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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거 알면서 잡고 있어요.
게시물ID : love_155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운좋은하루
추천 : 2
조회수 : 725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6/11/16 02:17:48
3년 반 정도를 만났어요.
사귀면서 권태기도 있었고, 거의 매일 같이 만나서 서로 익숙해진, 전형적인 오래된 커플의 모습이 저희 모습이었어요. 저는 오히려 그게 더 편했던 것 같아요. 연락이 좀 안되도 오케이. 기념일은 이제 한 번쯤 넘어가도 오케이. 
그런데 저만의 착각이더군요. 그 애는 서운함이 쌓여 서서히 마음을 정리해왔고 두 달 전 평소와 같이 까페에서 데이트하다 불쑥 이별을 꺼냈어요.
저도 사실 오래 만나기도 했고 곧 지역적으로 떨어져 장거리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니 마음이 그러면 알겠다' 하고 3년 반의 연애는 그렇게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악수하고 그 애가 버스를 타고, 저는 제 버스를 탔습니다.
핸드폰을 여는데 배경화면에 그 애가 있었어요. 카톡을 보는데 아까까지 나눴던, 이제는 헤어진 연인들의 대화가 있었어요. 집까지 가는 동안 평소라면 잘 갔어? 도착 했어? 씻고와 라고 하던 당연한 것들이 귀찮던 연락이 갑자기 없어지니까 순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실감이 나더군요. 가슴에 구멍이 난다는게 뭔지 느꼈어요.
그 뒤로 만나자는 연락을 했지만 그 친구는 만나는 건 아닌거 같다며 절 밀어냈어요. 제가 여태까지 알던 여리고 저만을 좋아하던 그 사람은 이제 없더라구요. 제가 자초한 일이겠죠.. 그 사실이, 조금만 일찍 알아차렸다면 하는 후회가 밀려와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정말 미칠 것 같아서 연락했습니다. 빌었어요. 자존심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 없이 이사람 아니면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시작하자 했습니다. 
한 번 생각해보겠다는 그 사람의 말에 다시 숨이 쉬어지고 마음이 안정되는게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제 생각이 별로 안났데요. 마음이 편했고 감정소모 하지 않아 좋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제 마음을 진심을 담아 전했어요. 그 사람이 힘든 티를 냈는데 알아채지 못한 저를 탓하면서요. 그랬더니 우네요. 왜 이렇게 늦게 알았냐면서.... 그 눈물을 보고 다시 잘 될거라 생각했는데 그사람은 아직 확신을 못하겠대요. 저를 볼땐 좋은것 같다가 또 상처받기 싫은 마음이 올라오고, 장거리연애일 것을 뻔히 아는데 굳이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고요.
하지만 저는 잡고 있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못 보여준 마음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싶어요. 이렇게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요. 제 마음이 지금 시키는대로 하는게 맞을지 아닐지 모르겠지만 잡고 있습니다.
안될거 알면서도 잡고 있어요. 
싱숭생숭한 마음에 새벽 감성을 빌어 주절주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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