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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사랑이야기 (스압/진짜완전스압주의)
게시물ID : gomin_15798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ZlY
추천 : 10
조회수 : 433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1/19 00:50:55
 우리가 처음 만난게 초등학교 5학년 봄이였던가.. 


아버지의 회사발령으로 서울에서 경상도 어느 소도시로 이사를 왔고, 나는 학년 당 3-5개 정도의 작은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서울에서 온 게 신기했던 건지 
표준어를 쓰는 게 신기했던 건지 
다행히도 전학 첫날 어려움없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몇일 시간이 지나고 반 애들 하나하나 성격이 파악될때쯤
그때부터 였던것 같다. 

그 애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게.. 
특출나게 이쁜애도 아니였고 하얗지도 않았다. 
조금 그을린 피부에 붉은기 도는 반곱슬머리에 
잘 웃지도 않았던.. 

그냥 내 기억속 첫 이미지는 그랬다. 




반 친구들중 장난이 심하던 남자애들은 
그 아이에게 아빠가 없다고 종종 놀려댔고 
선생님은 그 친구 아빠는 외국에 계신거라고 했다. 

하지만 그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바 없는 애들은 
계속 놀렸고 우리학교에서 싸움을 잘했던 친구가 방과후에 
놀린 애들을 때려줬다. 

그 뒤로 그 친구의 아빠에 대한 놀림은 게눈 감추듯 사라졌다. 

알고보니 싸움잘하던 그 친구의 무리(그룹)에 그 여자애가 있었다.  
그 아인 그림을 잘그려서 큰 대회에서 항상 상을 받았다.  
그런데 산수를 지지리도 못했다.  
산수만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공부를 지지리도 못했던것같다. 

한번은 그 애와 짝이 됐었는데 선생님이 산수문제를 내줬는데 못풀고 끙끙대서 내가 방식을 가르쳐줬는데도 
이해조차 못하더라. 

어린마음에 얘는 바본가? 하는 생각을 했던 적도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주번을 끝내고 집에 가는길에 
운동장에서 놀고있는 그 얘 무리를 봤는데 웃는얼굴을보니까 그냥 심술이 났다. 

다음날 무슨 과목 시간 분단을 만들어 앉아 
선생님의 질문에 지목 당한 학생이 일어나 대답하는 식의 수업이였는데 그 애가 걸렸고 역시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며 내 눈만 쳐다보고있었다. 


내가 항상 입모양으로 가르쳐 줬는데 심술이 나서 가르쳐주지 않았다. 
대답 못하고 앉은 그 아이에게 공부를 가르쳐주겠다고 
방과 후 남으라고해서 1:1 과외도 했었다ㅋㅋㅋ 

근데 몇일하더니 못하겠다고 하며 다시 신나게 놀더라.  


그렇게 또 짝이 바뀌었고 그 아이와 멀리 떨어져 앉게됐고 
다시는 짝이 되지못했다.  
시간이 흘러 6학년이 되었고 
나는 그 아이와 다른반이 되었는데 그 아이와 어울리던 무리에서 발육이 남달라 인기가 많았던 여자애와 같은 반이 됐다. 


 어느날 학교 마치고 집에 갈려는데 
그 얘가 우리반에 와서 나에게 초콜릿 상자를 줬다. 
발육이 남다른 친구가 너 좋아한다고 전해달라그랬다면서. 


그날 처음으로 둘이 같이 걸었다. 
무슨 얘길 나눴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노을지는게 예뻤고 깔깔거리면서 그 아이 집까지 데려다줬던게 기억난다.  


다음날 학교를 가니까 내가 발육좋은애랑 사귄다고 소문이 났다. 
나는 맞다 아니다 그런얘기도 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사귀는 사이도 아닌사이도 아닌 애매모호한 그런 관계가 되었다. 
그러다보니 그 무리와 자연스럽게 어울리게됐고 
그 아이와도 매일 놀수있었다. 

6학년이 끝날 무렵쯤 그날도 운동장 정글짐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시덥잖은 얘길하며 놀다가 비밀터놓기 같은걸 하게됐는데 그 아이가 좋아하는 애가 있다고 해서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 

남자애들은 누구냐고 캐물었고 대답하기싫다며 
도망치는 그애를 잡으려 이리저리 쫒아다니다가 
소각장 뒤에 숨은 그 앨를 발견했다.  


