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게에 죽겠다는 말이 자주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사연은 다양하고 그 고충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깊고 아파서 정말 이 세상을 사는 것이 힘든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공감은 하지만 죽겠다는 말을 쉽사리 꺼내는 언행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죽겠다고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군지 저는 모릅니다. 닉네임 두 글자가 고작인 그 사람들을 걱정하는 사람이 여럿. 정말로 죽을지 말지 모르는 가운데서 여러 사람들이 동정과 위로 또는 쓴소리를 시간내어 정성스럽게, 마음을 담아 덧글로 달아줍니다. 그 가운데 저는 모르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정말로 죽을지 말지. 신뢰할 수가 없는 자작 글 혹은 관심병자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가 아니라, 정말 죽고 싶으면 이런 글 올리고 죽지 않을텐데, 이런 생각부터 시작해서, 죽고 사는 건 자신이 선택하는 것인데 왜이리 뜯어말리는 것일까, 이런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자살 경험이 세 번 정도 있습니다. 음독자살을 시도해보았고 목을 매달아보기도 했고 손목을 긋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 있다는 제 자신이 부끄러워 그 사실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습니다. 죽으려 했다 살아나 오유를 하고 있는 제 자신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 힘겹게 길러주신 짧은 인생을 덧없이 매듭지으려던 제 자신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고뇌와 고충과 고통과 고독을 그때는 왜 견디지 못했는지, 그런 부끄러움에 저는 자살을 시도했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낸 적이 없습니다. 비난 받을까 혹은 동정 받을까 두려운 것도 아닙니다. 그때 자살하려던 행동은 제 선택이었으니까, 타인에게 간섭받을 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종종 이 곳에 자살을 하고 싶다는 글이 올라옵니다. 그 고통과 고충과 고뇌와 고독은 공감하지만 굳이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이별을 고하는, 미련이 덕지덕지 남은 말들을 남기는 그 행동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생사를 선택한 작성자에게 동정과 위로의 말을 정성들여 남기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죽겠다는 몇 몇 사람들의 글을 냉소하게 바라보는 제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점점 세상을 비정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어릴적 풍족했던 감수성은 메말라 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