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였던가
세아리기도 어려워질 정도로 오래되었다.
자리를 지키고 서있노라면
이내 낙엽 한 장이라도 떨어뜨릴 것만도 한데
흩내릴 낙엽조차 남지 않았다.
언젠가
무성히 푸르른 자태를 자랑하던 때가 있었던가
새들이 둥지를 틀고
과수를 영글게 하던 때가 있었던가
기억의 저편에서 세피아 색으로 아련히 떠오를 듯
차마 기억을 덮는다.
퍼석하다
물기를 머금어 단단하던 것은 없고
찌든 태양을 혼자 다 받은 냥
거대한 늙은 몸뚱이는
하염없이 바스러진다.
어디서 부터 였을까
휘몰아치는 거친 세월을
온몸으로 받아 이겨내었건만
조그만 개미하나가 서막이었을까
이내 속은 공허해졌다.
가진 것은 없고
말라 비틀어진 가죽같은 겉모습만 남았을 뿐
생기가 없으니 미련도 없노라
누군가 장작떼기로 쓰려거든 베어라
이제라도 따뜻해 지고자 하나니
---- 개인당 두 편까지는 된다고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