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이모티콘의 활자화,언어는 변하는 거헤횻!?

수년 전 크게 히트했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원래는 pc통신에서 인기를 끌던

연재 게시물이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 작품은 영화 이전에 책으로도 출간된 바 있었는데 나는 책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pc통신,즉 온라인 상에서 사용되었던 이모티콘이 그대로 활자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책의 통신어투와 이모티콘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신선하고 독특하다는 쪽이 대부분이었고,

나의 경우 명색이 문과대생이라는 알량한 자존심에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는 없었지만

크게 거부감이 생길 정도는 아니었다.책,즉 오프라인으로 옮겨진 그 온라인 문자문화의

특질들은 어디까지나 표현의 보조수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허나 요즘 10대들의 베스트 셀러

작가로 떠올랐다는 어떤 소녀 작가의 소설을 보고 나는 대경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 방학도 끝나고..개학이 다가온다.-_-막판이라고 칭구라는 지지바들은 경포대다 해운

대다 정동진이다..저 멀리 훌쩍 떠나서 남자들은 하나씩 끼고서 낄낄 대고 있는데..나는

꽃다운 나이 18세에 방구들에 쳐박혀 컴퓨터나 하고 있으니 -_-컴퓨터 싸이트도 모조리

다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인젠 할 것도 없다...ㅠㅠ 으옹옹.ㅜㅜ아!다모임..^0^여고라

그른지 글두 잘 안올라온다.ㄷ...게시판에 글이 한 개도 업낄래...방명록을 클릭했는데...

0_0 예~! '도일여고 학생들 다봐라~'라고 써진 글!그글 옆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귀여니의 '그놈은 멋있었다'중에서 발췌-

보다시피,이미 보조수단을 넘어서서 감정표현의 상당 부분을 이모티콘에 의존하고 있다.

단지 이모티콘뿐만이 아니다.맞춤법과 문장의 호응,조사의 사용처,띄어쓰기 등 '문법'이라는

룰을 지킬 의향이 전혀 없어 보였고,은어와 비속어가 난무하는 등 어그러진 온라인 문법

에 대해 그리 관대하지 못한 나에게는 '문자공해'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을 보고 절필의 유혹에 시달리는 기성작가까지 생겨날 정도라고 하니

그 심각성을 짐작하고도 남을 정도다.

흡사 여고생 친구끼리의 채팅내용을 그대로 옮겨온 듯 한 수준의 글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그 사실을 욕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문학은 예술임과 동시에 독자라는 소비자를 가진

서비스 업종이고 그 소녀 작가는 소비자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한 현명한 생산자이니 말이다.

그 소설에 얼마만큼의 문학적 고뇌가 수반되었는가를 따지고 싶은 마음 역시 없다.

순수문학이 아닌 대중소설이기에,'대중문화는 리액션의 예술'이라는 유명한 정의에 의거

하자면,독자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해 보인 것이다.

오히려 그 나이가 되도록 히트작 한번 내지 못한 기성작가들에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문학은 고결한 것'이라는 어른들의 고루한 고정관념으로 청소년들의 문화마저

멋대로 재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지 않은가.결론적으로 나는 그 소설의 내용과

가치에 대해서만큼은 태클을 걸고 싶은 마음은 없다는 것이다(태클을 걸 여지가 없다는 뜻

은 결코 아니다).

허나 문제 삼고 싶은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바로 언어와 문법의 붕괴를 우려하는 충고에

대한 그 소녀 작가와 추종세력의 태도다.

"언어는 가변적인 거란 말이헤횻!언어는 변화할 수 있고 우리가 그 변화의 주체란

말이헤횻!보기 싫으면 참견말고 님들끼리 바른만 쓰셈!고루한 문학평론가들 즐~"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는가?니마 즐 ㅋㅋ,ㅈㅅ염 m(__)m;;허접 꺼지셈 -_-凸

과 같은 말들이 언어의 변화라고 생각하는가?우리의 한글이 변화해가는 양상이라고

생각하는가?정녕 그렇게 생각하는가?정녕?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펌:넷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