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스메]감당 안되는 그녀#11~#15
게시물ID : humorbest_158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메
추천 : 20
조회수 : 632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02/09 22:11:59
원본글 작성시간 : 2007/01/27 20:10:51
#11-그녀와의 첫날밤[?]-

뜨악~~~~!!!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인가...ㅠㅠ 오 하느님 아버지...

좀 이른 거 아닌가-_-? 흠흠 원래 다희가 좀 화끈하지...^^

참 좋은 스타일을 가졌단 말이야...*-_-*

다희가 한 방에서 자잰다~!! 동네 사람들 저 장가가요~!!!

흠흠 긴장되서 어떡하지-_-? 그러고 보니 우리 나이도 생각해 봐야 되고...

미성년자인데...어떡하나 경찰에 잡혀 가는 건 아니겠지-_-?

이렇게 나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는 동안에 다희는 계단을 올라가며

나에게 외쳤다.

다희 : “오빠 안 잘 거야?”

나 : “아니...^^ 가야지~~^o^/ 오빠 간다~~”

그렇게 방으로 들어간 나는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정말 방은 항상

주인이 살고 있는 방처럼 말끔하고 깨끗했을 뿐더러 시설이 엄청났다.

TV, 비디오, 냉장고, DVD, 컴퓨터 비데, 오디오 등등 정말 없는 게 없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와인진열장....캬~~기가 막히네~~

원래 알콜이 들어가야 기가 막히는 법~!!

물론 이불은 아줌마의 넌센스로 두 자리가 깔려 있었다.

‘이 아줌마 센스하고는-_-^’

나 : “우와~~여기는 어떻게 된 게 없는 게 없냐?”

다희 : “오빠 피곤하다며? 안 잘 거야?”

나 : “어? 어 자야지...좀 구경 좀 하고...^^

그...그런데...다희야 왜 한 방 쓴다고 했어? 방은 널려 있는데...”

다희 : “-_-^ 그 소리 왜 안 하나 했지...오빠는 줘도 못 먹으니까^^

그냥 믿는 거지 뭐 ^.*~”

[빠직...빠지직...]->뇌 빠개지는 소리-_-;;

‘오빠는 줘도 못 먹으니까...줘도 못 먹으니까....줘도...줘도...~.~

뭐야~!! 나를 완전 무시하는 발언이잖아~!! 엄연히 나도 X달고 태어난

남자란 말야~!!‘

남자로서 저런 소리를 들으면 대게는 굉장히 자존심이 상하게 마련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_-^

그렇다면 저 말을 묵살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먹어[?]줘야 한다는

건가*-_-*? 정신적 충격이 크다-_-;;

나 : “너 그 말 진심이냐? 그럼 너는 그렇게 믿어라...나는 책임 없다...

그렇게 믿은 너의 잘못인 거야!!”

다희 : “마음대로 하세요...ㅋㅋ”

‘아...젠장 확신하고 있다-_-;;’

이러면 전세가 불리해졌다...다희는 나의 심리를 꿰뚫고 있는 것이다.

저런 말을 함으로써 더욱더 확고히 안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전략의 대가이다-_-^

나도 새로운 전략으로 돌입해야만 한다...

나 : “이야~~여기 냉장고 안에 없는 게 없네...우와 여기 술도 봐봐...

이건 무슨 술이지? 되게 비싸 보인다...잠도 안 오는데 한 잔만 마시고 

잘까나...? 다희야 이 술 마셔도 되냐?^^;;”

‘[스윽]반응이 어떨런지??’

잔다 ━┏ 김빠져-_-; 그래 나는 어딜 가서도 무시당하는 존재였지...OTL

‘그러고 보니 다희의 자는 모습을 보는 게 이번이 두 번째구나...’

‘처음 다희를 봤을 때도 좀 지저분하긴 했지만 이렇게 아기처럼 자고 있었지..’

다희는 그냥 아무 거리낌 없이 나란 사람을 앞에 두고 자고 있는 것이다.

나를 믿으므로 가능한 일이 아닐까? 어떻게 이렇게 철썩같이 믿고 있는

아이를 건드려줘야만 한다-_-^ 응-_-?

빨리 내 속에 있는 악마를 물리쳐내고 가까이 가서 다희를 쳐다보았다.

다희는 정말 자는 모습이 이뻤다. 지금까지 지나온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참 짧은 시간들이었는데도 다희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희의 뽀얀 이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 주었다.

역시나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끼는 나였다. 정말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이런 게 사랑인가 보다...나는 사랑을 믿지 않을 뿐더러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느낌을 받아본 적조차 없다. 그런데 이런 거였나

보다...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심장이 떨리는 것...

