한 갈색머리의 사내에게 물었다. “이봐, 어떻게 생각해? 동반자살이겠지?” 형사의 질문에 그 사내는 얼굴을 살짝 갸우뚱하며 말했다. “동반자살이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형사는 다시 한 번 콧수염을 쓰다듬고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조사결과, 이 둘은 큰 빚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였어.” “그래서요?” “그래서라니? 이 둘은 빚에 시달리다가 결국 동반자살은 한 것이라고, 이미 부엌에서 증거물로 독약도 찾았어.” 형사는 증거로 찾아낸 독극물이 담긴 작은 병을 갈색머리의 사내에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독으로 인해 죽은 것은 남자뿐이야, 그래서 나머지는 내가 추리해냈지.” “그 추리가 뭔지 궁금한데요?” 사내의 궁금해 하는 표정에 형사는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의 외투를 매만지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우선 남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먼저 죽였다. 그리고 독약을 마시고 자신도 따라 죽었다. 사랑하는 그녀를 꼭 껴안으면서. 참 안타까운 남녀지?” 사내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뿌듯해하는 형사를 보고 물었다. “왜 여자는 독극물을 마시지 않았을까요?” 형사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거야,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독약을 먹일 수 없어서 그랬겠지. 어때 내 추리가?” 사내는 갈색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단호하게 말했다. “틀리셨네요.” 형사는 얼굴을 붉히며, 사내에게 따졌다. “뭐가 틀렸다는 거지?” 사내는 두 남녀의 시체로 시선을 돌린 채 말을 이었다. “크게 2가지가 틀리셨네요. 우선은 죽은 순서.” “그럼 자네는 남자가 먼저 죽었다고 생각하는 거야?” 사내는 침착하게 하던 말을 이었다. “우선 여자는 남자에게 독약을 먹여 살해했어요. 힘으로 제압할 수 없는 상대에게는 독약만큼 좋은 것이 없죠. 살해용으로 쓸 만한 무기도 그녀에겐 없었을 테니,” “잠깐, 그렇게 되면 여자는 누구한테 살해당했다는 건가?” 형사의 물음에 사내는 손가락으로 죽은 남자의 시체를 가리켰다. “설마 귀신이 죽였다는 것은 아니겠지?” 형사는 노골적으로 비꼬는 말투로 사내에게 말했다. 하지만 사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독약을 먹고 죽은 남자의 시체를 제거해야 했어요. 그녀는 일단 주변을 치웠겠죠. 그리고 시체를 옮기는 데 필요한 짐들을 준비했죠. 모든 준비를 마친 그녀는 힘겹지만 본인보다 큰 남자를 등에 짊었죠. 그렇지만 이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말죠. 그것은 그녀의 무릎에 난 멍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사내의 말대로 여자의 무릎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시체의 사후경직은 그 상황에서 시작되었어요. 형사님도 아시다시피 튼튼한 근육일수록 경직이 강하게 일 어나죠. 그녀가 들쳐 매고 있던 남자의 두꺼운 팔이 그녀의 목을 조르고, 딱딱하게 굳어가는 남자의 무거 운 몸뚱이가 그녀의 몸을 짓눌러 그녀를 죽였어요.” 형사는 아직도 의문이 안 풀렸다는 듯이 사내에게 물었다. “무릎의 멍은 우연히 넘어져서 생길수도 있는 것이고, 사내가 먼저 죽은 그녀를 끌어안고 죽어서 경직됐 을 가능성도 있지 않는가?” 사내는 형사의 질문을 듣고, 시체 쪽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시체를 아주 자세히 보면 보여요, 물론 정밀검사를 하면 밝혀지겠지만.” “뭐가 보인다는 거지?” “남자의 팔뚝에 묻은 여자의 매니큐어와 여자의 손톱에 긁혀 있는 남자팔뚝의 살점, 죽은 여자가 남자의 팔뚝을 붙잡을 가능성은 없겠죠?” 말을 마친 사내는 더 이상 말이 없는 형사를 지나서 현관 쪽으로 걸어갔다. 그의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보던 형사는 문득 한 가지가 더 떠올랐다. “죽은 순서 말고 또 하나 내가 틀린 것은 무엇인가?” 사내는 형사의 물음에 뒤를 슬며시 바라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은 채 대답했다. “그 두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 않아요.” 출처 웃대 - 패랭이꽃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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