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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수학여행 -1-
게시물ID : panic_141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2
조회수 : 24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4/18 09:44:46
"자. 지금부터 취침시간이니까 떠들거나 장난치고 잠안자는 녀석들은 혼날줄알아." 302호에 배정되었던 우리들은 선생님의 말씀이 끝나기 무섭게 네! 라고 외쳤지만 마음속으론 이미 서울을 떠나 맞이하는 첫날밤을 어떻게 보내야 하나 하는 생각만을 하고 있었다. 20명의 아이들이 들어가도 넉넉한 큰 방에서 벌써 범생이들은 이불을 깔고 잠자리에 들었다. 평소에도 장난치길 좋아하는 나와 몇몇의 아이들은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정도 되는 동네형들의 말로는 수학여행때 선생님 몰래 술을마시기도하고 아니면 담을 넘어 시내를 돌아다니며 놀았다고 했지만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인 우리에게 그런것이 가능할리가 없었다. 계속된 고민끝에 우리는 한여름밤의 수학여행에 어울리는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불도 꺼진방에서 작은 손전등을 하나 키고 우린 빙 둘러앉아 얘기를 시작했다. "내가 시골에 살때 있었던 일인데 우리 집이 있는 동네엔 나이가 꽤많은 할머니가 한분 계셨거든.그 할머니는 먹고살기위해서 꽤 많은 개들을 키우고 계셨지. 그래서 그집앞을 지나갈때에는 늘 개짖는 소리때문에 너무무서워 뛰어가곤 했거든. 어디선가 큰 도사견 한마리가 뛰쳐나와 나를 물것만 같았어. 할머니 혼자 살기때문에 일부러 개들을 그렇게 키운건지 몰라도 그집 개들은 무척 사나웠지. 난 가끔 그집앞을 뛰어갈때 얼핏 얼핏 개들을 앞에 놓고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듯한 할머니를 볼수 있었어. 그래서 처음엔 그 할머니가 노망이 났다고 생각했거든. 우리 식구에게 물어보면 그냥 그집에 가까이 가지 말라는 소릴 하곤하셨어. 개들이 위험하니까 그랬겠지만.. 그렇게 동네 사람들은 왠지 모르지만 그 할머니를 꺼려하며 가까이 다가가질 않았지. 나중에 알았지만 할머니를 두고 여러 소문이 있었던거야. 지나가는 애를 잡아 개들에게 준다는둥. 그래서 자식도 없는거라는둥.. 여튼 할머니는 외로웠기 때문에 더욱더 개들만 보고 사셨던건지도 몰라. 그러던 어느날이였어. 내가 방학을 맞이해서 외갓집을 다녀온 그날... 이미 방학은 거의 끝나갔기때문에 나는 밀린 방학숙제를 하기위해 집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자마자 친구네로 향했지. 어느때와 마찬가지로 그 집이 나오고 난 달리기 시작했는데 조금 달리다 보니 이상한거야. 그 개들이 짖는소리가 안들리는거였어. 난 걸음을 멈추고 그집을 들여다 보았지. 아무것도 움직이는것없는 조용한 그집을 보니 무섭더라고. 가만히 보니 그 큰 개들도 그냥 여기저기 마당에 누워자고잇는거였어.개가 자는게 뭐가 무섭겠냐고 하겠지만 그런광경은 처음보는거였단말야. 한마리도 아니고 몇마리나 되는개들이 꼼짝도 않고 누워있다고 한번 생각해봐. 혹시나 그것들이 내발소리때문에 깨는건 아닐까. 그렇게 깨게되면 나에게 덤비는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지나가더라구.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참 오싹했어. 그런데 뭔가 이상한거야. 그 여러마리의 개들이 자는 마당의 풍경속에 난 알수없는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어. 무슨 용기에서인지 내가 그 마당안으로 들어가보았지. 난 아마 그때 홀린게 분명할거야. 그렇게 마당안까지 들어섰을때야 나는 비로소 정신을 차릴 수 있었어. 그리고 꼼짝도 할수가 없었지. 개들때문이냐고? 아니야. 