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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시각
게시물ID : baby_158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zzxx
추천 : 11
조회수 : 596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6/08/14 00:42:29
어제 연차를 내서 가까운 계곡에 물놀이를 갔어요

남편이 계곡에서 물고기 잡아다가 아들한테 보여주고싶다고

마트에서 플라스틱 통발통같은거 사서 갔는데

물고기 사이즈가 생각보다 작아서 그런지

통발장소를 잘못골라 그런지 한마리도 안잡히더라구요ㅠㅜ

큰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한마리정돈 잡히겠지했는데

체크할때마다 허탕치니까 남편이나 아들이나 내심

서운해했는데 저희 옆쪽에 자리잡고있던

어떤 아이아버지께서 나뭇가지로 대충 만든 낚시대로 

물고기를 낚아버린거예요ㅋㅋ 

저랑 아이가 신기해하니까 한번 만져보라고 저희쪽으로 와서

물고기 건네주셔서 만져보고 곧 바로 살려주긴했는데

남편은 또 그걸보고 열심히 자리도 옮겨가며 통발을 설치했지만 아쉽게도 실패ㅋㅋㅋ

남편이 통발 살때까지만해도 엄청 들떴었는데 

생각대로 안되니까 조금 실망한 것 같아 괜히 장비탓을 하며

(옆에 계셨던분은 된장미끼에 나뭇가지낚시대였지만ㅋㅋ)

어쨌든 물고기는 포기하고 신나게 물놀이하다 돌아왔어요


근데 돌아오는길에 네살짜리 아들이

"엄마 오늘 물고기 만져봤지~? 재밌었어 근데 아빠는 못만졌어 물고기 못잡아서"라고

팩트공격?을 하길래ㅋㅋㅋㅋ

남편이 또 상처받을까봐

 "응 오늘은 우리가 운이 없었나봐~"하고 얼버무리는데

"아니야 물고기들이 우리가 무서웠나봐 귀엽게 이렇게하고 가면 물고기가 올거야"

라면서 손으로 토끼흉내를 내며 귀여운 포즈를 하는데 

1차 심장 어택ㅋㅋㅋㅋㅋ

"아빠가 물고기한테 이렇게 인상썼잖아 그래서 물고기가 무서워서 도망갔어" 하면서

나름 인상 쓰면서 양손을 들고 잡으려는 시늉을하는데 

2차 심장 어택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남편이 생각만큼 물고기가 잡혀주지 않으니까

통발확인할때마다 인상쓰고 설치할때도 나름 진지하게하느라

무표정으로 했었더라구요

반면 옆쪽에 계셨던 아기아빠는 딸들이랑 대화하시면서

막 웃으면서 낚시대를 던지고 저희한테도 친절하게 해주시니까

아이한텐 그게 인상이 깊었나봐요ㅎㅎ

나름 아들한테 멋진 아빠가 되고싶은 욕심에

열심히 통발설치하고 했지만 정작 아이 눈에는 그 과정이

뭔가 제대로 안돼서 화난 아빠의 얼굴로 기억에 남은것같아

내심 충격받고 앞으로 조심해야겠단 생각을 했어요

온전히 아이를 행복하게해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었지만

아이입장에서는 현재의 그 과정만을 보고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행동들에 반성하기도 했구요

앞으로 또 이런 실수가 의도치않게 반복될 것 같은데

그때마다 나를 바로잡아야할까 아이를 설득시켜야할까 같은

앞으로에 대한 걱정 또한 하게 해준 대화였어요

아무렇지않은 대화였지만 마음에 강렬하게 남아서

글 끄적여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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