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두 분이 오셔서 말씀하시길. 지금 1차 끝나 가는데 끝나면 바로 오겠다고. 몇 명 보내고 나면 11명 정도 되는데 자리 예약해 달라고.
요즘 장사도 안 되는데 단체손님 예약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ㅋㅋ
10시 30분경. 드디어 단체손님 도착. 근데 인원이 17명 ㄷㄷㄷ;; 여자 16명에 남자 1명.ㅋㅋㅋ 엄청 바빠지겠거니 긴장하고 테이블 4개를 일자로 붙여줌.
안주 3개에 소주 시킴. 1차로 회식하고 와서 배 부른가보다 생각함. 근데 가게가 전쟁통이 돼 버림.ㅜㅜ
건배 할 때 마타 떼창으로 부서 구호와 화이팅 외치기. 게임하면서 떼창으로 마셔라!마셔라! 술이 들어간다! 쭉쭉쭉쭉!쭉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테야! 하며 소리 지르기. 한 명이 노래부르기 시작하면 어느샌가 떼창이 되고 몇 명은 일어나서 춤 추기. 술잔깨기, 술병 깨기, 물 엎지르기 등등.
그나마 다른 2테이블 제 지인들이라 그냥 웃고 마셨지. 일반 손님들 이었으면 시끄러워서 나갔을 듯. 게다가 장난치다가 옆 테이블 손님한테 몇 번 부딪히고 의자 밀어버리고.ㅠㅠ 그리고 그 손님들은 못 들었지만 난 들었음. "야~왜 자꾸 집에간다고 해? 가지마~ 저 옆에 남자들 4명이나 있네. 봐봐!" "아~됐어!! 안 먹어!!" ㅡㅡ;;; 성희롱까지.
이건 뭐 신입생 환영회 시즌에 대학교 앞 술집 분위기였음. 그래도 썰렁한 것 보단 시끌시끌한게 낫지 하면서 자위 함.
진짜 뜨악!! 했던건 밖에 담배 피우러 나갔는데. ⊙.,⊙ 야외 테라스에 테이블이 있는데 커플 손님이 있었음. 출입구에서 제일 가까운 테이블에 계셨는데. 테이블 당 의자가 4갠데 커플이 앉은 의자 빼고 나머지 의자 2개에 단체손님 중 여자 2명이 앉아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댐. 아니 무슨 합석도 아니고 그 테이블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냐고.ㅜㅜ 그 옆에 빈 테이블도 있는데. 커플 표정 썩은거 보고 바로 죄송하다고 하고 옆 테이블로 자리 옮겨 드림.
그 중 리더가 한 명 있는데 A라고 하겠음. 처음 도착해서 A가 날 보더니 깜놀 함. 제가 스포츠센터에 있을 때 회원.ㅋㅋㅋㅋ 반갑다고 막 호들갑 인사할 땐 좋았음. 술 한참 마시다가 A가 오더니 황도같은 서비스 안 주냐고 함. 당신들 배 불러서 안주 조금 시킨거 아니었어? 황도....아니 1테이블만 줄 수도 없고 4테이블을 어떻게 다 주냐고. 그냥 알겠다고 하고 안 줌.
그렇게 2시간 가량 가게는 돗대기 시장판이 됐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손님들 가는 시간.
A가 계산대 앞으로 옴. "얼마에요?" "83,000원 입니다." "어머! 쿨피스 3개 다 찍으신 거에요?" "네~" 우리 쿨피스 450ml 짜리야. 이거 하나 팔면 400원 남는다고.ㅜㅜ
"3,000원 깍아주세요." "죄송합니다." "헐...." 계산하고 카드와 영수증 주니까. "이거 쿠폰 주시고요. 4개 찍어주세요." 저희 가게 쿠폰이 2만원 당 1개씩 도장. 도장 10개 모으면 안주 아무거나 1개 무료.
그렇게 쿠폰을 받아 들고는. "감사합니다~안녕히 가세요~" 라는. 저의 우렁찬 인사를 쌩까고는 고개를 휙~돌려서 나가버림.
어제도 평화로운 우리가게.ㅜㅜ 오늘도 평화로울 우리가게.ㅜㅜ
혹시나 오해하는 분들 있을까 노파심에 요점 정리.
진상 손님이라고 한 이유.
1. 17명 와서 83,000원 먹은건 문제 없지만 황도를 서비스로 달라하고, 계산할 때 쿨피스 3개를 계산했다며 불쾌해 하며, 3,000원을 깍아달라 했다.
2. 다른 손님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떠들고, 밀고, 깨고, 엎지르고, 노래부르고, 춤추고, 성희롱에 술 마시는 커플 테이블에 멋대로 앉아서 담배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