나도 조용히 다희 곁에서 잠들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어 버렸다.

다희 : “꺄악~~~~~~”

나 : “으악~~~뭐...뭐야-_-? 왜 그래?”

다희 : “무슨 짓 했어 나한테?~!!!”

나 : “무...무슨 짓??? 무슨 말도 안되는 상상 하지 마!!

다희 : ”왜 바로 옆에 붙어서 자고 있냐구?!!!”

나 : “아~~그냥 잠든 거야~!!!뭐라고 말을 해야 되냐-_-?”

다희 : “그게 말이 돼~!!!짐승~!!!”

그렇게 말하고 다희는 방을 나가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좀 말이 안 되긴

했지만 진짜 잠든 걸 나보고 어쩌라고-_-? 나는 뭐 잠들고 싶어서 잠들었

나-_-;; 바로 옆에서 너같은 여자애가 자고 있는 걸 보고 있어야만 했던

나의 고생도 좀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_-^

‘저년 분명히 아무일도 없는 거 알면서도 나 당황하게 만드려고 일부러

저러는 거다-_-^ 아무리 그래봐야 나는 할 말이 없으니.ㅠㅠ’

커튼을 걷으니 어느새 새하얀 아침이 밝아 있었다. 대형 블라인드를 걷으니

창문 너머로 눈부신 바다가 보였다. 왜 전망좋은 집이 비싸게 팔리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정말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가서 다희나 달래줘야겠따-_-;;’

나는 방문을 열고 아랫층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다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희 : “싫어~!! 싫다구!!”

‘왜 그러는 거지? 아침부터? 신경이 날카롭네...’

다희 : “다시는 전화하지 마! 알았어?!”

~달칵~

다희는 신경질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도대체 무슨 전화였을까?

나 : “다~~희야~~내가 잘못했어~~내가 괜히 옆에서 잠들어서는...

내 잘못이야^^ 용서해주라...^^”

난생 처음으로 여자한테 애교를 부렸다-_-;; 식사를 아직 미처 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도 내가 이럴 줄 몰랐다...

그만큼 다희는 내게 특별했나 보다...

다희 : “아니야...”

저 한마디를 남기고 휙 돌아서 화장실로 가버리는 다희....

뭔가 잘못됐다. 저런 다희의 모습은 처음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아침식사를 기다리는 내내 나는 초조하게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5분 정도 후에 화장실에서 나오는 다희...나는 순간적으로 섬뜩함을 느꼈다.

다희는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한테 다가오고 있었다.

아까만 해도 그렇게 신경이 날카롭고 우울해 보이더니 갑자기 어떻게 된

걸까? 나는 마치 이중인격자를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만약 연기라면 정말 대단한 내공연기였다.

다희 : “오빠 배고프지? 빨리 아침 먹자^^”

나 : “으...응...그래...;; 괘...괜찮아??”

다희 : “뭐가?^^”

나 : “아...아니야...^^ 그래 먹자...;;”

나는 밥을 먹으면서도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불안한 느낌이

몸을 엄습해 오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

덕규 찾아오는 거 아냐-_-? 에이 설마 센스없게 그 무식쟁이가

여기를 찾아올 리가 없지-_-;;’

어제 긴장한 탓에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밥을 먹고 나니 잠이 몰려왔다.

나 : “다희야 미안한데 나 조금만 더 자면 안 될까?^o^?”

최대한 밝게-_-^ 깜찍하게-_-^

다희 : “좀 있다가 자면 안될까?”

나 : “지금 너무 졸린데...^^;;”

다희 : “그래 그럼 눈 좀 붙여^^”

나 : “고...고마워~!!!”

너무 오반가-_-?

얼마쯤 잤을까...갑자기 아줌마의 급히 깨우는 소리에 잠이 깨 버렸다.

아주머니 : “이봐 학생...다희 아가씨 좀 찾아봐요...”

나 : “에이~~엄마 좀만 더 잘게..5분만...으...응?..네???뭐라구요???”

#12-감당 안되는 그녀-

나 : “에이~~엄마 좀만 더 잘게..5분만...으...응?..네???뭐라구요???”

아주머니 : “혼자서 나가신지 꽤 됐는데 아직도 안 들어오셨단 말이에요...

아이구 이 추운 날씨에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시는지.....“

나는 이 순간 아까부터 내가 느끼던 그 불안함 느낌이 확 밀려왔다. 

‘도대체 어디를 간 걸까? 또 나를 놀리는 걸까?’

나는 옷을 대충 챙겨입고 급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일단은 지리를 전혀 모르는

곳이니 생각을 해야만 했다. 다희가 어디로 갔을까? 내가 다희라면...

