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 때 무지개 다리를 건넌 찡이라는 아이입니다
분양받아왔던 암컷과 수컷 사이에서 새끼 세마리가 태어났는데
젖만 때고 바로 분양 보내려고 했는데 젖먹는 모습을 보고 정이 드는 바람에 결국 키우게 됬었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좀 크니까 어미랑 영역다툼, 서열싸움을 하려고 하고
서로 살벌하게 이빨을 세우고 싸우는 바람에 분사를 시켰었어요.
어미랑 새끼가 사이가 정말 나빴습니다....
그때 당시 찡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된 이유가
처음 혈뇨를 보는것을 발견하고 동물 병원에 데려갔는데
엑스레이도 찍고 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주사를 맞고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였습니다.
첫 혈뇨 이후로 다시 혈뇨를 보지는 않았는데
그 후부터 식욕이 점점 떨어지더니 물도 안마시게 되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서 다시 검사를 받아봤더니 고창증 증세가 있다고 합니다.
또 주사 맞고 약먹이고....
아직도 정확한 원인을 모릅니다.... 발견하지 못한 질병이 있는건지 약을 잘못먹은건지 고창증 때문인지....
병원에 갔다온 날 밤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모로 누워서 숨만 쉬더라구요.
늦게까지 잠을 설치다가 깜박 들었는데
새벽 3~4시쯤 어미기니피그가 여지껏 낸적이 없는 소리로 미친듯이 울었습니다.
보통 꼬잉꼬잉, 꾸꾸꾸꾸 하는 소리로 울고, 먹이를 달라고 조를때 좀 크고 높아지는 정도인데
그날은 엄청난 크기의 빠른 고음으로 집안 사람을 다 깨워놨습니다.
놀라서 기니피그가 있는 방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찡이가 숨이 넘어갈락 말락 하고 있더라구요.
어미는 케이지 벽에 딱 붙어 다른 케이지에 있던 찡이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 눈빛을 뭐라고 해야할지.... 평소에는 순둥순둥하고 약간 멍청해보이기 까지 했는데
그날 절 쳐다볼때는 원망같은 것을 느껴서 아직도 그 눈빛이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숨을 헐떡거리는 찡이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어서 몇번 쓰다듬어 줬는데 보는 앞에서 숨이 넘어갔습니다.
그 때 저도 몇일을 울었는데....
그 후 어미도 새끼가 죽은 것을 아는건지 거의 일주일동안 물도 잘 안마시고 식욕도 떨어지더라구요...
잘못되면 어쩌나 싶어 좋아하는 미나리같은걸 듬뿍 줬었는데 한동안은 잘 안먹더군요...
다행히도 어미는 지금은 건강합니다.
아직도 놀란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새끼가 숨이 넘어갈 때 크게 울어서 사람들 불러온것.... 그 눈빛....
도와달라고 울었을까요.... 결국 살리지 못한건 아직도 죄책감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마지막 모습이나마 지켜봤네요.
다음날 아침 일어났더니 죽은 상태였다면 훨씬 괴로웠겠죠....
평생 못잊을 기억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