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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담력 테스트 -3-
게시물ID : panic_140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169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15 09:49:55
여기저기 쏘다니다가 점심을 먹고 오면 2시까지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미경은 병원 주위를 하릴없이 돌아 다녔다. 그리고 경향식집이 눈에 띄자 안으로 들어갔다. 평소에 비싸 들여다 보지 않은 티본 스테이크를 시켰다. 오늘 자신이 할 일을 생각하면 충분히 격려가 될만한 보상이었다. 4시부터 시체가 된다면 저녁을 먹을 기회는 물건너 간것이리라. 미리미리 모든 것을 철저하게 준비하는것이 좋았다. 그래서 위장도 점심때를 맞추어 미리 준비를 시키기로 했다. 미경은 그곳에서 점심을 꽤나 길게 즐겼다. 시간이 좀 남았다 해도 밖을 다시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다. 별로 특별히 할일도 없었기에 그냥 여기서 차분하게 모든 것을 준비하고자 했다. 커피와 디저트 케익을 먹으면서 긴장된 마음을 안정시켰다. 비록 무서울지라도 오늘 밤은 결코 잊지 못할 아주 특별한 밤이 되리라 생각했다. 미셩은 두시에 정확하게 맞추어 다시 103호실 안으로 들어갔다. 박상무는 없었고 대신 30대 후반의 금테 안경을 쓴 여자가 미경이를 반겨주었다. “조미경씨?” 그녀는 작은 눈을 최대한 크게만들며 물었다. “예. 전데요.” 미경은 내심 당황하며 대답했다. 통통한 체격에 몸집도 작은 그 여자는 한번 씩 웃어 보이며 화장대앞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조미경씨 분장담담입니다.” 이름대신에 자신의 역할로 소개하더니 화장대 옆에 놓인 플라스틱 도구박스를 열었다. 움직이지 말라는 주의사항 때문에 미경은 그냥 멀뚱멀뚱 숨만 내쉴뿐이었다. 미경은 이 자그마한 여자가 영화의 특수분장사라니 신기하다는 듯 거울을 통해 훔쳐보았다. 과연 정말 영화처럼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보여질까 기대도 되었다. 그냥 일반적인 메이크업이 아니라 분장사는 뭐가 달라도 달랐다. 생소한 장비들로 얼굴을 이리저리 지루할정도로 바르고 칠했다. 목부분과 손, 팔목 그리고 발목까지 분장을 하고나니 한시간 반이 후딱 지나 버렸다. 미경은 점진적으로 미세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모두 다 끝나고 분장사가 거울을 보라고 앞쪽을 가리켰을 때 저절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물론 입주변에 무슨 플라스틱이라도 붙여 놓은 듯 딱딱하여 입을 제대로 열 수가 없었다. 아니 얼굴전체를 석고로 코팅을 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안면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진 듯 어떤 표정도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하얀배경에 곳곳에 푸른색을 절묘하게 칠했고 핏줄또한 검푸르게 그어 놓은 것이 예술같았다. 지금 자신이 죽는다면 거울속에 있는 모습이 자신의 시체리라 하고 몇번이나 감탄을 하였다. “마음에 들어요?” 분장사는 자신의 분장도구들을 정리하며 무뚝뚝하게 물었다. 생각해보니 웃기는 질문이었다. 마음에 든다고하거나 안든다고 대답할수없는 그런 종류의질문같았다. 미경은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어 머리만 끄덖였다. 다행히 눈꺼풀은 제대로 깜빡일 수가 있어 밤새도록 눈을 감고 있거나 아니면 눈을 뜨거나 그렇게 한쪽으로만 치우칠 필요가 없었다. 분장사는 도구를 다 챙기고나서는 소파의자위에 놓여있는 병원환자복을 가리켰다. “저 복장으로 지금 갈아입으세요.” 지나가는 말인듯 툭 던지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 미경은 뻣뻣하게 굳은 목과 얼굴을 부자연스럽게 받치며 화장대 앞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103호실의 문을 안으로 잠갔다. 그리고 자신의 겉옷들을 벗고서 구영대학병원이라고 글씨가 줄무늬처럼 길게 쓰여져 있는 병원복을 갈아 입었다. 자신의 옷을 잘 개어놓고 핸드백과 함께 의자한쪽에 놓아두었다. 내일이면 다시 가뿐한 마음으로 만나리라 생각했다. 시간은 4시까지 아직 10여분정도 남아 있었다. 화장대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낯선 시체가 헐렁한 환자복을 입고 거울안에 서있었다. 다시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미경은 위험한 일이야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바람에 핸드백에 있는 처방약을 꺼내어 한알 먹었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다시 안정되는 것 같았다. 미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을 왔다갔다 하며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 한편으론 자꾸 거울쪽으로 돌아가는 시선을 바닥으로 돌려 버렸다. 그때 밖에서 똑똑하고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진정시키며 입을 열었다. “들어오세요!” 남자는 문을 열더니 몸을 반정도만 안으로 들이밀었다. 건장한 덩치의 20대 초반으로 이곳에서 일하는 남자 간호사 같아 보였다. 그는 즉석해서 질문을 던졌다. “조미경씨 되십니까?” “예.” 미경은 대답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남자는 미경의 시체 같은 모습에도 전혀 놀라는 표정이 아니었다. 그녀가 미경이란 것을 확인하고 나자 나오라는 듯 고개짓을 밖으로 했다. 미경은 다시 한번 자신의 모습을 발밑에서 머리끝까지 확인하고는 문밖으로 나갔다. 