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노트’ 위조범은 北 아닌 CIA?…獨 유력지 “美가 北에 뒤집어 씌운듯”
[쿠키뉴스 2007-01-09 15:28]
[쿠키 정치] 북한이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밀 위조 달러화 ‘슈퍼노트’는 북한이 아닌 미국 CIA 등의 첩보 기관이 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FAZ)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북한에 달러 위조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FAZ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동하는 위폐 식별 전문가와 특수 인쇄 전문가를 광범위하게 취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슈퍼노트는 전문가들조차 위조 여부를 밝혀내기 힘들만큼 정교한 50,100달러 위폐를 말한다. 진짜 화폐를 찍을 때 쓰는 요판 인쇄기로 만들어져 구형 자동감별기를 문제없이 통과한다.
현재 ‘슈퍼노트=북한’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은 미국 정부와 언론을 통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8월 미국 수사 당국에 의해 위조지폐 밀매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재판 과정에서 "초정밀 위조 달러(슈퍼노트)는 북한에서 제조됐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평화운동가인 엘리 위젤,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 쉘 마그네 본데빅 전 노르웨이 총리 등도 지난해 10월 북한인권 보고서를 내고 “북한이 연간 300만∼2500만달러의 슈퍼노트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FAZ 보도 내용은 이같은 정황을 완전히 뒤집는다. 슈퍼노트를 만든 주범은 미국 정보기관이라는 것이다. FAZ는 “슈퍼노트가 이미 20여년 전부터 시중에 나돌고 있지만 정확한 제조자를 밝혀내지는 못하고 있다”며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보기관이 의회 승인 없이 진행되는 비밀 특수공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워싱턴 근교에 비밀 인쇄소를 차리고 슈퍼노트를 만든다”고 보도했다.
이어 “북한은 자국 지폐인 원화조차 자체적으로 인쇄하지 못할만큼 가난한 나라여서 위조 달러를 제작할 만한 기술이 없다”고 평가했다.
FAZ는 미국이 북한에 슈퍼노트 위조 혐의를 뒤집어 씌운 뒤 정치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위폐 제조 주범이 북한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2005년 북핵 6자 회담까지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FAZ는 “6자회담 무산 뒤로 한반도 긴장이 증폭됐다”며 “미국은 북한이 슈퍼노트로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자금을 조달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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