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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섹스란 무엇입니까?
게시물ID : gomin_1571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VmZ
추천 : 5
조회수 : 2279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6/01/02 00: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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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20대의 막바지를 달리고 있는 한 청년입니다.

정말 송구스럽고 민망한 질문이고,

내용 또한 그렇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너무나도 절실한 심정에 익명의 힘을 빌어 남겨봅니다.



섹스란 대체 무엇입니까?

섹스를 하면 대체 어떤 느낌입니까?



정말 바보같은 질문이지만, 전 수년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너무나도 깊은 고뇌에 빠져 살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29년의 세월동안 단 한번도 이성을 사귀어보지 못했으며

업소 출입이나 원나잇 등을 통해서도 단 한번도 성 관계를 가져본적이 없는 모태 천연기념물입니다.

매번 자위행위를 통해서만 성욕을 해결할 수밖에 없던 저는 20대 후반에 다다라

도저히 주체할 수 없는 성욕과 힘겨운 투쟁의 나날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섹스란 무엇인가, 도대체 어떤 느낌인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 가장 가까운 부모님 또한 모두 겪어보았던 그 섹스란 행위가 정말 궁금하고 또 궁금합니다.



예전엔 야동을 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위했지만,

지금은 야동에 나오는 그 배우들이, 비록 성 상품화를 목적으로 섹스를 연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를 할수있는 사실 자체가 너무나도 부럽게 느껴집니다.

그렇습니다. 전 야동 배우를 부러워하여 차마 야동을 보지 못하는 단계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몇년 전 까지는 "사실 섹스는 없는 것이다." , 
"야동에 나오는 것은 전부 cg이다." 라는 말도안되는 자기최면과 밑도끝도없는 무섹론을 펼치며 멘탈을 바로잡았으나

이젠 그마저도 너무 힘듭니다...



최근에는 너무나도 그 궁금증과 호기심이 극에 달한 나머지

꿈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시도를 해보게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자각몽 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저는 그 자각몽을 실현하기위해 밤마다 잠과 씨름했습니다.

처음으로 꿈속에서 자아를 유지하게 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야동에서 봤던 내용들로 끊임없이 이미지 메이킹을 하며, 

결국 가장 중요한 단계에 이르렀을 때, 저는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삽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랫도리엔 아무런 감각도 없었으며, 곧 꿈에서 튕겨져 나오듯이 깨버리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처음엔 기대와 흥분으로 인한 마인드 컨트롤의 실패쯤으로 생각해서 여러번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아무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꿈이란 건 본래, 뇌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되는 기억의 재현인데,

제겐 섹스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각적 데이터가 처음부터 전혀 없었으니, 

마치 깨진 파일을 읽다가 뻗어버리는 컴퓨터처럼... 꿈속에서 뻗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결국 꿈속에서도 답을 찾아낼 수 었었던 저는.. 임시 방편중의 하나로

남성용 자위 용품을 (오나홀) 통해서라도 그 결손된 데이터의 일부를 매우려 했습니다.

몇 없는 국내 리뷰 사이트를 뒤져가며, 가장 실제 느낌에 가깝다는 기구를 찾기 시작했고,

10만원대라는 적지 않은 가격의 제품을 구입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실제와 비슷한 '리얼돌'이라는 제품을 찾았지만 제 여건으론 도저히 무리라고 생각되어 포기하였습니다.

이걸 사면서 정말 내가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하는 자괴감에 휩싸였지만,

20대를 통틀어 수십번의 소개팅과 상처뿐인 인간관계를 물거품으로 승화시켜오면서 동시에 증발한 백만원이 넘는 비용에 비해서

단돈 10여만원으로 충당할 수 있는 궁금증 해소라면 아까울 것이 없다며 스스로를 납득시켰습니다.

결과는 실패였으며, 역시 조작된 행위로는 아무것도 기억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정말 최근에 VR디바이스인 오큘러스 리프트와 리모트 컨트롤러를 이용한 VR 자위기구에 대한 내용을 접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 제품의 구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걸 사게 된다면  마치 인간임을 포기하는것만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주변에선 저보고 연애를 하라고 합니다.

비록 긴 시간동안의 노력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시간과 돈, 그리고 바닥을 드러내도록 마음을 쏟아부어가며 노력을 해왔고

지금껏 남은 것은 옷장에 가득한 옷들과 수백번 난도질 당한 심장 뿐이이기에

제 일생에 연애는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금에 저에게 연애는 그저 '섹스'만이 목적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원래 사랑은 그런게 아니잖아요.. 서로를 위하고 보듬어주고,

육체적 정신적 관계를 넘어서 서로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는 것인데.

지금의 제 더러운 마음가짐으론 절대 연애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업소는 절대 안 갑니다.. 이건 제 신조이구요

원나잇 또한 내키질 않네요. 물론 제 몸뚱아리에 단 하룻밤이라도 관심을 가져줄 사람이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결국 무덤까지 이 궁금증은 들고 가야될 듯 하네요.

고추를 잘라 성욕을 없앤다면, 조금은 무게가 덜어질까요?




혹시라도 지금보다 10년, 20년 후에

정말 완벽한 가상현실 세계가 구현이 된다면

제 궁금증을, '섹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을수 있는 날이 오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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