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대부분의 선입견은 통계적 진실에 근거한다. 선입견先入見이라는 말 자체가 먼저 세워진 견해, 또는 먼저 세워진 관념을 뜻한다. 무엇보다 먼저인가? 사실 확인에 앞서 세워진 견해다.
이를테면 내가 A라는 사람을 잘 모르더라도 A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운전을 잘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이것은 선입견이다.
이 판단은 'A의 운전능력'에 대한 사실 확인 이전에 세워진 판단인 것일 뿐, 선입견이라서 반드시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운전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통계적 진실'이다. 실제로 운전자 수 대비 사고 비율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더 높다.
'A의 운전능력'에 대한 선입견은 '통계적 진실'에 근거 했기에 예측치로서 일정한 가치가 있으며, 이 때문에 편리하고 유용하다. A의 성별이라는 아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로, A의 운전 능력을 일일히 측정하는 과정을 생략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계적 진실'이, A의 운전능력에 대한 선입견을 진실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통계적 진실'은 일반화할 수 있는 진실과 달리 훨씬 복잡한 이면이 있다.
예를들어 '인간은 죽는다'는 것은 일반화 할 수 있는 진실이며, 한치의 어긋남 없이 맞아떨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너도 언젠간 죽는다고 이야기 했을때, 이것이 선입견이라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통계적 진실'은 다르다. 통계적 진실에 따른 예측은 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심지어 그것이 참일 확률이 높은 것 조차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운전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통계적 진실이 아니다. 통계적 진실로부터 도출한 해석에 불과하다 통계적 진실은 '여성운전자수 대비 여성 운전자가 관련된 사고 발생수 가 남성운전자수 대비 남성 운전자가 관련된 사고발생수보다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어떤 사고가 발생했다고 할 때 운전자가 여성일 확률이 남성일 확률보다 높을까? 그렇지 않다. 여성운전자의 상대적으로 높은 사고율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의 비율이 남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남성의 사고 건수가 더 많고, 따라서 사고를 낸 운전자는 남성일 확률이 더 높다.
어떤 운전자가 여성이라고 할 때, 이 운전자는 사고를 낼 확률이 높은가? '확률이 높다'는 표현의 정의에 따라 답이 달라지겠지만, 단순히 사고를 낼 확률vs 사고를 내지 않을 확률의 비교에 따른다면 그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고를 내는 여성운전자의 비율이 남성운전자에 비해 높다고 해서, 대부분, 또는 다수의 여성운전자가 사고를 낸다는 뜻은 아니다. 물론 거꾸로 평생 아무런 사고를 내지 않는 운전자는 극소수지만, 이것은 남성에게도 해당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