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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장편,브금]수학여행 -5-(完)
게시물ID : panic_141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tarDream
추천 : 3
조회수 : 1813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1/04/18 10:15:27
아이들이 하나둘 일어나는 모습을 보면서도 나는 뭔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앉아 있을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세수도 제대로 못한체 아침체조에 나가야만 했다. 늘 꿈이란 것은 깨고나면 기억이 날듯 하면서도 뭔가 뒤죽박죽으로 떠오르곤 했는데 지난밤의 꿈은 생각하면 할수록 점점 선명해지는것이 이상했다. 급식실로 들어간 나는 쉽게 태민이를 찾고 그 옆으로 향했다. 내 안색이 안좋아서인지 태민이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지난밤에 많이 놀랐나보다" 내가 아무런 대꾸없이 고개만 끄덕이자 태민이는 먹는것을 멈추지않은체로 다른 얘기들을 시작했다. "주호야. 우리 주변엔 눈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존재하는 것들이 있데. 사람들은 그것을 때로는 귀신이라 부르기도하고 때로는 유령이라 하기도 하거든. 근데 그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은것이 있는가 하면 나쁜것들도 있는거지. 그래서 그것들을 악령이라 부르는 경우도 생기는거래. 근데 그들은 좋은것이든 나쁜것이든 우리주위를 멤돌긴 하지만 서로의 세계에 관여하긴 매우 힘든 일이기때문에 잘 나타나진 않는거지. 근데 가끔 귀신을 보았다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들이 가끔 나타나는 경우는 그들이 올수 있도록 이쪽에서 계기를 마련해줄때래.. 바로 어제처럼 말야.." 난 한마디도 하지않은체 태민이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그들은 항상 이쪽세계로 오고싶어하지.. 그래서 누군가 불러주기만 기다리지. 누군가가 불러야지만 그들은 올수있는거래. 처음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야지만 올수있는것이 어렵지 그다음은 어렵지가 않거든.." 다른 생각을 하던 내가 태민이의 말을 한쪽귀로 흘리듯 듣고있는것을 알았던지 그는 다음말을 얼버리무리며 넘어가고있었다 난 먹는둥 마는둥했던 수저를 내려놓고 태민이에게 지난밤 꿈이야기를 해주었다. 마치 영화를 본것처럼 생생했기에 설명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얘기를 다 들은 태민이 역시 수저를 내려놓고 뭔가 생각을 하는듯했다. "나는 그런 전문가는 아니니까 잘은 모르겠지만 어제 그 꿈이 왠지 니 전생과 관련이 있는거 같긴해" 난 애써 부정하고 싶던 사실을 태민이에게 확인받는 기분이였다. "왜?" "훔..확실한건 아니야. 다만 어제 그여자가 널 현호라고 불렀잖아. 그래서 니가 무의식중에 그이름을 너무 생각하다 잠들어서 그런 꿈을 꾸었다고 쳐. 그러기엔 내용이 너무 생생하고 분명해. 니가 잠들기전에 그런일이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계속 되내이며 잤으면 모를까.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서 꾼 내용치고는 너무 분명하단거지.." "그럼 전생에 난 아주 나쁜놈인거네?" "꼭 그렇다고 볼 순 없지. 그꿈은 전생의 일부만을 보여준거니까" "어제 그여자가 말한 것처럼.. 좋아하는 사람이 싫어해서 자살했다는거말야.. 결론은 그거지만.. 근본적으론 내가 자살하게 만들었단거잖아.." 