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음력 2월6일 양력 3월 8일 아빠는 며느리 뱃속에 있는 손주 녀석을 보지도 못하고 너무 먼 곳으로 갔다. 손자인지, 손녀인지도 몰랐지만 이름이라도 지어 달라고해볼걸. 사진 속 아빠를 보면 모든 사진이 해맑게 웃고 있네.. 난 찌든. 생활의 연속이라 가족 여행을 가도 웃는 사진이 없는데. 나 아직 어린가봐. 저세상이 있다고 믿지 않아. 근데 사람이 참 간사하고 나약한 존재라 저세상이 있다면 아빠랑 소주 한잔하고 싶어. 아빠가 마지막으로 봤던 내모습과 지금의 내모습은 완전 달라. 흰머리에 얼굴은 주름지고 살도 많이 쪘어. 내가 아빠를 기억하듯 아무리 내가 변했어도 "내 아들! "하고 나 불러줄거지? 오늘 애들엄마랑 애들한테 많이 화냈어. 내 맘같지 않아서. 정말 소중한 사람들인데. 그래서 맘이 안좋아서 아빠가 더 생각나. 아빠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텐데 난 왜 이러지.
근데 아빠 . , 아빠 51살때 하고 지금의 나 51살 ...
솔직히 내가 더 젊어보여 ㅎ 10년 뒤면 아빠랑 나랑 동갑된다. 10년 뒤엔 어떻게 변해있을지 나도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