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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지자 좋은사람 만나서 행복해'
그아이가 오늘 점심경 제게 보내온 문자입니다. 지금은 카톡 탈퇴, 전화 수신차단, 페이스북 페이지 삭제 등으로 제 빡침을 전달할 수가 없네요.
나중에 얼굴보면 어쩔라 그러는지. 학교 선후배라서 무조건 마주칠 텐데. 정말 돌아버리겠는 이 마음을 주체할 길이 없어 글을 씁니다.
이 친구와는 지난 3월부터 크리스마스인 오늘까지 9개월간 사귀었네요.
물론 중간에 1달가량 헤어졌을 때도 있지만요.
제가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2번 사귀었는데 처음 여자랑 이 친구가 너무 반대여서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과CC인 관계로 제 힘듬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정말 답답했습니다.
가장 상처받았던 이야기.. 이 친구가 어느날 제게 "남이섬이 가고싶어 오빠."라고 얘기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사정이 있어서 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았지요. 전 남자친구와 남이섬에 갔다는 사실을. 저는 이런 거는 진짜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저한테 이런일이 생겨서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전 여자친구가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그 친구가 엄청 좋은 친구였다는 사실을 이친구
만나서면서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어쨌든 그런 충격으로 헤어졌었는데 울며불며 찾아와 한다는 소리가 '그냥 미안해'라는 말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우리 신뢰 깨진건 어떻게 할꺼냐'라고 물었지만, 내가 의심하며 힘든 것은 어떻게 할 것이냐 라고 재차 물었지만 거기에는 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알았어야 했습니다. 이 친구는 제 마음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을. 나이차이가 꽤 난다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자꾸 다 받아준 것이
화근이 된 것 같습니다. 제 연락을 잘 받지 않아도, 저만 애끓이는 상황이 발생할 때도 다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한편으로
'다시 울며불며 찾아오면 어떡하지'라는 마음이 한켠에 있습니다. 헌데 정말 이제 너무 지쳤습니다. 자기 할말만 하고 튀는것도 진저리나고
연락 안받고 핸드폰 비행기 모드 해놓는 것에도 정말 짜증납니다. 자기만 연락할 때 잘 되니 아무 상관없다는 그 생각, 정말 이기적인 친구입니다.
한편으로 두렵네요. 그래도 정말 힘들 때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는 말벗정도는 되어 줬는데 그럴 사람이 없어졌다는게. 친구들과도 어느덧 멀어지고
제 말을 온전히 다 들어줄 친구가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고민입니다. 물론 간편하게 석가라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예수라면 '주께
기도하라'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그 말이 하나도 위로가 되지 않네요. 지금 이순간도 혼자일게 두렵습니다. 그 친구를 보고 빡친 마음을 얘기할
사람이 없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으실 수 있으나 과CC라서 그럴만한 사정이 있습니다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는게. 고게 여러분도
그러신가요? 어쨌든 이런 긴 푸념성 글 길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을 읽고 공감해 주실 분이 계시다는게 조금은 위안이 되네요.
저는 그러진 못하지만 고게 여러분은 즐거운 성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