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나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은 꽤나 드물었다. 내가 봐도 외적인 면모에서도 딱히 나를 기억할 만한 요소가 없었다. 외모의 경우도 아주 못나서 눈쌀이 찌푸려지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평범함 그 이상은 결코 아니었다. 그저 희미한 이목구비 눈코입 정도는 있다 정도의 얼굴이었다. 목소리는 듣기 좋지도 않았고 키도 겨우 평균 언저리. 성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특별히 똑똑한 점도 없으며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그냥 어쩌다 칭찬 받을 정도 뿐이었다.
학교를 다니든 사회생활을 하든 주변에선 '나'라는 존재가 있었지 하는 정도였고 그들과 관계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얼굴 마주칠 일이 없으면 그저 쉽게 잊혀졌다. 내가 먼저 아는 척 말을 걸어도 그들은 날 기억하지 못했다. 가족을 제외하면 먼저 연락해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 혼자 살아간다는 느낌이 강했다. 연예인이 아니고서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것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기억되길 바라는 건 아니다.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그런적이 없어서 두렵기도 하다. 희미한 외모, 희미한 존재, 어딜가도 겉도는 삶.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도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건 내가 잘나서가 아닌 그냥 그 사람이 나에게 호의를 베풀어 웃으며 대답해 주는걸 난 잘 알고있다.
날 좋아해주는 존재는 극히 드물고 오히려 싫어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고 대부분 내가 누군지도 기억 못한다. 비율은 1:2:7 정도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