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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수술을 겪으면서 느낀 점 몇 가지 -장문주의
게시물ID : freeboard_156110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카마로SS
추천 : 3
조회수 : 83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30 14:45:29
안녕하세요?

카마로SS 입니다

5월 초 부터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저린 증상이 심해지다가
5월 셋 째 주 부터는 바로 서있는게 힘들 정도였고
넷 째 주에는 누워있어도 엄청난 고통이 생길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져서 병원가려고 집을 나와서 계단을 내려가다
계단에 주저 앉아버려서 119를 불렀고 그 뒤 MRI 촬영을 하였고 
5,6번 척추 사이에 디스크가 파열되어 신경을 꽉 누르는 상황이라
허리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렇게 아플동안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 검사와 촉진을 받아보왔는데 
뼈도 튀어나온 곳이 없었고 촉진에서도 디스크 소견을 보이지 않아
물리치료 및 도수치료를 먼저 받아보고 나아지지 않으면 MRI 촬영을
해보는 수순으로 진행하였는데 

급성 디스크 파열이라 뼈는 멀쩡하고 신경을 누르고
통증은 있지만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라 
디스크 파열보다는 이상근 비대로 인한 신경 눌림으로 
진단이 나왔고 그렇게 치료하다보니 4주 동안
이루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나름 고통을 잘 참는다고 자부해왔지만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이 어마무지한 고통을 4주간 참았다는게 스스로 참 어이가 없어서
미련하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는 고통이 궁금하시다면
정강이 뼈를 몽둥이 같은 둥그런 물체로 밀어보세요
그 고통이 간헐적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계속 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MRI 촬영 후 의사선생님이 도대체 이걸 어떻게 4주간 참았냐고 하시더군요...)

여하튼 저 고통을 견디기 위해서 의사에게 처방받은 마약성 진통제 경구약
마약성 진통제 패치, 마약성 진통제 주사 까지 맞았지만 수술 이틀 전
MRI 촬영 할 때는 똑바로 누워있는 것 조차 너무 고통스러워서
1시간여에 걸친 사투 끝에 겨우 겨우 MRI를 촬영하였습니다

5월 넷 째 주 초반 수술 직후 까지는 거의 마약성 진통제에 
쩌들어 살았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 다량의 마약성 진통제로도 통증은 쉬 없어지지 않았고
통증만 없어지지 않은 것 뿐만 아니라 

제 사회적관계에도 큰 악영향을 끼치고 말았습니다

현실과 꿈이 구별되지 않았고 환청이 들리고, 환각을 보는 
상태에서 지인 분들께 카톡으로 보냈던 것 입니다

몇 몇 분들은 제가 아프고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보낸 것이고
그 수위가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넓은 아량으로 이해하여 주셨지만...

제가 한 짓을 용서하기 어렵다며 연락하지 말라고 하신 분도 계십니다
충분히 그 마음을 이해하고 지금도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누가 시켜서 한 짓도 아니고 제가 제 스스로 벌인 일이니 
그 분이 끝내 용서하지 않으시더라도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고
그 분께서 겪은 심적 고통은 제가 추후에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갚아드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제가 한 실수는 수술 당일날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수면마취가 풀리지도 않았는데 스마트폰 들고 카톡을 보냈더군요
이 사건이 벌어진 것을 인지한 것은 수술 하고도 2일 뒤 였습니다

물은 엎질러졌고 말은 내뱉어졌고 카톡은 전송 됐습니다

엄청난 후회가 밀려오지만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마음가짐과
지인분들께 더 나은 모습 보여드려 이번 사건의 죄를 조금이나마
씻어볼까합니다

병문안 와주신 고마운 지인 분들께서 말씀해주시길
그동안 제가 보여왔던 안 좋은 습관 및 언행들을 
이 번 수술을 통해서 버려 버리고 몸도 마음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발판으로 생각하라는
아낌 없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병문안 와주시는 분들은 무료한 입원생활 중에 단비와도 같습니다
5박 6일 동안 하루에 한 분 혹은 두 분 씩 와주셔서 두어시간 넘게
입원생활에 지친 저에게 말벗이 되어주셨고 보호자 없이 입원생활 중이라
혼밥할 처지에 놓인 저와 같이 식사를 해주시 등의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올해 초에 동생 치질 수술 할 때 병문안 딱 한 번 
속옷 전달해주러 간게 다인데 정말 제가 인정머리없고 
싸가지없는 형이 였구나 크나큰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번 병원에 입원해봤지만 이번만큼 친절하고 조용하며
다른 환자분들을 배려할줄 아는 입원실 동기분들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보호자 없이 입원 생활을 하고 허리디스크라 거동이 불편한걸 보시곤
저 대신 식판을 치워주신 다른 환자 보호자 분도 계시고

제가 입맛이 없어 밥을 많이 남기니 이거라도 먹어 보라면서 많은 군것질거리를
주시면서 제 건강 걱정을 하시던 환자 보호자분도 계십니다

5인 병실에 3명이 입원하였는데 저만 보호자 없이 입원 생활을 하였고
나머지 두 분은 24시간 보호자가 계셨는데요

그 중 한 어르신 환자분과 그 분의 보호자 분이 상당히 인상깊게 남았습니다
환자분께서는 저보다 더 오래 입원해계셨고 다리가 다치셔서 거동이 불편 하셨는데

그 분 침대에서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TV Show 를 보고 웃으시는 것도 아니고
두 분이서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시면서 웃으시는데 이 무료하고 고통스러운 
입원생활에 저 두 분이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복잡미묘한 감정이
제 마음 속에서 생겨나더군요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는 저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저도 저렇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물론 그 분이 저한테 기대고 싶을 때 흔쾌히 제 어깨를 내줄겁니다

다사다난 했던 5월이 끝나갈즈음 5박 6일간의 병원신세도 끝나고
어제 집으로 와서 그 동안의 소회를 이렇게 정리되지 않는 글솜씨로
적어봅니다

고진감래라고 했던가요 
앞으로 후회보다는 미래에 뭘 할것이가 계획하고 추친하고 실행해 나가는
사람이 되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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