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주 쉽다. 2. 아무 글이나 선택하라. 연설문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유명한 것이라면 더 좋다. 3. 전문을 읽는다.(다 읽지 않아도 좋다.) 4. 그 중에서 적당한 문장을 찾아내라. 문장을 찾기 힘들다면 단어 하나라도 좋다. 그대로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꼭 그대로 쓰지 않아도 좋다. 적당히 변형하라. 본문에 없는 말이라도 뉘앙스만 같다면 상관없다. 정 트집잡을 게 없다면 '언급하지 않은 것'을 찾아내어 왜 그것을 언급하지 않았는지 따져 물어라. 5. 그 문장을 헤드라인으로 잡고, '충격' '공포', '분노', '망연자실'같은 단어를 사용하라. 6. 연설 원문은 생략하고, 분노에 찬 기자및 관계자들의 모습을 묘사하라. 실제로 그랬는지 어땠는지는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정체불명의 네티즌의 소견을 이어서 첨가하라. 어차피 어느 사이트의 아이디인지도 알 수 없으므로 추적은 불가능하다. 네티즌의 의견은 아무렇게나 써라. 가능하면 격앙된 어조로 쓰고, 욕설을 첨가해도 상관없다. 그건 '모 네티즌'의 의견일 뿐이니까, 누구도 당신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환경문제를 언급했다면 경제인사들의 소견을, 경제문제를 언급했다면 환경단체의 소견을 첨가하라. 수도문제를 언급했다면 지방시민의 의견을, 지방문제를 언급했다면 수도시민의 의견을, 기업가라면 노동자 의견을, 노동자라면 기업가의 의견을 써라. 어떤 연설이든 그 의견에 반대할만한 단체가 있다. 역시 발언자의 이름은 전혀 쓸 필요가 없다. "모 공무원"이라든가 "어떤 시민"정도면 적당하다. 8. 그리고 무엇이 어쨌든 연설자의 사과및 사퇴, 은퇴를 주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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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안은 농담이 아닙니다.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계신 분이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여러분도 '조중동식 글쓰기 놀이'를 해 주세요. 원문이 해체되고 엉뚱한 글로 바뀌는 기사를 만들어 주세요. (아주 쉽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우스운 짓인지 보여주세요.
한국 언론이 오랫동안 일관되게, 그리고 지독하게 남발하고 있는 저 방식은, 놀랍게도 굉장히 성공적으로 먹히고 있고, 또 성공적으로 먹히는 한 언제까지라도 계속될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계속되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오해 마세요. 전 정말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입니다. 소설책이나 좋아하는 사람이라고요. 제가 조중동을 싫어하는 이유는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