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과 허벅지는 벌건 흉터투성이다. 신기하게도 소녀는 40년 넘게 피가 줄줄흘러 아물지도 않은곳을 굳이 후벼파고 다시 찔러대서 흉터가 아물지못하고 덧나 살점이 너덜너덜해져 있다. 팔이라고 하기에는, 허벅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검붉다. 눈이 있어야할 지리에는 눈동자가 없이 검은색뿐이다. 밤이고 낮이고 송곳으로 허벅지와 팔을 찔러댄다. 그만하라고 해도 말을 안듣는다.
거울속에서 중년 아저씨가 무표정하게 바라보고있다.
중년의 아저씨는 그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할뿐이다. 예전처럼 아이가 휘두른 송곳에 또 찔릴까 멀찌감치 떨어져서 말한다.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송곳으로 쑤셔대고 있어? 바보같이"
송곳질을 잠시 멈추고 나를 보며 웃는다. 웃는데 울고있다.검은 눈에서 눈물이 흘러 입으로 스며든다. 다시 습관처럼 송곳질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