차라리 그것들이 날 물려고 덤볐다면 더 나았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것들은 파랗고 긴혀를 내뺀채 꼼짝도 하지않고 있었지. 몸위로는 파리들이 날아다니고 여기저기 구더기들이 들끓고 있는.. 그 모습을 보고 내가 개들이 모두 죽었다는걸 깨달았을때 그제서야 나는 지금까지 지르지못했던 비명을 질러댔어. 얼마나 비명을 질렀을까. 목이 터져라 비명을 지르던 내 앞에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지. 아마 지옥에서 나온 모습도 그보단 나을거야..하얀 머리카락은 산발이 되어 풀어져 있었고 할머니가 늘 입던 하얀 한복에는 개들의 피인지 여기저기 핏자욱이 묻어있었지. 쪼글쪼글한 피부는 밀가루처럼 하얳고 눈에선 퍼런 빛을 내뿜으며 날 노려보는 거였어. 그리고 뭔가 말하려는듯 그 쪼글쪼글한 입술이 움직였을때 나는 기절하고말았지. 잠시후 소란스러운 소리에 내가 정신을 차렸을때 날 걱정스레 내려다보는 엄마의 얼굴을 볼수있었어. 벌떡 일어난 내가 뭐라 말하기도전에 엄마는 눈물을 흘리며 날 보고 얼마나 놀랐냐고 다 잊어버리라고 하셨지. 내가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시골마을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경찰차와 앰블런스등이 와있더라고. 어떻게 된일이냐고 물어보니까 엄마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대답을 얼버무리셨어. 난 궁금한 마음에 일어나 내 친구들이 있는 장소로 갔어.동네 사람들이 거의 다 모인것같더라고. 친구들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충 내용은 알고있었어. 그 할머니집에 강도가 들어 할머니를 죽였다 할머니가 죽고 할머니의 시신은 돌봐주는 사람없이 방안에서 썩어갔고 밥을 줄사람이 없자 개들도 한여름에 허기와 더위를 이기지못해 모두 죽고 말았다 대충 사건은 이런거였어. 주변에 있는 동네 어른들의 말을 들으니 그래서 그때 개들이 그렇게 짖었구나 라며 얘기를 하고 계시더라고. 친구에게 무슨소리냐고 물어보니까 방학시작하자마 외갓집에 내가 가고 얼마후인가 장마가 시작되며 비가 퍼붓던 날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유달리 그집개들이 짖더라는거야. 평소에는 밤에 그렇게 까지 짖지 않았거든. 하여튼 수십마리 개들이 너도나도 짖어대니 동네사람들이 다 깬거지. 그리고 그집에 가봣냐고? 천만에.. 동네사람들은 할머니 욕을 하며 아무도 그집에 가질 않았어. 평소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할머니였으니까. 그 쏟아지는 빗속에 그 집을 가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거지. 결국은.. 동네 사람들의 무관심이 할머니를 죽인거지. 근데 난 그순간 갑자기 뭔가 뒷통수를 맞는 기분이였어. 방에서 죽어 썩어간 할머니.. 그렇다면 내가 그집 마당에 들어섰을때 마루에서 날 노려다 보던 그 할머니의모습은 뭐였겠어. 내가 엄마를 붙잡고 이런 얘기를 마구 하자 엄마는 내가 놀라서 헛것을 본거라고 했지만 난 헛것을 본게 아니였어. 어떻게 아냐고? 할머니의 시신이 방에서 나올때 난 날 잡는 엄마를 뿌리치고 뛰어가 그것을 보고말았거든. 내가 아까 본 모습과 조금도 틀리지 않은 할머니의 모습을 말야." 재호의 말이 끝났을때 몇몇의 잠든 아이를 제외하고 모두 우리원을 중심으로 뒤에 앉거나 누워 얘기를 듣고있었다. "에이 너 그거 지어낸 얘기 아냐?" 항상 촐싹대는 경수가 재호의 말꼬리를 잡으며 놀리듯이 물어보았고 재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아니. 내가 한말은 우리엄마를 걸고라도 진실이야. 내가 본게 귀신이라는건 머지않아 우리 엄마뿐 아니라 동네사람들도 인정할수밖에 없었거든. 그 일이 있고 얼마후부터 비가 내리는 밤이면 아무도 없는 그집에서 미친듯이 짖는 개울음소리가 들려오곤 했으니까. 실제로 그집에서 할머니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내가 서울로 이사를 온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이였거든" 몇몇아이들의 침넘어가는 소리가 크게 울려퍼졌다.