또 도망치려하길래 손목을 꽉 잡은채 물었다. 

"너 진짜 누구좋아해?" 

그러자 그얘가 씩씩대며 내 손을 뿌리치며 "너!!!" 라고 말하곤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어린마음에 그날 한숨도 못잤던거 같은데 

다음날 학교에 오니까 싸움 잘하던 친구랑 그얘가 사귄다고 소문이 났다. 
나는 그날 이후로 그 무리와 어울리지않았고 
그 아이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졸업했다. 


겨울방학과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우연히 버스안에서 
그아이와 마두쳤다. 
길던 머리를 단발로 댕강 잘랐고 빨간색 목도리를 하고 까무잡잡하던 피부가 하얗게 변해있었다. 


 그날 눈이내렸다. 


그 아이와 같은 중학교를 갔다. 
종종 복도에서 마주쳤지만 인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아이가 나를 지나쳐 갈때면 희미하게 담배냄새가 났다. 

나는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됐고 곧 잘했다.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농구를 했다. 
가끔 수업중에 창문밖을 내다보면 그 아이는 체육복을 입고 운동장 쓰레기를 줍고있었다. 


우리는 교무실에서 자주 마주쳤다. 
나는 반장이였기 때문에 자주 갔고 그아인 사고를 쳐서 자주갔다. 


체육시간이 일주일에 한번씩 겹치는 날엔 
그아이는 수업에 참가하지않고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거나 누워있거나 하는게 대부분이었다. 

도무지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멋대로 행동하는것 처럼 보였는데 이상하게 친구가 정말 많았다. 
초등학교땐 항상 무표정이었는데 중학교땐 항상 웃는 얼굴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3학년3교시를 앞두고 그 얘가 우리반 앞에 나타났다. 
남학생 반앞에 여자애가 알짱 거리니까 남자애들이 수근거리고 낄낄 거리고 난리였다. 
그 얘는 나를 불러냈고 초콜릿 상자를 줬다. 

그때처럼. 
친구가 좋아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면서. 



나는 필요없으니까 가져가라고 다시 내밀었고 
그 아이는 상자를 받지않고 나를 올려다봤다. 

 "아 가져가라고!" 


짜증섞인 소리로 상자를 한번더 내밀었고 
그 아이는 상자를 뺏어들더니 우리교실로 들어와 쓰레기통에 집어넣고 뒤도돌아보지않고 가버렸다. 


반 친구들은 무슨일이냐며 거머리처럼 달려들었고
쓰레기통을 뒤져 상자를 열어 쪽지를 읽고 낄낄 거렸다. 

그냥 짜증이 났다.  

그아이가 주는 선물이 아니여서 그랬던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화가났다. 


다음날 학교에 오니까 전교에 소문이 났다. 
내가 그 아이를 찼다고. 무슨영문인지 몰랐다. 물어봐야했다. 


나는 그 애 반에 찾아갔다. 
그애는 교실에 없었고 나는 교실 앞문앞에서 계속 기다렸다. 
종이 치기 전 쯤 그 애가 교실앞에 나타났고 
나를 무시하고 들어가려하길래 손목을 잡았는데 뿌리치더니 
손에 들고있던 딸기우유를 바닥에 떨어트리곤 발로 콱 밟아 터트렸다.  



교복바지가 엉망진창이 된 채 교실로 돌아왔다. 
소문은 삽시간 퍼졌고 점심시간에 같은반 애들이 와서 
어제 니가 차놓고 왜 오늘 차이고왔냐고 물었다. 


나는 그 애를 찬게 아니라 걔 친구를 거절한거라고 말했는데 어제 초콜렛상자 안 쪽지에는 걔 이름이 써져 있었다고 했다.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터질것같았다.  
첫눈에 반했던것도 아니였고 이상형도 아니였는데 
그 순간 알았던것 같다.  


저 아이가 내 첫 사랑이구나. 




나는 수업이 끝나고 곧바로 교문앞에서 기다렸는데 
끝내 그아이는 보이지않았고 한동안 학교에서 그아일 만나지 못했다. 



그렇게 어떠한 말도 못하고 시간이 흘러
한두달 후에 우연히 복도 저만치 멀리서 봤지만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중학교를 졸업하고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그 아인 고등학교 입학한 후 얼마있다 자퇴했다는 소문이 들리고 그 후로 소식이 끊어졌다. 

