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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담력 테스트 -4-
게시물ID : panic_14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5
조회수 : 168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15 09:51:30
“어. 안녕하세요. 영철씨! 근데 소장님이 안오시고 대신 오셨네요.” 김간호사라는 남자는 그리고는 나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태연스럽게 새로 등장한 남자의 인사를 받았다. “아. 이제 저 같은 쫄따구가 많이 움직여야죠.” “자. 여기 서류에 서명하시면 이 시체는 전적으로 영철씨겁니다..” “어이. 그런 섬뜩한말 하지 마세요.” 시체를 인수할 영철이라고 불리는 낯선 남자는 무섭다는 듯이 대답했다. 무엇인가 종이를 긁적거리는 소리와 함께 미경의 발쪽으로 누군가 이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 미경이라. 여자인데. 나이는 26살. 김간호사님 예뻐요?” 영철이라는 남자는 다시 넉살좋게 질문을 던졌다. 그 바람에 김간호사라 불리는 남자도 웃음을 터트렸다. “참나. 별걸 다 물으십니다. 이미 죽은 시체인데 무슨소용있어요. 예쁘긴 하던데 궁금하시면 직접 보세요.” 미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내려 앉은 듯이 놀랐다. 손가락사이에서 땀이배어 가슴부위를 적시는 것 같았다. “에이. 그냥 물어본거예요. 저두 죽은 여자들한테는 흥미없어요.” 영철이라는 사람은 넉살좋게 대답하고는 침대를 밀기 시작했다. “그럼 추석잘 쉬세요.” “영철씨도 추석 잘 쉬십시오.” 두 남자의 인사말을 듣고나자 미경은 자신이 다른 낯선 남자에게 맡겨져 다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곧이어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는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불쌍하게도 예쁜 아가씨가 젊은 나이에 돌아가시다니 불쌍한 이 총각이나 구해주시지 않고.” 그 남자는 농담인 지 진담인 지 모를 말들을 혼자 중얼거렸다. 미경은 내심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도 여자 생각만 하는지 남자는 단순하다는 이론이 정말 맞다고 생각되었다. 아까 김간호사라는 남자가 자신이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난 마지막 남자였다. 그가 자신에게 속삭이듯 말한 것을 보면 지금 함께있는 영철이라는 남자는 자신이 죽은 시체라고 믿고 있는게 분명했다. 갑자기 이 모든게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띵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고 영철이라는 남자의 목소리가 반가운 어조로 튀어 나왔다. “박소장님 여기서 저 기다리셨어요?” “그럼. 내 부하 내가 챙겨야지. 안그래 곽기사?” 다른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미경의 신경이 다시 예민해졌다. 나이가 꽤 든 사람의 목소리였다. “이것만 김박사님한테 건네주고 확인 받으면 오늘도 하루도 땡이고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추석 연휴가 시작 되네요.”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들떠 있었다. “그럼 어서 빨리 마치고 같이 퇴근하자고.” 젊잖은 목소리가 뒤이어 들려왔다. `띵’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그리고 미경은 그 안의 두사람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싸늘한 공기가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마치 갑작스럽게 겨울안으로 뛰어든 듯이 차가웠다. 미경은 온힘을 다해 몸이 떨리는 것을 막았다. 그러고 보니 몇번이나 위기의 순간을 잘 넘긴 것 같았다.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포르말린 냄새와 소독약 냄새가 병원의 다른 곳 보다 더 심하게 나는 것 같았다. 미경은 이곳이 시체 공시소가 아닐까 생각했다. 두눈을 살며시 뜨자 천은 불빛이 비쳐 밝게 보였다. 만약에 자신을 밀고 있는 두사람이 자신이 두눈을 뜨는 광경을 지켜보았더라면 혼이 빠지도록 놀랐을것이다. 그광경을 생각하니 속에서 웃음이 났다. 미경은 자신이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는구나하고 했다. 그렇게 두남자의 대화를 들으며 어느 방안으로 실려 들어갔다. 이제 소독약 냄새에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방안을 들어서자 골치가 아플정도로 진한 방부제 냄새가 코를 찌르는 것 같았다. 미경은 내심 호흡을 안으로 가다듬었다. 그곳에는 김박사라고 불리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사람의 대화를 들으니 김박사라는 남자가 이곳의 책임자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김박사라는 사람이 자신쪽으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미경은 두눈을 꼭감고는 숨까지 멈추었다. 머리끝까지 덮혀 있는 천이 재껴지고 누군가의 시선이 얼굴위로 간지럽게 느껴졌다. 김박사는 미경을 내려다보며 시체가 인수증의 대상과 맞는지 확인하였다. 미경은 영철이라는 젊은 남자가 동정에 혀를 차는 것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그 사람들앞에 완전히 발가벗겨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 얼굴이 확 붉어지는 것 같았다. 두꺼운분장의 효과덕분에 표시가 나지 않는게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곧바로 천은 다시 덮어졌고 그남자들의 대화와 관심은 다행스럽게도 자신에게서 멀어졌다. 미경은 그제서야 참고 있었던 숨을 조금씩 조심스럽게 내쉬었다. 미경은 김박사라는 남자가 인수인계증을 받아 서명을 하고 있는 것을 대화를 통하여 알 수 있었다. 문득 자신의 신세가 물건 취급받는 것같아 꽤나 허탈하게 느껴졌다. 이내 그녀가 타고 있던 간이침대가 다시 움직였다. 하지만 그방 밖을 벗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몇번 삐걱삐걱대더니 한곳에 자신을 주차시키더니 영철이라는 사람이 자신에게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추석인사를 끝으로 두사람은 떠났고 김박사라는 남자 혼자만이 이곳에 남았다. 