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관람객이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바나나 먹는 사건이 있었는데 기억나시요? 1억 5천만 원짜리 바나나를 말이죠... 정말 황당했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 바나나는 마트에서 산 30센트짜리 바나나에 불과하고 2-3일에 교체된다고 하니, 바나나 그 자체를 1억 5천만원짜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에는 좀 무리가 있을 거예요. 작가의 예술적 정신이나 아이디어의 가치가 1억 5천만원짜리이지 바나나 본연 그 자체에 그 가격을 매기는 것은 무리가 있을 거예요. 이처럼 이 소설 <위작>은 예술의 정신과 실제를 다룬 소설로, 현대 미술계의 기묘한 일들을 소재로 한 작품이에요.
천재 화가 고혼기의 그림이 한 점에 수십억씩 팔리는데, 그 그림을 똑같이 그릴 수 있는 화가가 나타나면서 위작 논란이 벌어지거든요. 여기에 미술관 관장, 정치인, 그리고 형사까지 얽히면서 이야기가 점점 더 복잡해져요.
이 소설의 매력은 단순히 위작 사건을 쫓는 추리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는 거예요. 예술이란 무엇인가, 진실이란 무엇인가 하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던지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요.
특히 저는 이 소설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심리가 흥미로웠어요. 예술가의 고뇌, 미술관 관장의 욕망, 정치인의 야망... 각자의 입장에서 진실을 해석하고, 때로는 진실을 왜곡하기도 하죠. 마치 우리 주변 사람들을 보는 것 같아서 더욱 이입이 됐어요. 우선, 미술관 큐레이터와 법조인 출신의 대선주자의 정치공작이라는 설정!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 소재가 아닌가요?
게다가 이야기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요. 긴장감 넘치는 추리와 함께 화려한 미술계의 세계를 엿볼 수 있으니까요. 마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짜릿함을 느꼈어요. 개인적으로는 만약 이 소설이 영화화 된다면 강청식 형사 역할에 마동석 배우가 정말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소설은 단순한 오락 소설을 넘어서, 우리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예술, 정치, 그리고 인간의 욕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