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한 개별 사례들을 통계적으로 분석하여
결론을 유추하는 연구 방법으로써 메타 분석(Meta-analysis)이 있습니다.
논란이 된 무속신앙 내지는 강신/접신에 대해서
메타 분석의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그런 유사한 방법으로써
일종의 메타 비평(?)을 할 수 있겠다 싶군요.
뭐, 어려운 말 다 때려치우고 쉽게 말하자면
개별 사례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말이 안 되는 부분들을 찾아보자, 라는 뜻입니다.
우선 첫째.
우리 나라의 무속 계통은 한강 지역을 기준으로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한강 남부는 세습무 - 즉, 집안 대대로 '무당/심방'이라는
가업을 이어 내려오는 일종의 '기술자'집안입니다.
이들은 대부분 특별한 신병이나 내림굿 등의 과정 없이
심한 경우에는 신당-신방 등을 차리지도 않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신을 모시지도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강 북부는 강신무 - 흔히 말하는 신병을 앓고 신내림을 받고
신당이나 신방을 차리고 신을 모시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
지역적으로 고립된 - 즉, 울릉도와 제주도의 경우에
무속적 특성이 매우 독특하게 나타납니다.
전 세계 공통으로, 어촌 지역은
지역적/생계적 특성상 미신이나 무속 계통의 전통이
매우 강력하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울릉도는 특이하게도, 무당이 전통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마을 대표가 시시때때로 제사 등을 주관할 뿐이죠
반대로 제주도의 무당(심방)은
세습무이면서 지역사회에서 매우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고
또한 침과 약초에 정통한 면을 보입니다.
서양 식으로 따지면 드루이드 같은 위치인 거죠.
이런 사례들을 기반으로 할 때, 적절한 결론은 무엇일까요?
'무속신앙은 사회, 문화적 특수성에 기반을 두는 현상이다.' 가
올바른 결론이 아닐까요?
역으로, 사회/문화에 기반을 둔 초자연적 현상 이라는 것은
그 말 자체가 유머겠지요.
그래도 초자연적 현상이라고 결론짓는 사람이 있다면
그때부턴 이렇게 비꼬기 시작하겠습니다.
요새 한강 이남에도 신병 앓고 내림굿 받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북한 귀신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월남했기 때문이고
울릉도에 무당들이 없는 건, 귀신도 배멀미 해서 그런 건가요?
뭐, 그렇게 해서라도 믿고 싶다면 믿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