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문득 생각난 사람이다.
그렇다면
내 머릿속에서 가장 짧은 길을 찾아
것도 가로지르기를 하여 재빨리 사라져야 하는 사람이다.
나의 긴 호흡 한번에
내쉬어지는 저 숨과 함께 그렇게 사라져야 하는 사람이다.
찢어지는 하품에 찔끔 나오는
그 눈물 같지도 않는 한 방울과 같이 그렇게 흘러가야 하는 사람이다.
또각또각 걸어가는 나의 걸음 ..
구둣발에 차이는 저 돌멩이처럼 그렇게 멀러 날아가야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넌 ..
나쁜 놈이다.
좁은 나의 머릿속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다 ..
어느새 터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털썩 주저앉아 버린다.
넌 ...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놈이다.
- but&그리움 / 2004. 12. 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