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없어서 음슴체로 씀
난 일병 4호봉때 분대장을 차서 수많은 선임 분대장들의 짬을 맞으며 운전병이지만 운행보다 당직을 더 많이 선 비운의 운전병임
어쨌든 병장도 달고 이제 2,3개월만 더 하면 전역이다 하고 좋아할 때에 당직을 서게됬음
같이 서게 된 당직 사관은 부대의 (화난)어머니 행정보급관님이셨음
당직 서는 모든 분대장들은 행정보급관님과의 당직을 두려워하며 평일에 행정보급관과 당직을 서느니 주말에 다른 간부와 당직을 서고 만다는 사람이 많았음
하지만 나는 당직을 원체 많이 서고 또 행정보급관과도 친하다보니 부담없이 당직을 들어감
분위기도 좋아서 분대장 위로 휴가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고 남은 휴가 이야기도 나누면서 유익한 시간들을 보내는데 행정보급관님께서 아침부터 몸이 좀 안좋으셔서 그런가 11시쯤이 되어서 졸기 시작하셨음
나는 그냥 앉아서 과자먹으면서 책이나 읽는데 갑자기 행정보급관님이 일어나셨음
"사병장아, 생활관가서 모포 하나만 가져 온나"
"예, 알겠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였음
나도 꽤 피곤한 상태였기에 담배 한대를 태우고 생활관 들어가서 불침번을 불렀음
"야, 모포 안쓰는거 a 급으로다가 하나만 가져다 줘봐."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나는 불침번이 모포를 찾는동안에 따듯한 생활관 침상에 누워서 쉬었음
춥던 지통실과 반대로 아주 따듯한 생활관에서 내 힘은 쭉 쭉 빠지기 시작했음
그리고 갑자기 누군가가 내 몸 위로 아주 보들보들하고 따듯한 a급 모포를 덮어주었음
내 정신은 '아 시발, 미친놈아; 모포를 그냥줘야지 덮어주면 어떡하냐' 라고 할 생각이였는데
내 몸은 이미 "아나스타샤!" 였음
그렇게 정신을 잃고 누군가가 건드리길래 벌떡 일어났더니 행정보급관님이 날 내려다보고 있었음 ㅋㅋㅋㅋ
시계를 슬쩍 보니 1시간 지나있씀ㅋㅋㅋㅋ엌ㅋㅋ
그렇게 아무말 없이 지통실로 따라들어갔음
행정관님은 부대 내에서 사이코로 아주 소문이 자자하신 분이셨고 작은 실수에도 샤우팅을 날리며 일,이등병들 사이에선 가장 무서운 간부로 알려져있었고 상 병장들에게도 자비가 없는 작업지시와 갈굼으로 악명이 자자한 분이셨기때문에 나는 모포를 한쪽에 들고 한껏 긴장하고 있었음
행정관님은 전투화를 벗고 의자위에 올라가 쭈구려 앉더니 나지막하게 말했음
"모포좀 감싸봐라"
"예 알겠습니다."
그리고 모포를 다 감으니 한마디를 남기시고 잠에 드심
"졸리면 걍 자라 사병장아, 나는 니 모포찾다 뒤진줄알았네"
"죄송함다"
그리고 의외로 다른말 없이 그날 당직은 무사히 끝났음
그리고 그 다음날 근무취침을 하고 일어났더니 간부들과 병사들이 나를 "행정보급관과 당직서면서 생활관에서 모포덮고 잔놈" 으로 보기 시작함
나는 엄청 혼날줄 알았는데 자고도 안혼난건 행정보급관한테 인정받은거라고, 역시 분대장을 오래 차면 당직을 잘 선다는 말을 들음
수많은 전우들이 패기쩌는 분대장이라고 칭송했음
그리고 불침번은 나한테 호되게 혼났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