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시던 외벌이시던 아이를 떼어 놓고 나가는 게 쉽지 않죠ㅠ
외롭지 않을까, 혹여나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되실거고요.
저는 갓난쟁이 때 부모님을 일주일에 한 번 만났어요.
아직 부모님이 집을 구하시지 못했을 때라
저는 서울에서 할머니가 키워주셨었고 부모님은 지방에서 일을 하고 계셨거든요.
일주일에 한 번밖에 못 보니까 주말에 오면 제가 낯을 가렸대요ㅋㅋㅋㅋ엄마아빠한테ㅋㅋㅋ
아빠는 아기가 어색해서 막 쑥쓰러워하는데 진짜 귀여웠다고..ㅋㅋㅋㅋㅋㅋ
엄마 말씀으로는 몇 번 엄마 아빠가 왔다 갔다 하니까
아, 날이 어두워지면 엄마 아빠가 가는구나, 하고
저녁 쯤 돼서 부모님이 현관 근처에만 가도 애가 자지러지더래요. 가지 말라고 매달리고.
(갓난애가 이러니까 부모님 가슴은 찢어지셨다고ㅠ)
그래서 다시 집에 가실 때가 되면 할머니가 장난감 같은 걸로 제 신경을 다른 데 돌려놓은 사이에 도망치듯 집을 나서곤 하셨대요.
그렇게 한 2년쯤 사셨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씩 2년 동안 비행기를 타셔서 두 분이 마일리지 부자십니다.... 그걸로 우리 가족 다같이 공짜로 제주도 다녀올 수 있대요)
그 뒤로도 두 분은 맞벌이시라 전 집에 혼자 있거나 도우미 아주머니와 있거나 했어요.
학부모 교실이나 학부모 급식 도움 날 같은 때에도 도우미 아주머니가 대신 와 주셨고,
공부 숙제도 알아서 혼자 다 했습니다.
저는 엄마가 선생님이시라 저녁 시간때쯤이면 엄마랑은 같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회사원이시라 저 일어나기 전에 나가시고 저 잠들고 나서 들어오셨어요.
주말에도 불려나가시기 일수였고 심지어 명절에도 할머니댁에서 놀다가 아버지 전화 울리면 저희 가족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그래서 저랑 제 동생이 항상 아빠 핸드폰 숨기다가 혼나고 그랬어요ㅋㅋㅋㅋ아빠 회사 못가게 하려고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 나름 반장도 여러 번 하고 성적도 꽤 괜찮은 성격도 나름 낙천적인 아이로 잘 컸습니다.
엄마는 어릴 때 같이 자주 있어주지 못한 것 때문에 제가 내심 서운해 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데, 전혀 아닙니다. 진짜로.
(아니라고 하면 엄마가 오히려 서운해하셔서 맞다고는 했는데...)
아이들도 알 거 다 압니다.
엄마 아빠가 나 싫어해서 같이 있는거 아니라는 거 정도는 알아요.
날 위해서 바쁘다는 것도 잘 알아요.
잠깐 같이 있어주시는 동안 보여주시는 사랑 표현, 그것만 있으면 애들 다 무럭무럭 쑥쑥 잘 커요.
제가 부모님이랑 같이 보낸 시간으로 따지면
엄마는 인생의 3분에 1정도?고 아버지는 거의 10분에 1도 안 될 거에요.
근데 저 고등학교 때까지 아빠 껌딱지였습니다. 하도 붙어있어서 오히려 아빠가 도망다녔어요ㅋㅋㅋㅋㅋㅋ아빠 무릎 위에 앉아서 막 애교부리면 아빠가 무겁다고 내려가라고 하는데, 그럼 엄마가 다른 집 애들 방문 쾅 닫고 들어가는 줄 모르고 배부른 소리 한다고ㅋㅋㅋㅋ핀잔 주시고 막 그랬어요. 지금도 아빠 껌딱지는 맞는데, 대학을 집에서 먼 데로 가서 자주 못 봬요ㅠ슬픔...
엄마랑이야, 뭐...... 말할 필요 있나요.
대학생 되고서도 매일 통화합니다. 진짜로 매일.
저 핸드폰 요금제가 통화 무제한인데 남친이 아니라 엄마랑 전화하려고 그걸로 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우는거 아닙니다)(아니라고)
그러니까, 맞벌이라고 너무 마음아파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님들 파이팅입니다!
예쁜 아이들 키우세요! 행쇼!!
PS)
물론 뭐든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고
저는 수천만 가정 중 딱 하나의 예시를 드는 거라
백퍼센트 이럴 겁니다!! 믿으세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반쯤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