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2006년작 '괴물'이 지금의 상황을 정확히 예언했다는 생각이 든다.
생존자 구출에 관심은 커녕 어떻게든 사태를 덮으려고만 하는 무능한 정부, 언론...
보다못해 직접 구출에 나선 가족들을 돕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고,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는 멀쩡히 살아있는데, 독극물로 괴물을 사살하려는 정부.
우리 애 살아있다고 구해달라고 울부짖는 아버지 강두를 미친놈 취급하던 사람들.
기다리다 지쳐 스스로 탈출을 시도하는 현서가, 그곳에서 만난 동생 세주에게 남긴 말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누나가 가서, 군인, 경찰, 의사선생님, 119구조대, 다 데리고 와서 구해줄게..."
영화가 말하고자 했던 '괴물'은, 한강에서 나타난 그 한마리의 돌연변이가 아니라
지금 우리의 사회 그 자체가 아니었는지. 바로 우리들의 자랑스런 조국, 선진국 대한민국이 바로 괴물이 아닌지.
거울 안에 추하게 일그러진, 부끄러운 어른이 한 마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