문앞의 복도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동용 간이침대였다. “그곳에서 쭈욱 지내실 테니 똑바로 누우세요.” 등뒤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지시했다. 미경은 크게 한숨을 쉬고는 침대위로 올라갔다. 천정을 보고 똑바로 누웠다. 그런데 두 팔을 어떤 자세로 해야 할지 몰라 남자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저기 팔을 어떤 자세로 놓아야 될까요?” 남자는 미경의 조심스런 질문에 피식웃으며 대답했다. “이왕이면 편안자세로 계시는 게 좋을 테니까 몸 위로 올리세요.” “예. 감사합니다.” 미경은 두 팔을 올려 손을 가슴쪽에 포개듯이 놓았다. 그남자의 권고대로 두 팔을 아래로 쭈욱펴고 있는 것보다는 이 자세가 훤씬 편했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코팅된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미경에게 보이며 말했다. “이건 이름표인데 그냥 시체들의 신분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 왼쪽 발목에 달아야 합니다.” “예. 예” 누워서 그랬는지 목소리가 순간적으로 잠겼다. 남자는 미경의 발밑으로 걸어가더니 종이에 달린 플라스틱 띠를 미경의 왼쪽 발목에 감았다. 그리고 나서 미경의 하체를 덮고있는 커버를 집고는 위로 올렸다. 미경의 얼굴위까지 올렸을 때 두사람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잠깐 두사람사이에 어색한 순간이 지나갔다. “그럼 편안하게 지내세요.” 남자는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는 커버천을 그녀의 머리 끝까지 완저히 올렸다. 미경은 두 눈을 지그시 감고 마음을 편히 먹었다. 다만 발목부분이 천 아래에 드러나는 것이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이름표를 그쪽에 단 이유가 이런것에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발목이 밑으로 불쑥 나온 것이 마치 발가벗고 있는 것처럼 그녀를 당황시켰다. 남자는 발쪽에 있는 손잡이를 잡고서 천천히 침대를 밀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는지 다음은 어떤일이 벌어질지 궁금했지만 이제 아침까지 말그대로 죽은듯 이렇게 가만히 있어야만 했다.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하니 움직이는 침대위에 눕는 것도 그리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제 잠을 설쳐 그냥 푸욱 잠이라도 자면 되겠다 싶었는데 아직 환경이 낯설어서 그런지 피곤하긴 했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와 말소리가 들려오자 신경이 예민해졌다. 엘리베이터 소리가 들려오더니 그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바퀴가 덜컥하는 것이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는 느낌이 등뒤로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는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몇층인지는 몰라도 엘리베이터문이 다시 열렸을 때 시끌벅절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눈으로 보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며 일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 모습을 상상하니 자신도 모르게 긴장되었다. 침대는 미끄러지듯 복도위를 굴러갔다. 그리고 갑자기 멈춰서더니 남자가 미경의 옆쪽으로 다가서는 게 느껴졌다. 미경은 이제 눈에 보이는 것이 전혀 없으니 청각만 예민해져 소리하나하나에 민감해졌다. 전화기 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남자의 목소리가 바로 얼굴위쪽에서 들려왔다. “아. 박소장님? 여기 그쪽으로 인계할 사체가 하나 있거든요.” “아뇨! 외부에서 온건 아니고요. 여기 중환자실 병동에서 돌아가신 분이예요.” 미경은 그들이 누구를 얘기하는 지 알아채리고는 내심 찔끔하고 놀랐다. “예. 인수인계서류는 다 준비되었으니 와서 그쪽으로 가져 가시기만 하면 되요…예..그럼 빨리 가져가세요.” 남자는 인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는 당분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미경은 어디인지 몰라도 침대위에 시체로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었고 그 남자도 미경에게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을 하는지 주변을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오가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인사소리가 미경의 위로 쉴새없이 들려왔다. 그중에 인사를 주고받는 그의 목소리도 섞여있었다. 미경은 이 다음은 무슨일이 벌어질지 내심 궁금해졌다. 주위가 산만해지자 마음을 안정시키기가 힘들었다. 얼마나 지났는지 몰라도 멀리서 들려오는 다른 젊은 남자의 낯선 목소리가 미경의 신경을 모았다. “안녕하세요. 김 간호사님! 저희한테 인계하실게 있다면서요.” 「이제부터는 무슨일이 있더라도 절대로 움직이지 않으셔야 됩니다. 주의사항을 잊지마세요.」 갑자기 김간호사라 불리는 남자가 미경의 옆을 다가오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미경은 갑작스런 그의 속삭임덕분에 가슴이 철렁하며 놀랐다. 출처 : 리얼판타(www.realfanta.com)작가 : 자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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