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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시어머니가 들이닥친 이야기 최종 결말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5551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오오력
추천 : 38
조회수 : 5497회
댓글수 : 215개
등록시간 : 2015/11/27 15:37:44
안녕하세요. 너무나 많은 분들이 감사하게도 응원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꼭 사이댜 같은 결말을 가져오고 싶었습니다. 근데 뭔가 사이다는 아니고 밀키스쪽에 가까운 그런... 결말이 났어요. 


우선 어제의 일입니다. 일이 벌어진 당일엔 오히려 침착했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가족 모두 감정폭발 상태가 되었습니다. 언니는 그 사이 마음이 약해져서 비트윈 돌려보고 울고 있었어요.


동생을 학교에 보내놓고 언니가 가족들에게 물었습니다. 형부랑 결혼해서 외국에 가서 살면 어떻겠냐고요. (언니 회사에서 중국 발령 기회가 내년 초에 있습니다. 언니는 지원만 하면 거의 갈 수 있는 상황) 그럼 강제로라도 시댁과 연이 끊어지지 않겠냐고. 그에 대한 엄빠와 저의 답은 이랬습니다.


부모님: 반대

1. 형부의 사업 기반은 한국이다. 중국에 너 따라가면 일 못하고 전업주부를 해야한다. 한국에서 전업주부 해도 우울증이 도지는데, 외국은 더할 것. 애까지 태어나면 형부는 제정신 아닐게 뻔함. 가정과 관련해 트라우마가 있는 형부가 견딜 수 있을까? 


2. 형부는 진실하지 못함. 우리는 원래 형부 형제가 여동생만 있는줄 알았음. (우리 부모님 만나러 왔을때 형부가 그랬음. 언니도 시어머니에게 여동생밖에 없다고 들었음) 상견례 자리에서 시아버지가 누나의 존재를 폭로. 왜 어머니와 아들은 큰딸의 존재를 부정할까? 이유를 물어도 형부는 말을 안함. 가족과 연 끊는건 보통 일이 아닌데 그 이유를 숨기려고 하니... 부모님은 이거 때문에 상견례 때 마음이 많이 걸렸음


3. 자기 엄마와 여동생이 처갓댁과 소리지르며 싸우는데 거의 나서지 않음. 반면 언니는 시어머니가 언니 말을 무시해도 꿋꿋이 자기주장함


4. 언니 말을 들어보면 형부는 그동안 본가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음. 그래놓고 말로만 다 정리하겠다고, 믿어달라고 함. 만약 형부가 언니에게 믿음을 얻고 싶었다면 어젯밤에라도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함.



나: 언니는 외국에 간다해도 우리는 사돈댁과 한국에 남음. 그 사람들 또 쳐들어 올까봐 겁남.



하지만 언니는 형부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고 싶어 했어요. 시댁과의 문제를 형부가 제대로 해결한다면 결혼을 진행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놓겠다고. 대신 그동안 사랑했던 정이 있으니, 위자료 청구 이런건 안하고 최대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어요. 


언니는 형부에게 비트윈으로 위의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형부는 회사 끝나고 만나서 이야기를 하자고 했고, 그렇게 모든건 잘 풀리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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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끝날 줄 알았건만. 퇴근 1시간 전 형부에게서 문자가 옵니다. "미안해 난 이 상황을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 우리 비트윈도 내가 먼저 탈퇴했고 카톡도 차단했어. 이것만 보내고 네 번호도 차단할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ㅋ....ㅋㅋ..... 그래요ㅋㅋ 부모자식간은 천륜이라는데, 그걸 어떻게 끊어요 그쵸..? 아니 근데 그것보다 결혼 준비했던거 취소하고 뒤처리는 어떡하란건데ㅋㅋㅋㅋㅋㅋ 진짜 책임감 많아보이고 사려깊었던 형부가 이렇게 돌변할 줄 몰랐는데ㅋㅋㅋㅋㅋㅋ
 

폭발한 언니... 아주 깔끔하게 미련 정리가 됐답니다. 내가 이렇게 x신같은 놈이랑 만났다니 믿을 수가 없대요. 역시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한술 더 떠 시어머니가 아빠한테 전화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유책이 있는 언니쪽이 결혼식 취소 비용과 위자료를 지불할 것"

 
아빠는 사촌동생의 녹음 파일을 시어머니께 들려드렸어요. 자꾸 이러시면 소송걸어서 위자료 받아낸다고.
그러자 시아버지가 전화오셔서 예단 예물 모두 돌려드릴 것이고, 우리의 모든 지출도 보상하겠다네요. 예단예물은 어제 직접 들고오셨고 돈도 오늘 입금되었다고 합니다. 모든 뒷정리는 형부가 하기로 했어요. 위약금도 물론 형부 쪽에서 물겠죠.


한바탕 폭풍이 몰아치고 나니 멍~합니다. 아침드라마 같은 일을 내가 직접 겪을줄 꿈에도 몰랐어요. 근데 현실이 역시 드라마보다 훨씬 더러운거 같아요. 이 모든 일에 개연성이 하나도 없어서 더 힘겹습니다.


많은 분들 말씀대로 언니가 착하게 살아서 조상님이 언니를 구해주셨나 봅니다. 언니는 한 번 구제받은 인생, 더 보람있고 값지게 살겠다고 해요. 언니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고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달달한 과자 열심히 사다나를게요.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라고 믿으려구요.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도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거에요. 특히 아주 안타까운 상황에 계신 몇몇 분들의 댓글을 봤습니다. 앞으로 계속 행복해지시길... 



+결혼 안 한 여자형제는 한복을 안 입는다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한복 제안은 시누이가 아니라 시아버지가 하셨습니다. 원래 언니가 시누이랑 제 원피스까지 사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너무 비싸지 않느냐고 한복으로 해주라고 하셨대요. 저희집에선 아무렴 괜찮겠지 싶어서 ㅇㅋ 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런 금기가 있는줄도 몰랐어요. 


++동생 방에는 언니의 깜짝선물이 놓여 있습니다. 문상 8만원어치... 오늘 현질 신나게 하겠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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