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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책임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말고, 어떻게해서든 자국만을 보호해야.
게시물ID : history_157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드프루아
추천 : 3
조회수 : 5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4/05/10 10:15:24


십자군 이야기 - 시오노 나나미



예루살렘으로 진격해 오는 살라딘의 대군. 이를 요격하기 위해 출병한 예루살렘 국왕 뤼지냥이 이끄는 십자군. 양군이 격돌한 하틴전투는 살라딘의 완승이었다. 이 전투에서 간신히 탈출한 발리앙 이벨린은 티루스로 도망쳤는데, 그의 아내와 아이는 예루살렘에 있었다.


이벨린은 살라딘에게 편지를 썼다. 처자식을 예루살렘에서 구해내고 싶으니 통행허가증을 발급해 달라는 것이었다. 무장으로서의 이벨린을 높이 평가하고 있던 살라딘은 이벨린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대신 조건이 있었다. 예루살렘에서는 하루 밖에 머물 수 없고 처자식을 데리고 곧장 티루스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예루살렘에 도착한 이벨린이 본 것은 공포에 떠는 주민들이었다. 예루살렘이 어떤 곳인가. 보두앵 4세가 나병으로 무너져가는 육체를 이끌고 이를 악물어가며 지키고자 했던 곳이 아닌가. 보두앵 4세의 최측근이고 충신이었던 이벨린은 도저히 예루살렘을 외면할 수 없었다.


이벨린은 예루살렘 방어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그렇지만 그는 살라딘과 사내로써 약속을 한 상태였다. 이벨린은 살라딘에게 편지를 써서 약속을 깨는 것을 허락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살라딘에게 답장이 왔다.

약속을 깨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이벨린의 처자식이 타루스까지 가는데 안전을 보장하겠다.


살라딘의 이같은 행동 때문에 예루살렘 함락은 난관에 부딪힌다. 그러나 비록 그렇다 할지라도, 살라딘의 행동에 기사로서의 낭만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벨린은 얼마안되는 병력을 이끌고 사력을 다해 살라딘의 대군을 막는다. 그러나 중과부적을 넘어서서 차원이 다른 병력의 차이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이벨린은 살라딘에게 회담을 청했다. 그리고 이 두 사내는 살라딘의 천막안에서 만난다. 살라딘의 나이 마흔 아홉살. 이벨린의 나이 마흔일곱 살이었다.


이슬람측 기록에 따르면 이벨린은 당당했다. 이벨린은 최후의 한 사람까지 죽을때 까지 싸우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내에 있는 5천명의 이슬람교도를 모조리 죽일 것이며, 예루살렘 시내에 있는 모든 이슬람의 성소와 사원을 파괴할 것이다. 살라딘이 얻는 것은 파괴되고 불에타서 아무것도 남지 않으며 그리스교도와 이슬람교도의 피로 물든 예루살렘일 것이다.


살라딘은 입을 다물었다. 이어서 이벨린은 예루살렘에 있는 1만 5천명의 프랑크인에 대한 몸값교섭에 나섰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영국 왕 헨리2세가 보낸 3만 디나르의 돈이있었다. 이 돈으로는 7천명의 프랑크인을 구할 수 있었다. 이벨린은 자신의 사유재산까지 내놓으며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살라딘은 감격했다. 살라딘의 동생 알 아딜 역시 감격해서 1천 명분의 몸값을 자기가 내겠다고 했다. 살라딘은 프랑크인 노인과 미망인 고아는 몸값을 받지 않고 오히려 필요한 돈까지 주어 예루살렘을 떠나게 했다. 

예루살렘 시내의 프랑크인 들도 동포가 노예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주교는 7백명분의 몸값을 제공했고 이벨린도 사유재산으로 5백 명분의 몸값을 지불했다. 이리하여 포로가 된 프랑크인은 거의 없었다고 전해진다.


1187년 10월 9일 예루살렘은 점령되었다. 마지막 방어사령관이었던 이벨린은 장수로서의 책임감으로 성에 남아 사력을 다해 방어전을 펼쳤고, 힘이 다하자 목숨을 걸고 적진에 들어가 협상을 통해 프랑크인들의 생명을 보장받았다. 또한 자신의 사유재산을 털어 한사람이라도 더 구해내려고 하였다.


위기의 순간에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떻게든 자신만 살려고 하는 이가 존재하는가 하면, 지위가 갖는 역할을 무겁게 여기고, 그 책임을 다하려는 이도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이라면 후자의 모습은 극소수의 모습이다. 그러나 후자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감동시키고, 전자의 모습에 서있는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이벨린의 모습이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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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한나라의, 한국가의 수장이나 지휘관은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한다,

역사가 말해주듯

이러한 사람은 정말 적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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