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가을에 들었던 얘기다.집 구들장에 보일러 배관이 터져 며칠간 공사를 하기 위해 나는 그 며칠간 다른곳에 신세를 져야했다.
그래서 동생과 둘이 예전에 아버지와 친분관계에 있었던 곳으로 묵게 되었다.아버지가 건강하던 시절에는 자주 놀러가면 반겨주웠고 무척이나 귀여워 해줬던 기억이 있어 크게 신경 안쓰고 들어갔다.
그러고 첫날 저녁에 끼니를 하게 되었다.상에는 여러가지 반찬들이 꽤나 많았다 고기며 나물들 무척 배고파서 며칠굶은거 마냥 허겁지겁 밥을 먹는데 갑자기 시선이 심상치 않게 느껴진다. 뭐지? 특히나 고기쪽에 젓가락이 가면 친이모는 아니지만 이모라 불렀던 분의 뭐라 형용할수 없는 경멸,짜증 그런 표정을 짓고 있었다.나도 모르게 어느덧 젓가락은 채소들에게만 가게되었다.
첫끼니를 먹고 다음날 아침에 그 자리에서 도저히 밥을 먹을 자존심 아니 용기가 생기질 않았다. 그렇게 아침을 굶은채 등교길 교문앞에서 날 기달려 점심 값으로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한장 쥐어주는 어머니에게 차마 그런 얘기 못했다.그렇게 천원으로 컵라면사서 주린 배를 채웠다.
삼일 정도 있었나보다. 매일 저녁때 나와 동생에게 따로 저녁상을 반상에 차려주웠다. 제사상에서 나온거 같은 삼색 나물에 밥 두그릇이 놓여있었다. 저녁 늦게 들어오던 그집에 형이 그날저녁엔 일찍들어와 우리밥상을 보더니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