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내내 쾅쾅 거리는 천둥 소리가 요란하더니
지금은, 신기할 정도로 날이 맑다.
창밖으로는 하얀 십자가와 드문드문 켜진 가로등 그리고 그 위에 하이얀 달이 떠올라있다.
나는 한참동안에 그것을 바라보다 당신을 떠올렸다.
바람이 살랑인다
당신은 달처럼 가만히 날 지켜봐줄 줄은 모르나
달처럼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다
당신은 달처럼 고요하거나 정결하지는 않으나
달처럼 내게 무뚝뚝하지도 않다
사랑하는 그대여
그대, 달이 밝은 밤이다
내 바람은 지금 나와 같은 하늘을 보는 것이 아니다
같은 하늘도 볼 수 없이 아주 깊이 단잠에 빠져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