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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readers_1580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어그린스★
추천 : 2
조회수 : 17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0 23:11:06
향기롭던 날은 그리움으로
잊혀진 앞뜰에 묻어두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시선
울먹이는 머리에 눌러 붙인 채
차가운 현관 밀치고 밖으로 나서면
어슴푸레 밝아오는 새벽
이불 속으로 파고들며
일주일을 낑낑 넘던 어린 나는
어느세 익숙히 계절을 타고날아
한해 전 떠나보낸 바람을 다시 맞는다
두꺼운 치마 아래 추위로 경련하는
불쌍하고 쓸쓸한 나의 종아리
무심히 휘도는 푸른 공기는
익숙한 슬픔의 향 뱃속 가득 채우고
찬 바람에 두둑해진 내가 또 멍하니
그 때의 바람
아, 니가 다시 와 주었구나
새삼 들이 마셔 보는 모든 나의 앎.
기억을 씹으며 떠가는 머리 위에는
끝도 없는 파란 하늘이 시리고
덜컹이는 마음 속 어느 모서리
온 밤을 울어 넘긴 아이 아리다
절대 끝나지 않을 것 처럼
마냥 기분좋게 사각거리던
나의 푸른 날이 지난 자리에
마지못해 뒹구르는 어린 낙엽이
내 눈망울 슬픈 별을 다시 틔우고
심술만 늘어간 어른 가슴 속
미처 태우지 못한 눈곱과 부스러기들
바스라질 때를 놓쳐 홀로 남은
플라타너스 한장에 담아 으깨 보아도
언제나 마지막엔 속절없이
나만 홀로 퉁퉁 부은 채
외로이 더운 집 향해 걷는 까닭은
미소가 찌르르한 너와 걷던 그 시절
나에게 불어 오던 그 날의 바람이
다시는 내 머리칼을 쓸며 지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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