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우던 고양이가 어느날부터 뒷다리 2개를 못 쓰더라.
아마도 집앞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었던 모양이지.
항상 뒷다리를 끌고 다니니까 결국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살이 닳아 없어졌지.
그래서 임시방편으로 그 다리에 천을 칭칭 감아서 보호하기는 했다만.
내가 '비극'이라고 제목 붙인 이유는, 그 녀석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나서야.
천을 감은 그녀석이, 다치기 전에는 항상 가볍게 넘어다니던 뒷담을 넘다가 그만,
담과 건물 사이로 빠져버린 거지.
뒷발 2개가 말을 듣지 않는 상황에서
앞발로만 그 상황을 해쳐나오려고 '냐~오' 하며 버둥거리던...........
그 절박한 모습이 아직 기억난다.
그 이후로 그 녀석을 다시는 보지 못했어.
그렇다고 그녀석이 거기에 빠져 죽었다고는 보지 않아.
죽었다면 썩었을 것이고, 썩었다면 냄새가 났을 것인데, 아무런 기미가 없었거든.
빠져 나갔겠지.
그러나, 불구인 자기를 구해주지 않은(못했지만) 주인을 원망하며 어디론가 떠났겠지.
그녀석이 그 사이에서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해. 불쌍한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