미경은 이방이 어디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자신은 할 수 있는 것은 그대로 죽어 있는 것 뿐이었다. 김박사라는 남자는 무슨일을 하는 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혼자 연신 중얼거렸다. 미경은 곧 자신의 궁금증 중 하나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박사가 내는 이상한 소리들과 대사는 그가 지금 해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켰다. 김박사는 내내 살아생전에 위가 고생많이 했다느니 술좀 적게 했으면 간이 편했을텐데하면서 사람몸안을 들여다보며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미경은 자신도 모르게 김박사가 중얼거리고 있는 말을 상상하며 머리속에 떠올리기 시작했다. 칼로 복부를 절개하고 피부를 가른 다음 내장기관을 하나씩 하나씩 꺼집어내는 모습이 온몸을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김박사가 쉴새없이 조잘대는 바람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그 모습이 연상되었다. 미경은 머리속에 다른 생각을 집어넣기 위해 이런 저런 주제를 마음속에 떠올렸다. 하지만 김박사의 중얼거림은 마법처럼 그녀를 유혹하고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김박사가 한쪽에서 시체를 해부하고 있고 자신은 어둠속에서 남겨진채 죽은 시체를 흉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의 상상은 점점 끔찍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혹시 저 시체를 해부하고 나서 박사라는 사람이 자신을 해부하는 게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은 어떻게 해야 될지 갖가지 걱정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물론 김박사라는 사람이 자신의 맨살위에 메스를 들이댄다면 담력테스트고 뭐고간에 벌떡 일어나 이곳을 도망쳐야만 했다. 그건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그 후의 일은 어떻게 될까? 나머지 8천만원을 요구할 수 있고 또 그들이 선선히 줄까 걱정이 되었다. 생각은 점점 꼬리를 물고 또 물며 점점 길어져 갔다. 이왕 그럴바에 지금 포기하고 벌떡 일어난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죽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시체가 갑자기 어둠속에서 벌떡 일어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궁금했다. 아무리 시체를 자르고 산산히 분해하는 법의학자라 해도 쉽게 웃으며 넘길 수는 없으리라. 상상외에는 다른 것을 할 것 없는 미경은 자신도 모르게 점점 더 심한 상상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문득 누군가에게서 들은 괴담이 떠올랐다. 이런곳은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에는 최악의 장소였지만 반면에 이런장소와 가장 또 잘 어울리는 얘기였다. 시체들이 많은 곳에서는 시체를 먹는 커다란 괴물이 나타나는데 식사를 하기위해 신선한 시체들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그래서 공동묘지나 시체 공시서 같은 곳은 그들에게 부페나 다름없어 무척 인기가 좋다고 한다. 그리고 김박사가 떠나면 그 괴물이 이곳에 나타나 어둠속에서 으슬렁 거릴것이다. 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바꾸어가는 미경의 상상은 점점 더 엉뚱해져만 갔다. 미경은 문득 자신이 하고있는 상상들을 돌아보며 깜짝 놀랐다. 사람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시체처럼 누워있는 가운데에 해부를 하는 모습부터, 시체가 벌떡 일어나 좀비처럼 움직이고 다니는 것, 시체를 먹는 괴물등 결코 평소의 자신이라면 결코 꿈에서도 이런 비슷한 상상을 하지 않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와 있고 주변 환경이 그렇다하여 매번 시체와 관련된 기괴한 상상만을 하니 자신의 어두운 면을 발견한 듯 섬찟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미경은 내심 자중을 하며 다시 자신을 기분좋게하는 생각들을 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런 일상적인 상상과 시체와 관련된 끔찍한 상상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갈등을 해야만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 느낌으로는 한시간반에서 두시간 정도가 흘렀던 것 같았다. 김박사가 갑자기 콧노래를 부르는 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김박사가 참 예쁘게 잘 꿰매졌다는 말에 그가 시체를 봉합했다는 것을 알았다. 일을 완전히 마쳤는지 아니면 한부분만 끝냈는지 모르겠지만 시체하나는 작업을 마쳤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김박사라는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얼굴이 궁금해졌다. 어떤 부류의 사람이기에 어둠속에서 홀로남아 죽은시체들 틈에서 지낼수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만약 자기 자신이 그런 위치에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면 당장이라도 빠져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조금만 상상을 더하면 시체들이 일어나 밖으로 달아나려는 자신을 막을 지도 몰랐다. 미경의 생각은 다시 공포영화속으로 빠져 들었다. 미경은 다시 한번 그런쪽으로 쉽게 유혹되는 자신의 마음을 꼭 붙들었다. 미경은 1억원이라는 돈을 생각했다. 무엇을 사고 어떻게 미래를 열까?하는 생각이 그녀의 이상한 쪽으로 흐르려는 상상을 막고는 기분을 좀 가볍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는 못했다. 출처 : 리얼판타(www.relafanta.com)작가 : 자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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