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이고 어렸을때부터 교회 다니고 있었어요. 그러다 고등학생 때 교회 사람들한테 이중성이 있다고 느껴지고 정이 떨어졌고 잠도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져서 고2부터는 집에서 가정예배만 드렸어요. 그리고 대학생이 된 뒤 타지역에서 친척분의 소개로 교회에 가게 됐는데 (원래는 혼자 조용히 집앞 교회 다닐 생각이었는데 어쩔 수 없이...) 제가 믿음이란게 뭔지 아직 잘 모르겠고 지옥에 간다거나 하는 얘기나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것에 대한 얘기를 들을때도 다른 사람들은 슬퍼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면서 하는데 전 원래 감정이 무딘 편이라 평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봐도 재밌네 아니면 재미없네 가 끝이예요. 그래서 저런 얘기를 들어도 아.. 이게 끝이고 청년부를 다니면서(원래 갈 생각 없었는데 어쩌다 가게 됐더니 계속 나오라고 했어요) 성경구절을 읽고 느낀 점을 얘기하는데 읽어도 아.. 그렇구나 하는 생각뿐이 안 들어서 그걸 솔직하게 말하면 그 사람들은 절 이해를 못하는 거예요. 그리고 고딩때까진 전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해왔는데 그 교회를 다닌 뒤부터 제가 믿는게 아니었던건가 의구심도 들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한테 오는 부담감도 싫고 친척분이 소개시켜준거에 대한 부담감 그리고 원래 잠이 많아 조용히 혼자 다니려 한건데 자꾸 늦잠자니까 연락오는 것들도 미안하고 부담스러워서 어느 순간부터는 교회에 그냥 가지 않게 됐어요. 그리고 편입을 해서 다른 지역으로 오게 됐는데 여기서 교회를 간다면 혼자 조용히 다녀야지 싶었는데 또 저번의 그 교회분이 이 곳 교회분을 소개시켜주시고(제 의견없이 통보하셨어요 그냥) 아빠도 아빠친척분이 교회를 하신다고 소개하려고 하시는거예요. 그래서 소개받은 교회분이랑 아빠한테는 그냥 아직 교회에 나갈 생각이 없다고 말씀드렸고 그뒤로 아예 교회를 안 가고 있어요... 일요일마다 성경구절이라도 읽어야지 했는데 읽은 적도 손에 꼽을 정도로 없구요. 밥먹기 전 기도도 가족이랑 있을때만 하구요 기도 자체도 많이 하지 않게 돼요. 지금은 그냥 기독교인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는 무교같아요. 예전에 교회에서 어떤 분이 하나님의 존재를 믿냐고 물어보셨는데 솔직히 믿는다는게 뭔지 모르겠다 하면 거창한게 아니라 그냥 인정하는 거랬어요. 처음엔 그래서 가볍게 인정했는데 그 뒤로도 계속 물으시니까 내가 그냥 머리로만 인정하고 마음속으로는 받아들인게 아닌거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제는 솔직히 교회도 안 가고 기도도 거의 안 하고 성경구절도 안 읽고 제가 제 입으로 절 기독교인이라고 하는게 쪽팔릴 정도예요. 그래서 저번에 누가 저보고 교회 다니냐고 물어봤는데 겉으로만 기독교인이라 하면서 정작 기독교인이 해야하는 것들을 하나도 하지 않는게 부끄러워서 교회 안 다닌다고 했어요.... 심각한건 이제 하나님이 정말 계시긴 한걸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가 놀란 적도 있어요. 머리로만 성경내용을 받아들여서인걸까요.... 이대로 무교인이 되는건가 싶고 죄책감이 들어서 괴롭네요. 뭐가 진짜인지도 모르겠고 정말 진실인 교회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구요. 제일 힘든건 피곤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교회가는것과 성경 읽는 걸 포기해버리는 제 모습이예요. 정말 이젠 어떡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의무감으로 기독교인이 잠시 되었던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