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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사람에게- 7
게시물ID : gomin_1419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KBP
추천 : 0
조회수 : 31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17 00:25:02
검은 아스팔트 길가에 떨어져내린 벚꽃잎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휩쓸려 거리를 방황해.
그 위로 작은 손으로 가지를 붙들고 있던 꽃잎들도 
차가운 바람에 마주잡은 손을 놓고 어딘가로 날아가.
가을도 아닌데 부쩍 감수성이 예민해졌나보다.
이런 일로 또 가슴이 무거워져.
작년 이맘때 둘이서 공원을 걷던 밤이 생각났어.
그 날도 오늘같은 바람이 불었고 
새하얀 가로등 아래 긴 산책로를 걸었었지.
검은 천막같은 밤아래 오늘처럼 벚꽃잎이 내렸는데 말야.
같은 것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한다는게
조금은 우스워졌어.

몇일을 내리 아팠더니 정신이 없다.
문병 온 동생이 감기몸살도 옮기고 가서 일주일을 그냥 누워있었네.
기껏 문병와 준 동생 타박도 못하고 돌봐줄 사람없이 혼자 끙끙앓아 누워있다가도
그래도 다시 기운이 났던건 네가 보낸 문자 한통 덕분이었어.
바쁜 와중에도 내 생각해줘서 고마워.
이번 네 생일선물 챙기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어.
그 작은 곰인형덕분에 네가 잠깐이나마 내 생각을 했고
그 생각덕분에 내게 연락도 먼저했잖아.
세상의 보이지않는 인과율이 있다는게
새삼 실감나기도 했고.
오랜만에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어.
몸은 아파서 누워있었지만
마음은 그 언제처럼 상쾌해졌어.
순 뻥쟁이인 네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지 모르겠지만
꽃구경 같이 가자고 한 약속 안지키면 혼내줄테다.
그거 하나 믿고 꾸역꾸역 밥먹으면서 약까지 먹었다고.
친구들은 그걸 믿냐고 하지만
아마 죽을때까지 너에게 속아도
아마 죽을때까지 너에게 속아줄것 같아.
그래도 가끔씩은 약속 좀 지켜줘.
이번 약속은 좀 기대하고 있을께.

많이 바쁘지?
항상 이맘때면 넌 참 바쁘곤 했는데 말야.
뭐, 이맘때가 아니어도 바쁜 사람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맘때 특히 바빴던 것 같아.
지금 네가 준비하는 일에 좋은 성과가 생기길 바래.
넌 내가 본 어떤 사람보다도 멋진 사람이거든.
오늘 방청소를 하다가 무슨 이유에서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떠올랐고 그 순간 또 새삼 너에게 반하고 말았네.
아마 내가 처음 너에게 반했던 그 순간이
네 열정이 넘치는 모습을 본 순간이었으니까
그 순간을 떠올리고 다시금 반하는게 당연한거겠지?
네가 하는 일에 자신을 가져.
넌 분명 잘해낼 수 있을거야.
넌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바쁜 일 끝나면 꽃구경 가자는 약속도 지키고.
언제나 느끼는 생각인데 이곳 날씨는 참 변화무쌍한것 같아.
낮에는 포근한 햇살이 겨울 이불속 같은 느낌인데
밤에는 날카로운 바람에 몸이 절로 움츠러들어.
바쁘다고 밥거르지말고.
밥맛없다고 과자먹고 밥먹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가벼운 감기라도 걸릴라치면 얼른 병원가.
나중에 크게 아프지말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너니까.
그럼 다음에 또 내 생각나면 주저말고 문자해줘.
그렇잖아도 부모님이 번호어렵다고 예전부터 바꾸라시는데
행여나 너 무슨 일 생겼을때, 어쩌다 내 생각났을때, 갑자기 내 도움 필요할때
그럴때 언제든지 바로 전화하라고 번호도 못바꾸고 있다고.
항상 건강하고 항상 행복한 하루를 보내길 바래.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해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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