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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발發축제] 시발, 나에게
게시물ID : readers_15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이상
추천 : 0
조회수 : 18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9/20 23: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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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오라  

그 발 내밀어 한 걸음만 더 나에게 오라  

누군가 그어 놓은 금을 넘지 못 하듯 
누군가 맞춰 놓은 열을 흐트리지 못 하듯 
누군가 하릴없이 나를 쏘아볼까 
누군가 소리없이 나를 비웃을까 
그럴까봐
나는 
발을  
뗄  
수  
없었다  

심장이 뛰어 귀가 울리고 
마른 침이 목구멍을 넘어가지 못 한다 
나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없다 

나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으나 
마른 침 하나 목구멍으로 넘길 수 없으나 
내 온 신경  털 끝  하나까지 
너를
향해
있다 

나에게 오라 
  
한 걸음만 더 나에게 오라  

네가 나에게 한 걸음만 내딛어 준다면 
나는 온 몸으로 너에게 가리  

제발 
부디 
한 걸음만 더 용기를 주라  

한 걸음만 더 나에게

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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