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은 탓인지 반장인 승현이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너희들 저 앞에 Y여고 알지?" "알지. 거기 중학교랑 같이 있는 학교 말하는거아냐?" "그래 . 우리 누나가 그 여고에 다니잖아. 거기서 있었던일인데 우리 누나는 중학교때부터 걸 스카웃 활동을 하고있었어. 고등학교때도 당연히 걸스카웃을 들어갔지. 근데 우리누나네 학교가 기독교학교인데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괴담이 많은 학교였어. 어느 학교나 학교괴담같은건 있기마련이지만 누나네 학교는 더 심했지. 예를 들면 예배시간이 지루했던 누나두명이 팔각정에서 시간을 때우려고 올라간적이있었데.. 근데 팔각정엔 다른 여학생 하나가 이미 올라와 있더래. 누나들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있다가 문득 앞을 보았더니 아까의 여학생 옆에 왠 남학생 하나가 앉아있더라는거야. 여긴 분명 여자학교인데 왠 남학생일까 생각하다가 학교안으로 땡땡이친 남자친구를 불러들였다고 결론을 내렸지. 그리고 자기들끼리 흉을 보기시작했다나봐. 근데 이 여학생이 갑자기 치마를 걷어올리고 스타킹을 태연히 올리더라는거야. 왜 여자들은 자주 교복안에 스타킹이 내려가서 올리곤한데. 근데 이 누나들이 보기에는 옆에 남자애도 있는데 아무렇지 않게 치마를 걷어올리니그 꼴이 무척 한심하게 보였다나봐. 그래서 학교안에 남자를 불러들인것과 수치심도 모르는 그여학생에게 한마디 해주려고 그 여학생앞으로 걸어갔데. 남자애는 고개를 숙이고 여학생의 발만 보고있었고.. 누나들이 그 여학생앞에 다가가 야!라고 소리치는 동시에 여학생과 남학생은 고개를 들었대. 그런데 고개를 드는 남학생의 얼굴에 아무것도 없더라는거야. 마치 달걀처럼 하얗기만 하고 눈코입 아무것도 없던거지. 그리고는 너무 놀라 입만 벌리고있는 누나들의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지더라는거야. 앞에 여학생은 무슨영문인지 모르겠단식으로 왜요? 라고 묻더래. 그 누나들이 하얗게 질린얼굴로 걔를 다그치며 너 옆에 있던 애 못봤어 라고 하자 그 여학생은 무슨 소릴 하냐는 식으로 고개를 저으며 자신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혼자 앉아있었다는거야. 근데 이 팔각정의 귀신은 본사람이 꽤 많다고 하더라고. 여튼 이런저런 괴담이 무척 많은 학교였어. 그리고 우리 누나가 맞이하는 첫번째 뒷뜰야영이 있던날이였지. 왜 스카우트는 그런거하잖아. 학교에서 텐트치고 야영하는거 말야. 솔직히 겁이 많았던 우리누나는 뒷뜰야영만큼은 하고싶지않아했어. 중학교때는 아무렇지 않게했지만 워낙에 Y여고는 괴담이 많은곳이라 겁이났던거지. 하지만 그런이유를 핑계로 빠질수는 없는거잖아. 또 친구들은 그게다 담력훈련때 우리를 놀래킬려고 선배들이 일부러 퍼뜨린 얘기다라면서 무시해버렸거든. 여튼 누나는 그날 울며겨자먹기로 뒷뜰야영에 참가했지. 그리고 다음날.. 예정시간보다 훨씬 이른 새벽무렵 누나는 온집안 식구를 깨우며 귀가했어. 겁에 질려 울먹이는 누나를 보며 엄마 아빠는 걱정스럽게 무슨일이냐고 물었지. 왜 그런거있잖아. 학교에서 선배들이 구타한다거나 그러는경우. 나도 누나가 선배들에게 신입생환영회같은 명목으로 맞은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누나입에서 나온 얘기는 전혀 다른 얘기였어. 저녁식사가 끝나고 선후배의 대화라는 명목으로 대화시간이있었고 그때까지는 모든게 아무렇지않았다는거야.낮시간동안은 여러가지 게임및 행사등을 하느라 대부분 파김치가 되어있었거든. 그리고 잠깐의 휴식시간이 지나고 담력훈련이 이어졌데. 누나네 학교 뒷산을 넘어서 한바퀴 돈후 학교 뒷건물에있는 학교의 오래된 화장실로 가면 안에 있던 선배들이 여러가지 질문등을 하고 그 질문에 대답하고 나오면 끝나는 거지. 담력훈련이기 때문에 1명씩 5분간격으로 출발하기로했지. 누나는 이때가 가장 무서웠는데 실제로 산을 넘어가는 동안 별의별 생각이 다들더란거야. 