내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이 안됐던지 태민이 밝은 목소리로 내 말을 끊었다. "야 임마. 그런건 상관없잖아. 전생의 니가 어떤 사람이었든간에 그건 지금의 니가 아닌걸. 지금 넌 한주호. 그뿐이야. 서울에 가면 우리 할머니랑 엄마에게 더 잘알아보고 다시 말해줄게.너무 신경쓰지말라고"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위로하는 태민이의 모습을 보니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다. '미란이라.... 휴우...' 잠시 그여자의 이름을 떠올리자 한숨이 나왔다.왜 갑자기 이런일을 당한건지 참으로 우습기짝이 없었다.그때 갑자기 누군가 나의 어깨를 치며 말을 걸어왔다. "야. 한주호 너네 어제 이상한 장난했다며?" 고개를 돌려보니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우리반 부반장 혜지였다. "무슨 장난.." 난 혜지가 하는 말을 애써 모른척했지만 이미 그 얘기가 여자애들에게까지 다 퍼졌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나쁜놈들.. 그녀석들이 보기엔 그냥 웃고 넘길 놀라운 귀신얘기일뿐이겠지만 기분이 매우 안좋아졌다. 그 당사자가 나이기때문이겠지.. "좋겠네? 이젠 귀신까지 좋다고 달라붙다니" "니가 뭘안다고 그딴소리야!" 난 나도 모르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 자릴 일어섰다. 깜짝 놀라 동그란눈을 뜨고 날 쳐다보는 혜지를 보니 내가 애꿎은 화풀이를 혜지에게 한듯 싶었다. 주변 아이들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하고 난 참을수 없는 불쾌감을 느끼며 급식실을 도망치다시피 뛰어 나왔다. 금방 모이라는 소리가 들려왔기때문에 난 다른 생각을 할 새도 없이 다시 운동장으로 향했다. 반아이들이 모여서 장난을 치고있다 나를 보고는 멈추었다. 그모습이 왠지 나를 피하는것만 같았기때문에 나의 불쾌감은 더욱더 커져만갔다. 그리고 녀석들에 대한 왠지모를 경멸이 생겨났다. 그러는 와중에 경수녀석만이 나에게 다가왔다. "주호야. 괜찮아? 미안해. 내가 괜히 그런거 하자고해서.." "아니야. 귀신이란것도 정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뿐이야." "그래도.. 애들이 마치 널 이상한 괴물보듯이 보고있는걸.." "그럴 수밖에 없지. 어제 그 귀신말대로라면 내 뒤에 그여자가 붙어있단소리잖아? 후훗. 우습지않냐? 나라도 저녀석들처럼 피하게 될거야. 괜찮아." 여전히 불쾌한 마음은 남아있었지만 난 편한쪽으로 생각하기로했다. 만약 사실대로 그여자가 지금까지 날 따라다녔다해도 난 아무일없이 잘만 지내왔다. 이제와서 달라질것은 없는것이다. [자. 집합하고 지금부터 도보행진을 하겠다. 거리는 8.5Km 이니 다들 낙오되지않도록 하고 1반부터 앞장선다.출발] 마이크소리가 울려퍼지고 아이들은 하나둘 자리를 잡고 앞을 향해 나아갔다. "이 더운 날씨에 도보행진이라니.. 우릴 잡으려고 아주 작정들을 했군." 경수녀석이 투덜거리며 걷기 시작했기에 나도 가방을 둘러메고 행진을 시작했다. 도보행진이 무사히 끝나고 반대항 장기자랑까지 끝나자 늘 그래왔듯이 촛불의식이 있었다. 별거아닌일인데 왜 꼭 이때만 되면 부모님생각에 다들 코끝이 찡해지는지 모르겠다. 나역시도 학생회장이 부모님을 들먹이며 글을 읽을때는 눈물이 핑 돌았으니 말이다. 우리 모두는 너무 피곤했기에 대충씻고 방으로 모였다. 저녁식사를 끝낸뒤라 피곤함과 더불어 잠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극기훈련의 마지막날을 그냥 잠만 자며 보낼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경수녀석은 어제의 일은 마치 기억도 나지않는 사람처럼 아이들을 하나씩 불러모으고 있었다. "야야 마지막 날인데 벌써 잘려고하냐. 일단 다들 모여보라고" 태민이도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표정으로 아이들이 만든 원밖에 반쯤 누운체 이야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야 주호야. 