나는 서울에 대학을 들어갔고 
여자친구도 생기고 대학생활을 잠시 만끽하다 
군대를 다녀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을때 초등학교근처 동네 한 호프집에서 우연히 그 아이를 또 만나게 되었다. 


머리가 많이 길었고 화장도했다. 
그 꼬마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그날 술한잔 하면서 그날 못했던 얘길 나눴다. 
너 인거 몰랐다고 미안했다고. 그러자 그 아인 이미 지나간일인데 사과 할필요없다고 했다. 
이런저런 옛날 얘기를 하며 한참 얘기를 했고 그 아이는 꿈에 내가 자주 나왔다고 했다. 


나는 그 말에 또 두근 거렸는데 내색하지않았다.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다가 그 아인 많이 취한거 같다며 번호를 알려주고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우린 같이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드라이브를 했다. 
그 다음날도. 그 다다음 날도.. 


나는 그녀에게 고백해야겠다고 생각이들었다. 
그래서 얼마후 주말에 약속을 잡고 서울에서 내려왔는데 그날 그녀는 내게 작별인사를 했고 나는 고백을 하지 못했다.  




그 아인 몇일후 외국으로 떠났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그 아이 아빠가 외국에 있다고 했던게 진짜였다. 
그 아인 고등학교 자퇴 후 바로 외국으로 갔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나는 몇번의 연애를 했고 몇번의 이별을 했다. 
또 그 아인 잊혀졌다. 
나는 대학을 졸업했고 취직을 했다. 
휴가때 마다 한국이며 외국이며 여행을 다니며 그렇게 살다보니 20대가 끝나가고 있었다. 

29살 마지막을 이렇게 보낼수 없다며 친구들과 호들갑을 떨다가 스물아홉 여름에 라오스로 떠났다. 
라오스 밤늦게 도착한 친구들은 뻗어버렸고 
나는 테라스에서 캔맥주 한캔을 마시며 피곤함을 식히고 있었고 아래 1층에서는 외국인 여자가 혼자 연못에 발을담구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달빛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다음날부터 우리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여행하고 술을마시고 신나게 놀았고 방비엥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넘어가기위해 벤을 탔는데 저 멀리서 자기 몸보다 더 큰 배낭을 매고 그녀가 걸어와 벤으로 다가왔다.  



처음엔 꿈인가 싶었다. 
어떻게 여기서 널 만날수가 있지 생각했다. 
잠시 멍 해져서 가만히 보기만 했다. 



그녀가 내 시선을 느낀건지 나를 쳐다보았고 눈이 마두치자 활짝 웃었다.  



"오랜만이다!"  


어이없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노란염색된 머리였다. 
그녀는 혼자 여행중이라고 했다. 
베트남에서 여행하고 라오스로 왔다고했다. 


우리는 루앙프라방에서 3일동안 붙어다녔다. 
내 친구들도 그녀를 좋아했고 재밌게 놀았다. 

그녀는 펍에서 맥주를 마시다가도 노트에 그림을 그리거나 했다. 
여전히 그림을 잘 그렸다. 
그 아이는.. 그녀는 빛이 났다. 
멋지게 자란 느낌이였다. 


3일이 끝나는 마지막 날 밤 강을 따라 걷다가 
나는 그녀에게 고백했다. 
니가 내 첫사랑이고 내 첫사랑이 멋진여자가 되서 나는 정말 좋다고.. 
이런식으로 말했던것 같다. 


그녀도 내가 첫사랑이였다고 했다.  
아직 또렷히 기억하는 말은


 "내 첫사랑이 내가 첫사랑이라서 다행이네" 


우리는 손을 잡고 숙소로 돌아왔고 
다음날 우리는 한국으로 그녀는 자기가 살던 나라로 돌아갔다. 








우리는 해외 장거리 연애 2년을하는 중이고 
올 여름 니가 꿈꾸고 내가 꿈꾸던 소박한 결혼식을 앞두고 이있다.  



너와 나에게 수많은 타이밍이 있었고 
너도 나도 애써 타이밍을을 잡으려 하지 않았지만 
결국 너는 내 옆에 나는 네 옆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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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와서 첫사랑이자 지금의 여자친구이자 곧 신부가 될 그녀에게 우리얘기를 써주고 싶어서 기억을 더듬어 써봤는데 빠진 얘기도 속마음도 많지만 잘 정리해서 노트에 써서 전달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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