이상한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거의 뛰다시피 한 걸음으로 누나가 화장실에 들어갔을때 선배로부터 받은 질문은 별로 중요치않은 것들이였데. 우리 학교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오늘 야영의느낌이 어떻냐 이런 것들 그리고 마지막 지시로 노래 하나를 부르라길래 고향의 봄을 부르고 나왔데 그리고 야영장으로 돌아오니 이미 훈련을 끝낸 몇몇 누나들이 누나를 맞이해주더래. 누나는 이제 살았다 싶은 마음으로 나머지 친구들을 기다렸지. 모든 학생들이 다오고 화장실에있던 선배들도 나오고 그런데 화장실에 있던 선배들이 뭔가 이상한 표정으로 나오더라는거야. 다들 무슨일이냐고 물었지. 그러니까 그 누나들의 말이 분명 체크된 인원까지 훈련을 끝내고 이제 나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라는거야. 끼이익 하는 문소리와 발자국소리가 들린거지. 누나들은 체크가 잘못되었나보다 하고 밖에 있는 여학생에게 질문을 시작했지. 하지만 밖에서는 아무 대답도 들리질않더래. 얘가 수줍음이 무척 많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이것저것 질문을 더 해보았지만 밖은 여전히 조용하더라는거야. 이상하게 생각해서 문을 빼꼼히 열어보았더니 밖엔 아무도 없더라는거야. 놀란 누나들이 화장실밖으로 튀어나와 나머지 화장실을 다 열어보았지 하지만 화장실안에는 아무도없었데.누나들은 얘가 챙피해서 그냥 도망갔나보다라고 애써 좋은 쪽으로 생각하며 화장실을 나오려 문을 여는데 문소리가 다시 끼이익 하고 크게 울려퍼지더래. 그제서야 누나들은 이 화장실은 오래되어서 드나들때 소리없이 문을 열고 닫을수 없다는것과 아까 그 아이가 들어온 소리는 들었지만 나간 소리는 듣지못했다는것을 깨달았지. 서로 머릿속으로는 너무 무서웠지만 어느 하나 입밖으로 그 사실을 내뱉지는 못한체 야영장으로 도망치다시피 돌아온거야 그리고 그제서야 각자 생각했던 바를 말했던거지. 우리누나는 너무무서웠지만 여전히 다른 친구들은 또 선배들이 겁주기 위해 꾸며낸 소리라며 웃어넘겼지. 선배들이 우르르 몰려서 가고 남은 누나와 친구들은 내일 있을 선배들의 인기투표에 누구를 찍을것인가 라는 고민을 했지. 누나네는 그런 풍습이 있었데. 야영동안 가장 눈에 띄는 선배를 찍는건데 그냥 재미로 하는 인기투표같은거였나봐. 여자학교니까 그런 풍습이 생겼겠지만. 누나와 누나친구들은 누구를 할까 고민하던중에 가장 돋보이던 선배를 찍기로 만장일치로 합의를 봤나봐. 담력훈련때 귀신분장을 했던 머리가 긴 언니였는데 얼굴도 너무 이쁘고 키도 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머리는 부러움의 대상이 됬던거지. 누나와 친구들은 선배들의 텐트쪽으로 가서 그언니의 이름을 알려고 물어보기시작했고... 하나같이 그런애는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는거야. 뭔가 이상했지만 내일 낮에 그 언니를 찾으면 될거란 생각에 다들 잠이들었지. 다음날 새벽에 강당에 모여 체조를 하는데 누나친구들은 그 언니를 찾을수가없었던거야. 그래서 2학년 단장에게 가서 물었지. 그언니는 어딨냐고... 단장의 대답은 무슨소리냐며 자기들중에 가장 머리가 긴 아이는 자기라는거야. 그누나의 머리칼은 어깨에서 찰랑거리고있었데. 누나의 친구 몇몇은 그자리에서 쓰러졋데. 자신들이 어제 밤새 보고 같이 행동한 그 긴머리의 선배는.. 누구란말야? 물론 우리 누나도 그 누나를 봤데. 야영내내 유난히 큰키와 긴머리를 휘날리며 행동이 잽싼 언니였다는거야. 행렬때도 선배들의 맨뒤에서 그 긴머리를 흩날리며 가는것을 1학년행렬 맨앞에 서있던 자신은 분명히 봤다는거지. 그래서 야영은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새벽녘에 해산할수밖에 없었던거지.." 난 문득 승현의 누나가 Y여고 1학년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뒷뜰야영은 여름방학때 이루어지곤했는데 그렇다면 승현의 말은 거짓말인것이다. 이제 1학년인 누나가 아직 하지도 않은 뒷뜰야영을 참가했을리가 없었기때문이였다. 