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징어들
우리집 고양이 구성원으로 말할 것 같으면 콩과 보리가 있다.
콩은 검정콩이고 보리는 삼색보리다.
왜 반말하냐고? 미안합니다.
우리집 고양이들은 평소 밖에 나가고 싶어서 현관문을 박박 긁어대거나
누군가 외출하는 짧은 틈새를 공략해 옥상으로 뛰쳐올라가는 못된 고양이들인데
마침 어제 날씨가 좋길래 엄마랑 투표하러 갔다와서
고양이들을 데리고 집 앞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집 근처 슈퍼로 마실나가거나 옥상에서 노는 건 익숙하지만
사람많은 낮에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 공원에 오는 건 거의 처음이라
낯설고 무서워서 잔뜩 쫄아 엄마껌딱지행...
일단 엄마랑 제가 한마리씩 맡아 풑발에 가만히 10분 가량 앉아있으면서 적응을 시켜봤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이제 안무서운지 떨지도 않고 신나게 풀밭을 뛰어다니는 콩ㅋㅋㅋㅋ
공원이라 강아지와 산책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콩이는 지보다 큰 개가 지나가면 하악질하면서 털세우고
지보다 작은 개가 지나가면 빤히 쳐다보거나 심지어는 가까이 가기까지...
보리는 천성이 애기라 온갖 개들한테 캬아악 하아악
보리는 어제가 태어나서 가장 많은 동물들을 봤던 날일겁니다.
콩이바라기인 보리는 처음엔 낯설어서 계속 앉아만 있다가
지 언니가 돌아다니는거 보더니 용기가 생겼는지 언니 가는데로만 쫄쫄쫄
공원 안에 작은 대나무숲(?)이 있는데 거기서 킁킁거리고 탐색중
콩이는 완전 적응해서 까치 잡겠다고 나무에 올라가기까지 ㅡㅡㅋㅋㅋㅋㅋㅋㅋ
사실 더 높이 매달렸었는데, 카메라를 꺼내는 사이 주르륵 내려와버려서
내려오는 타이밍에 찍은 거라 아쉽지만 저거라도 건져서 굉장히 만족합니다...
보리는 체력방전됐는지 엄마랑 계속 풀밭에 앉아있었는데,
콩이는 옆에 테니스장에서 통통 튀어다니는 테니스공도 구경하고
솔방울도 보고 민들레도 보고 보람찬 산책을 했네요.
보리는 별로 움직이지도 앉았으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줄도 안풀고 大자로 뻗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고양이가 왜 저 자세로 뻗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음...
산책 후 목욕하는게 일이기는 하지만 하도 신나게 돌아다녀서
가끔씩 날씨 좋을때마다 공원에 놀러가야겠어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