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명이서 매주 일요일 마다 모여 100시간 동안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운로드 받는 사람은 주변 지인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당연하게도 22년에만 스토어에 등록된 게임 수만 50만개 가까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가 만든 이 작은 게임을 찾기란 모래사장에 바늘 찾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게임은 누군가에게 플레이 될 때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팀원들끼리 돈을 모아 소액으로 마케팅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비록 작은 게임이지만 우리가 만든 게임이 누군가에게 플레이 되길 바라니까요.
먼저 이미지 마케팅에 사용할 게임의 실제 모습을 담은 이미지를 제작했습니다.
상점에서 물건을 파는 모습이 잘 드러납니다.
누군가 PC나 모바일이에서 페이지 넘기다가 보게 될 배너 광고입니다.
마케팅 실험을 위해 최근 유행하는 밈으로도 제작해봅니다.
이번 밈은 뭔가 유행이 빨리 식는 느낌이 들지만 일단 테스트해봅니다.
작년에 유행해서 지겹도록 듣던 MBTI 컨셉으로도 제작해봅니다.
게임과 관련 없어 보이지만 일단 어그로를 끌기 위해 뭐든 해봅니다.
이게 바로 스타트 동아리 정신!
유튜버로 에프터 이펙트를 공부해 2시간 동안 게임 영상도 대충 만들어 봅니다.
어디선가 보여질 여러가지 제목과 설명도 적어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사비를 모아 40만원으로 마케팅을 시작합니다.
과연 40만원으로 몇명이 우리 게임을 다운로드할지, 얼마나 수익이 나올지 궁금해집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일주일이 지나고 결과가 나옵니다.
위 마케팅으로 유저 한 명이 이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데 743원이 들었네요.
그리고 539명이 광고를 보고 다운로드 해주셨습니다.
이번엔 우리가 만들었던 이미지와 영상의 효율이 어떤지 확인해봅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영상과 이미지를 광고 플랫폼에 등록하면 알고리즘에 의해 타인에게 노출되는데
열심히 만든 20장의 이미지가 거의 노출이 안됐다는 사실!
반면에...
대충 만들었던 30초짜리 광고 영상이 6만건이 넘게 노출이 되었습니다.
마케터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뭐 대충 이런 이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1.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어디에 노출할지 학습시키는데 시간과 예산이 부족했다.
2. 이미지가 관심을 끌지 못했다.
3. 동영상 효율이 상대적으로 좋아 같은 예산 내에서 동영상만 노출이 되게 되었다.
이번에는 우리 게임을 몇 일 동안 즐기는지 확인해 봅니다.
별것도 아닌데 괜히 전문가인척 있어 보이려고 리텐션(=재방문율)이라 불리는 지표입니다.
특정 날짜에 게임을 설치한 사람들이 몇 일 동안 재접속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100명이 설치를 했고 하루가 지난 다음날 50명만 접속했다면 Day 1 = 50%가 됩니다.
Day 1 = 45.6%이니 절반 조금 안되는 분들이 다음날에도 게임을 해주셨네요.
하지만 그 뒤로 그래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치 제 주식을 보는 것 같습니다.
눈물을 잠시 닦은 후 마지막으로 매출을 확인해 봅니다.
총 수익은 18.9 만원.
부족한 게임이지만 감사히도 결제를 해주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하지만 위는 앱내에서 결제로 인한 수익이며
보상형 광고 시청으로 발생한 수익은 따로 확인해봐야 합니다.
보상형 광고로 인한 수익은 61.85달러
61만원이면 좋겠지만 달러이기 때문에 환율을 계산하면 약 8만 1천원이 됩니다.
모든 수익을 합치면 약 27만원.
하지만 매출에서 15%를 마켓 수수료로 지불해야하기에 우리가 얻는 수익은 더 줄어들게 됩니다.
주말마다 100시간 동안 만든 작은 게임이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결과입니다.
만약 이 시간에 알바를 했다면 최저 시급으로 96만 2천원을 벌었겠네요.
하지만 애초에 돈 벌자고 시작한 프로젝트가 아니었고
약속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만들었기에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든 인디 개발팀들 응원하며 저는 이만 워크래프트 럼블이나 하로 가야겠습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3줄 요약
1. 직장인 셋이서 주말마다 모여 100시간 동안 게임 만듬
2. 사비 털어서 40만원치 마케팅을 집행함
3. 총 13만원 넘게 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