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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이 과연 학생들의 왕따문제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
게시물ID : sisa_157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날것
추천 : 4
조회수 : 438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01/03 16:53:38
만약 과잉경쟁지상주의의 폐해와 그러한 사회의 축소판으로 형성된 교실 내에서의 계층문제가 왕따문제의 본질이라면,

그리고 교사가 그러한 계층관계의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면,

그들에게 체벌을 가함으로써 왕따라는 범죄를 억제하고(연구결과로 증명된 적은 한번도 없지만), 그들의 관계성을 억제함으로써 일단 덮어두고 버티는 것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까?

최근들어서 급증하는 추세의 청소년범죄라고 생각되나? 그게 아니라, SNS의 발달과 사람들의 사회를 둘러보고 관심을 갖는 경향의 증가로 인해, 즉 사회 소외계층을 살피게 된 일환으로써 겨우 재조명받게 된 것이다. 10년전, 20년 전에도, 그 한참 전에도, 왕따 폭력으로 인한 음독자살시도와 같은 기사와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달라진 점이라면 드디어 그것이 사회문제로 불거졌느냐 아니냐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사회문제 해결의 맥락으로 이 문제를 짚어봤을때, 정말로 체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까?

만약 정말로 그랬다면, 모든 학교문제는 체벌 하나로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건국이래, 60년동안 지속되었던 체벌의 역사에서, 왕따문제는 언제나 끊이질 않고 있어왔다.

체벌은 선생님 스스로가 '벌을 내렸다' 라고 자기만족하게 만드는, '선생다운 일을 했다' 라고 믿게 만드는 자기최면일 수도 있다. 그 문제가 해결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 라는 것은 논외로, 선생 스스로의 화를 풀게 만들기 위한 일시적이고 억제적인 해결수단일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스스로 옳은 일을 했다고 자기위안하게 만드는 진짜 '위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벌은 문제해결을 위한 수단이다. 폭력에 대한 벌을 가하기 위해서 또다른 체벌은, 그들에게 정당성을 줄까? 그들이 열을 올리며 '왕따'와의 범죄를 선언하는 와중에도, 그들의 눈을 피해 벌어지는 또다른 폭력과 억압은, 교실 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곳곳에서 비명소리를 울려 퍼트리고 있다. 비록 그것이 의도적인 은폐가 아닐지라도, 그들이 학생들을 제대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지, 그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응대하고 있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고개를 갸우뚱하겠다.

오히려, 그들이 정말로 학생들의 관계를 제대로 알고 관심을 갖기 쉽게 만들도록, 그러한 여건과 시간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자면, 교사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여건의 재조성과 교육계에 대한 예산의 확충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사회구조를 보자면, 특성화, 자사고와 같은 엘리트 사학계열 중, 고등학교의 육성을 비롯한 계층분열적인 영리학교의 육성, 즉 신자유주의 적인 교육정책을 지속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현 정부의 특성상 말이다.

언제나 교실은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사회에서의 미래가 불투명한 아이들이, 교실 내에서라고 정서적으로 안정적일 리가 없다. 그러한 불안감과 계층구조에 대한 인식이, 순수했던 아이들을 '괴물'로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본질이다.

사회에서 먼저 보여주어야한다. 큰 힘을 가지고, 그 힘을 자신의 이기심과 쾌락을 위해서 사용한 괴물들이, 온갖 편법과 탈세, 부정부패와 비리를 은폐한 그들이 까발려졌을때 어떤 비웃음과 야유을 받는지, 자신의 자본과 힘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을 시에 어떻게 처벌받는지, 사회에서 반드시 보여주어야한다. 이러한 사회 정치적인 상황의 변화는 분명히 묵시적으로 학생들에게도 커다란 충격을 준다. 그리고 사회에 진출했을때에, 아이들 스스로가 확신할 수 있는 길이 있고, 길을 보장해주는 잣대와 진실이 바로서있는지, 그것부터 확신시켜주어야한다.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고, 남들에게서 제한받을때에 분노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적극성을 가르쳐야한다. 나는, 체벌에 길들여져있는 학생들이 자라서 이런 적극적인 참여의 삶을 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사회에 나가면 어른이 된 괴물들에 대한 다양한 처우가 있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게하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격리시키는 것이다. 학생들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른 '괴물'이 되었나, 아니면 아직은 무엇이 기준인지 잣대를 가질 수 있는,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인가. 그들을 관심있게 지켜본 사람들 만이 알 수 있다.

교사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위해 체벌이라는 정당성 없는 수단 말고 다른 것을 고민해보고, 그것을 서로 의논하자고 하는 것이 '위선'이라면, 기꺼이 '위선자'가 되겠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람들이 전부 체벌의 대안적인 시스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면, 그 해결책은 벌써 나오지 않았을까. 외국의 좋은 대안시스템도 많이 있고 말이다. 당장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체벌을 부활시키자니, 지나치게 근시안적인 생각이 라고 본다.

모든 사람들은 사회와 교육과 자신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으므로, 곰곰히 고민하고 의논해야한다. 그것이 이 사회에 사는 주인으로써의 주인의식이다


왕따문제가 불거질때마다, 체벌이 부활해야한다고 베플에 자주 올라오는 걸 보고 짧게 씁니다. 교육계에 필요한건, 체벌이 아닌 근본적인 시스템의 변화입니다. 그 변화는 인식의 변화와 투자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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