너도 와" 경수가 나를 부르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눈에 띈 사람이 있다면 나일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난 왠지 그자리에 끼는것이 내키지않았기에 거절했지만 몇몇아이들의 계속되는 권유에 슬쩍 그 자리에 참여하고 말았다. "우리 오늘은 쓸데없는짓 하지말고 얘기나 하자." 다들 어제의 일은 잊고싶어하는눈치였기에 대놓고 그일을 발설하는 사람은 없는듯했다. "태민아. 어제 니가 한거말야. 우리도 그런거 가르쳐줘. 나중에 혹시라도 써먹을일이 생길지 누가아냐" 한 녀석이 말을 꺼내자 마치 기다렸단듯이 모두들 태민이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하긴 솔직히 나도 그런 것이 궁금하긴했다. "그런거 말고 그냥 내가 아는 얘기 몇가지 해줄께. 귀신들은 흔히들 아는것처럼 어둡고 사람들이 다니지않는곳을 좋아한데. 대표적으로 고층아파트의 계단같은곳있잖아. 그런곳은 사람이 잘 안다녀서 기가 안좋은곳이 되기 쉬운거지. 어둡고 습하거나 사람이 잘안다니는곳은 다니지않는것이 좋고 이유도 없이 머리가 아프다고 느껴질때 있잖아. 그럴때는 찬물로 머리를 감아주면 말끔히 낫거든. 안좋은 기운이 머리를 짓눌러서 그런거니까 그냥 씻어내리면 되는거지. 그외에 잘때 발바닥을 보이면 안된다는 얘기들은 흔히 들었지? 귀신들은 방구석 구석 모서리진곳을 좋아하는데 그런곳에서 가만히 발바닥을 쳐다보다가 사람이 잠들면 발을 통해 들어와 몸을 제압한다고 전해져서야. 반면에 자다가 유체이탈이라던가 혼이 빠진 사람은 들어올때 머리로 들어오는데 나선형을 그리며 들어와야 들어올수있다고 전해져. 왜 그런얘기들 들어봤지 자는 사람얼굴에 낙서를 하면 혼이 못찾아온다고. 그런 경우도 자신을 확인하고 들어와야하는데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태민이의 얘기에 모두 빠져들면서도 발바닥을 보이면 안된다는 얘기가 나오자 저마다 이불을 당겨 발을 가리는것이 보였다. 그것이 참 우습다고 여겨질무렵 갑자기 한쪽에서 누워있던 녀석이 크게 몸을 꿈틀하는 바람에 모두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정작 그 장본인은 허억 소리를 내며 경련을 했음에도 아무일없단듯이 잠을 자는것이였다. 태민이가 놀란 아이들을 보자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저런 경우는 모두들 경험했을거야. 자려고 누웠는데 마치 계단을 헛밟은것처럼 몸이 쑥 아래로 꺼지는느낌같은거. 별거 아닌건데 그런 얘기도 있기는해. 저럴때는 귀신이 데려가려고 양 발을 끌어당겼다고 우습지않냐?" 아이들은 너도나도 자신은 그런경험이 많다는 둥 적다는 둥 아직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다는둥 해가며 소란을 떨어댔다. 나도 그런경험이 있었던것같기도 해 웃음이 나왔다. 어제에 비해 오늘은 모두 피곤했던지 하나둘 이내 잠이 들기 시작했고 나중엔 결국 나와 경수만이 태민이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이런 다들 잠이들었네. 우리도 이만 자자. " 태민이도 피곤했던지 금방 얘기를 멈추었고 우린 곧 코를 곯아가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지난밤 그다지 늦게 잠든것같지는 않았는데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우리 모두는 약속이나 한듯 잠이 들었다. 때문에 돌아오는 길은 매우 짧게만 느껴졌고 처음 집을 나설때의 설레임처럼 이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도 설레고 있었다. 집에만 있을때는 엄마의 잔소리도 누나의 심부름도 지겹기만 했는데 나가서 고생해야 집이 소중한걸 안다는 말을 실감하며 난 집의 벨을 눌렀다. "누구세요?" "엄마. 