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양이나 개가 애완동물로서 사람과 한 공간에서 먹고 자고 놀고 하지만,
우리 어렸을 때는 어디 그랬냐.
짐승은 그저 밖에서 키워야 하는 것이었지.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어.
겨울이 되었지.
밖은 춥잖아.
그래서 이 녀석이 항상 부뚜막에 올라가서 고개를 그윽히 숙이고 추위를 피한 거지.
근데, 그게 한 달 이상 되니까, 그윽히 숙인 고개가 안 들어지더라.
항상 고개를 숙이고 있다 보니, 그 고개가 그대로 굳어버린 거야.
봄이 되어도 이 녀석의 고개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어.
그래서 아버지가 이 녀석을 방에 들이고는 항상 목을 주물러 주셨지.
주무르고 주무르고 주무르고.
여름이 시작될 무렵에 이 녀석의 굳은 고개 뼈가 풀렸지.
기억에 남는 고양이 한 놈의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