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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가 맺어준 사랑 - 여자편-
게시물ID : lovestory_203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ut&그리움
추천 : 11
조회수 : 87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6/04/04 22:58:52

    * 라이터가 맺어준 사랑 *



    비가 오면 말이야
    원하든 원치 않던 빗방울은 튕기고
    바짓단은 물에 젖기 마련이지
    지금 이 여자의 인생 또한 그러한 것 같아
    자신의 길을 걸어갔을 뿐인데
    순간 사라져 버리는 길 ...
    지금부터 착한 여자의 이야기 한번 들어 볼래?




    [ 여자이야기 ]

    숨이 턱까지 차오릅니다.
    제게 주어진 삶의 무게가 너무도 무거워
    더 이상 도망칠 힘도 ..
    더 이상 살아야 할 이유도 ..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지금 ..
    이제 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 마음대로 하세요. 저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시라구요 ‘

    ‘ 이년아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할 거 아냐 !!
    니 아비 살린 다구 울면서 돈 빌릴 땐 언제고
    죽고 나니까 나 몰라라 해 ?
    뭐 이런 년이 다 있어 !!! ‘

    ‘ 아저씨 지금 제 처지를 보세요.
    돈이 어디 있겠어요, ~ 돈이 ‘

    돈 ..
    돈 때문에 어머니는 노점상을 하셔야 했고

    돈 ..
    돈 때문에 꿈에 그리던 대학을 포기해야 했었고

    돈 ..
    그 돈 때문에 아버지는 돌아가셔야 하셨고 ..

    ‘ 야 !! 내가 진짜 큰 인심 쓴다
    이번 달 말까지 돈 갚아 !!
    이번에도 약속 안 지키고 도망치면 국물도 없을 줄 알아 ..
    도망쳐 나오지도 못하는 저 섬에다 확 팔아 버릴 테니 .. ’

    거센 태풍이 휘몰아 쳐
    남아 있는 것 없는 지친 저의 마음을
    떨어진 나뭇잎들이 위로해 주는 듯 합니다.
    쓸쓸한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뒹구는 나뭇잎 ....
    꼭 절 보는 듯
    휴 ~
    저 나무아래 벤치에서 조금 쉬었다 가야겠어요.

    # 벤치

    음 ~ 여기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참 생김생김이 다양합니다.

    눈이 큰 사람
    눈이 작은 사람
    키가 큰 사람
    다리가 짧은 사람
    걸음이 빠른 사람
    .
    .
    .
    걸음이 느린 사람 ....

    한 남자가 커피숍에서 나옵니다.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다리
    표정이 어두워 보이네요

    하늘 한 번 올려다보더니 ..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쉽니다.
    아마 저 남자도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 느끼나 보네요

    <뚜벅뚜벅>
    잎이 다 떨어져 앙상한 나무로 다가가
    살며시 쓰다듬고

    <주섬주섬>
    무언가를 찾더니 ..

    한 번 //
    무심히도 꺼지네요.

    두 번 //
    그렇죠
    두 번해서 안 된다고 포기하면 되나요?

    세 번 //
    바람 참 너무도 합니다.
    두 번이면 족하지

    ‘ 에이씨 ~ ’

    어 !! 남자 성격 나옵니다.
    화를 내며 던진 라이터가 ...

    때구루루
    저의 발 아래로 굴러오네요 ..

    남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

    제게 미안하다고 할까요 ?
    아님 저 여자는 하필 저기 있어 ? 그럴까요 ...
    남자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저를 한번 스윽 보더니 돌아서 가려합니다.

    ‘ 저기 이거 ’

    아버지 생신 선물로 준비한 라이터 ..
    아버지의 강한 모습 다시 보고 싶어
    불처럼 일어서시길 바라며 준비한 선물인데 드리지도 못했네요

    ‘ 이건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을거에요 ’

    이상한 여자라 생각 되겠지요
    처음 보는 남자에게 라이터를 건네니
    이상하기도 할 거에요.

    ‘ 괜찮습니다 ’

    괜 .. 괜 ... 찮습니다 ...
    내민 손이 뻘쭘하네요.

    ‘ 이 라이터 제게 정말 소중한 거예요
    필요하실 거 같아서 .. 받아주세요 ‘

    ‘ 저 .. 저기 괜찮은데
    이거 가져가세요 .. ‘

    ‘ 아니에요 선물로 드리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마시고 ~
    정 부담 되시면 다음에 맛있는 거나 사주세요 ‘

    필요한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하니
    기분이 참 좋아요 ~ 얼른 돌아가 일자리를 알아봐야 겠어요
    빌린 돈 빨리 갚아야 하고 얼른 돈 많이 벌어서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예쁜 옷 한 벌 사드리고 ~

    아 ~~ 할 일 참 많습니다 ^^

    지금쯤
    시골 집 감나무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렸겠죠 ..
    어릴 적 감나무에 감 .. 아버지가 따주셨는데 ..

    갑자기 아버지가 보고 싶네요 ....
    혼자 계실 엄마도 보고 싶고 ...
    내일은 오늘 보다 더 좋은 모습이겠지요.

    분명 그럴거에요.
    왜냐하면 ....
    아버지가 항상 절 지켜주실 거니까요 ...

    [ 남자편 / 계 속 .. ]

    그리움은 쌓이고 또 쌓이고
    여자는
    오늘도 조금 더 높은 내일을 그리며 그렇게 나아가고 있어 ...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며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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