나야" 철컹하는 소리를 내며 문이열리는 와중에도 인터폰안에선 엄마의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 소리만 들어도 엄마역시 날 보고싶어했다는 것을 알수 있을정도였다. 저녁식사때도 엄마는 맛있게 요리된 불고기를 내앞으로 밀어주시는 바람에 뾰루퉁한 누나의 투정을 들어야만했다. "우리 주호가 며칠새에 어른이 되서 온것같아요. 안그래요 여보" "주호가 원래 어른스럽잖소 . 허허 그래 별일은 없었냐?" 난 극기훈련에서 있었던 일들을 마치 우스운이야기처럼 들려드렸고 마지막에 볼펜이 서있었단 소리를 들으실땐 소리내 웃으시는 바람에 마음이 좀 상하기도했었다. 마치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시는것같았다. 아니 한가지 거짓말을 하고있기도했다. 난 그 일에 당사자가 나였다는 말을 할수가없었다. 걱정하실것같기도 하고 또 다른 반 친구들처럼 나를 이상하게 볼것같기도 했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였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 니 말 믿는다 . 무서웠겠구나. 하하하. 많이 피곤할텐데 어서 올라가서 자렴" 믿으신다고 말하시는 아빠역시 못믿고 계시는게 분명했다. 난 대충 씻고 방으로 올라가 침대에 벌렁 드러누웠다. 이제야 모든 긴장감이 풀려서인지 온몸이 늘어지기 시작했다.그대로 잠들어 버리고 싶었지만 내일 학교갈 준비를 해야만 했기에 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야만했다. 모든 준비를 끝낸 내가 불을 끄고 다시 침대에 누웠을때 난 세상에서 가장 편한곳이 내 집이구나 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하자 머릿속에 여행에서 있었던 일들이 몇가지씩 스쳐지나갔다. 머리로는 생각을 하는데 마치 내몸이 그것을 거부하는듯이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는것을 느꼈다. 나른한 행복감을 느끼며 내가 잠이 드는 순간 나는 마치 계단을 헛밟은듯이 온몸이 아래로 꺼지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다른때같으면 다시 그대로 잠이 들곤했느데 순간적으로 마지막날 태민이가 한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럴때는 귀신이 데려가려고 양발을 끌어당기는거래..] 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싱거운 자식이라는생각을 하며 몸을 틀려는 순간 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분명 무언가가 내 발목에 차가운 감촉을 내며 있었던것이였다. 웃음을 짓던 방금과는 달리 나는 화들짝 놀라며 이불을 걷어채고야 말았다. 그리고 난 보고말았다.. 내 발목에 메달린 것을.. [왜 그랬어... 왜 그랬어...] 눈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을 잃어가는 내 귓가에 그 소리만이 울리는듯했다. 내 발목을 잡은 차가운 손의 주인은 꿈에서 본 그 여자가 분명했다.. 소리를 질러야하는데.. 입이 왜 열리질않는거지.. 엄마.. 엄마.. 아빠.. 태민아.. 태민이의 말이 이런거였나... [그들은 항상 이쪽세계로 오고싶어하지.. 그래서 누군가 불러주기만 기다리지. 누군가가 불러야지만 그들은 올수있는거래. 처음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야지만 올수있는것이 어렵지 그다음은 어렵지가 않거든....누군가에게 죄를 진사람이 나중에 그 귀신이 자신을 괴롭혔단 얘기들있잖아..결국 죄를 진 사람의 죄책감이 은연중에 그들을 불러내는거지......] 출처 : 붉은 무당 벽돌집 작가 :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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