나는 승현의 재치있는 거짓말에 승현을 보며 찡긋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승현은 나의 그런 웃음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누나가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이란걸 아는 애들은 내 말이 거짓말같겠지..누나는 그 야영이후로 헛것을 보기시작했어. 눈에띄게 말라가고 잠을 자지 못했지. 이런 얘기 까진 하고싶지않았지만 너희들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까봐 말하는건데 누나는 그때문에 정신병원도 다녀야만했어. 누나의 나이는 실제로 따지면 2학년이 되어있어야해. 하지만 작년엔 더 다닐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학교를 쉬게되었지. 그래서 올해 다시 1학년을 들어갔어. 그리고 너희들도 알아보면 알겠지만 Y여고엔 뒷뜰야영이란 풍습이 사라졌어. 왠줄알아? 작년 그사건이 너무도 유명해진 이유도 있지만.. 그 야영에 참가해서 그 긴머리 여학생을 보았다는 1학년 여학생13명중... 살아있는 사람은 우리 누나를 제외하고 2명뿐이거든.. 학생이 죽어나가기시작하자 학교측에서 비밀리에 굿을 했다는 소문이야. 우습지않냐? 기독교 학교에서 굿을하다니.. 여튼 그래서인지 뭔지 몰라도 작년 겨울에 Y여고의 자랑거리던 호수가 큰 공사를 하며 메워졌어. 원래 이런일들은 쉬쉬해도 다 퍼지기마련이잖아. 그때 무당이 요구한것이 호수를 메우라는 소리였다나봐. 뭐 호수를 메운건 겨울방학무렵이여서 자세히는 다들 모르지만 그때 호수에서 시체가 나왔다는둥 말이많았지. 누나는 많이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학교를 옮기길 원했지만.. 학교측에서 절대 전학을 허용하지않고있어. 다들 알거야 고등학교의 전학은 꽤 어렵다는것을.." 난 승현의 몰랐던 과거를 안 기분이였다. 학기초에 승현을 따라 집에 놀러간적이있는데 그 이쁘게 생긴누나가 정신병원까지 다녔었다니.. 그리고 이런 부분까지 얘기하며 얘길 한이상 승현의 말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는 수밖에없었다. 얘기를 듣던 창수가 맞장구를 쳐주었다. "맞다. 우리누나가올해 그학교 들어갔는데 뒷뜰야영 없어져서 스카우트 안한다고 했어. 우리누나는 순전히 놀려고 스카우트 들어가는 사람이였거든.그리고 학교 자랑거리인 호수가 메꿔져서 정말 이상한일이라고도했던것 같아." 우리는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바람이 불어왔다. 꺄악 하는 애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나도 너무 놀라 이불을 뒤집어 쓰고 떨어야만했다. "이놈의새끼들. 자라니까안자고 떠들고있어. 너희들 이밤중에 나와서 기합한번 받아볼래? 내가 또 왔을때 안자고 떠들고 있으면 모두 팬티만 입고 단체 기합인줄알아" 호랑이선생님의 고함소리가 들려오고 이내 문이 닫혔다. 난 다시 이불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손전등을 켜보았다. 이불아래로 숨었던 애들의고개가 하나씩 들어지고 우리는 서로의 그 모습을 바라보다 너나할것없이 작은소리로 킥킥대며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명씩 내 주변으로 모여들어 원을 그려 앉기 시작했다. "휴.십년감수했네. 왜 하필이면 그순간에 들어와갖고는 놀래키냐. 또 누가 얘기해볼래?" 애들은 서로 니가해봐 니가해봐 라는 표정을 지으며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고있었다. 그리고 잠시 조용한 가운데 태민이가 입을 열었다. 아니 사실 우리 모두가 태민이를 보며 얘기를 강요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태민이의 집은 무당집이였다. "훔.. 먼저 승현이의 말은 사실이야. 그때 비밀리에 굿을 해준게 바로 우리 할머니였거든..."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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