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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게시물ID : gomin_15592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m5oY
추천 : 1
조회수 : 23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2/06 02: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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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종일 오빠 생각이 났어
어젯밤 꿈에 오빠가 나왔거든
길을 가다 우연히 만난 오빠는
조금은 마른 얼굴로 내게 덤덤히 잘 지내냐 물었었지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하루종일 묻고 싶은 마음을 애써 누르며
올라온 노래를 듣는데

사람들 많은 사무실에서
울컥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
그 날 우리의 마지막 날
나는 왜 그리 모질었을까
오빠도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텐데

해사하게 웃던 얼굴이 잊혀지질 않아 맑은 눈... 착한 사람...
한 번도 내가 아픈 걸 화낸 적이 없었지
그저 사랑을 많이 받아보지 못해
남들처럼 표현을 해주지 못했을 뿐인데
우리 아무 것도 없던 시절 그 시절도 함께해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섭섭했던 것보다 해주지 못한 일이 더 생각나
조금 더 안아줄걸
조금 더 따뜻한 밥도 해주고
조금 더 외롭지 않게
조금 더 많이 사랑해주고 표현해줄 걸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오빠를 닮은 아기를 낳고 싶었는데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오빠가 찍어주는 사진 속에 우리 아기 웃는 모습이 찍히길 바랬는데
우리는 각자 어떻게 살고 있을까

보채지 않는 마음이 더 큰 사랑이었음을 나는 그 때 알지 못했어
그런 나의 어리석음을 이제와 후회해봐도 돌이킬 수 없지만

오늘 이곳엔 첫 눈이 왔어
기억나?  
눈이 많이 내리던 날
날 역 앞까지 데려다주었던 날
춥다고 나오지 말라던 나에게
눈 내리는 걸 보고싶다며 맨손으로 손이 빨개지도록 눈을 뭉쳐주었던 그 날의 오빠를...

오늘 밤 꿈엔 오지마
내가 없더라도 오늘 밤은 푹 자고 오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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