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너무 외롭고 힘들어서 항상 죽고 싶었음.
나중에 커서 그 이유가 엄마의 학대때문이란 걸 알게되었지만
7살인 나는 학대가 뭔지도 몰랐음.
그냥 외롭고 슬펐음.
비닐봉지를 뒤집어쓰면 죽을 줄 알고 비닐봉지도 뒤집어 써보고 목도 스스로 졸라봤는데
7살 아이 손으로는 쉽게 자살하기가 어려웠음.
힘들 때마다 생각했음.
국민학교가면 좋아지겠지.
국민학교가자마자 왕따를 당했음.
유일한 희망은 기적이 일어나서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거.
한 번도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음.
중학교를 가면 좋아지겠지, 고등학교를 가면 좋아지겠지, 대학교를 가면 좋아지겠지, 회사를 가면 좋아지겠지...
자살시도가 실패로 돌아갈 때마다 마음을 추스리면서 내일은 분명 나아질꺼라고 다짐해 보지만
중학교 때도 왕따, 고등학교 때도 왕따, 회사에서도 왕따....
내년에는 좋아지겠지, 내년에는 친구가 생기겠지, 내년에는 즐거운 일이 있겠지.
항상 스스로에게 큰 소리로 위로해주고 다독여주지만
처음 자살을 시도했던 7살로부터 이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외롭고 왕따임.
그럼에도 나는 오늘도 내 자신에게 속삭이며 위로하고 있음.
괜찮아, 내년에는 정말 좋아질거야.
친구도 생길거야.
친구랑 영화도 보러가고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가게 될거야.
내년에는 좋은 일이 생길거야.
내년에는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나타날거야.
그리고 나는 이럴 때마다 내 자신이 하는 말에 항상 속아넘어감.
희망에 가슴을 부풀리고 왠지 모를 기대에 기분이 좋아짐.
맞아, 내년에는 정말 친구가 생길거야! 라고...
지금도 그래.
내년에는 올해보다 좋을거야. 좋아질거야.
나는 오늘도 이 말에 의지해서 하루를 넘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