아 모르겠다. 정말 다른 건 몰라도 다희의 속에 들어가 생각해 보는 것은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다희에 대해서 이렇게 모르고 

있었던가...다희에 대해서 좀 더 알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내가 너무나

저주스러웠고 후회스러웠다.

그 애라면 그렇게 예쁜 애라면 그렇게 부자여자아이라면 나쁜 사람들에게

붙잡히거나 납치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스메야...침착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일단은 어제 갔던 그 바다에 모래사장을 가 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아 어디로 간걸까? 지금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너무 이른가?’

그렇게 돌아다니길 한참 후...갯바위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도중 나는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게 뭐지?’

나는 그 물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게 다희의 신발이라는 확신을 점점 가지게

되었다. 다희의 신발이 틀림없었다. 

‘보통 자살을 하는 사람들이 신발을 벗어놓고 하던데...그런 설정에 딱 맞다면

다희라면 그런 설정을 꿰뚫고 있을 거야...그래 이건 나를 놀리기 위한..!!’

나 : “다....다희야...어디 있어? 여기 근처에 숨어 있는 거 다 알아~!

나 많이 놀랬으니까 이제 됐어 나와~!! 너 자꾸 이러면 오빠 진짜로 화낸다~!

나 이번에는 진짜 농담 아니야...”

자꾸자꾸 나오라는 말을 하는 나의 목은 점점 잠겨가고 있었다.

나 : “야 임마~!! 나...나오라...구...야....흑...

나와~!! 나와~!!!! 야이 X같은 년아~!!!! 으악~~~!!!

너 도대체 뭐야~!!!!으흐흑....”

나는 거의 흐느끼는 수준이었다.

이성을 잃었던 나는 점차 이성을 되찾고 지금이라도 빨리 다희를 구해내야겠

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를 아무리 쳐다보아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앞뒤 안 가리고 신발만 벗은 채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첨벙~

정말 12월의 바닷물의 이가 부딪치다 깨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차가웠다.

너무 차가워서 신음소리조차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 고통을 느낄만한 시간조차 내게는 없었다. 일단은 바다 속으로 

잠수를 해 보았다. 그나마 깨끗한 편의 바다였지만 물 속 깊숙이까지는 볼 수가

없었다. 한참을 찾다가 결국은 다시 바다 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숨을 다시

깊게 들어마시고 있었다. 그렇게 추운 날씨 속에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다

거의 탈진 상태에 접어들고 있었다. 잘못하다가는 내가 잘못될 것 같았다.

거의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심호흡을 깊게 하고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물론 처음 들어갔던 자리와는 다른 곳이었지만 그리 멀리 벗어날 수는 없었다.

어느 정도 들어갔을까? 희미하게 사람의 형상이 눈에 들어왔다. 

물에 빠진지 얼마나 됐는지 어떤 상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것은 분명

다희였다~!! 이제 물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 문제였다. 다희의 목덜미를 감싸고

물 밖을 향해 한 팔로 힘차게 저어갔다. 나중에 생각해 보건대 거의 초인적인

힘을 그 때 당시 발산한 것 같다.

그렇게 가까스로 뭍으로 다희를 끌어낼 수 있었다. 일단 평평한 지형에 다희를

눕히고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나 배웠을 법한 인명구조요령을 생각해 보았다.

일단 가슴을 두 손을 모아 힘껏 10회정도 누른 다음에 인공호흡법을 실시했다.

내가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숱하게 졸면서 들은 이러한 것들을 쓸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정말이지 다행이다 싶었다.

이렇게 3~4회를 반복하는 도중에 지나가던 사람에게 신고를 부탁했고 곧이어 

해양 경찰들과 119구조대원들이 출동했다. 결국 다희를 싣고 나는 엠뷰런스에

몸을 맡긴 채 병원을 향해 가고 있었다.

병원으로 가면서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냥 살아주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죽으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든지간에

살려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5분가량만에 엠뷸런스는 병원으로 도착하였고

곧 다희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나는 다희를 붙잡고 중환자실 앞까지 따라갔지만

그 앞에서 간호사의 제지에 의해 멈춰서서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무신론자이다. 누군가의 권유나 말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종교적인 곳에는

발을 넣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누구보다도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기도하고 있다. 정말 드라마에서 누군가가 다치면 누구든지 기도하듯이

그 여느 사람들처럼 나도 기도를 하고 있었다. 제발 살려달라고....

벌써 죽기에는 내가 궁금한 게 너무 많다고....아직 다희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너무 많다고....그렇게 기도했다. 그렇게 기도를 하고 있는 도중에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덕규가 찾아온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여기를 알고 왔냐고 물어볼

사이도 없이 덕규의 두 번째 주먹이 날라들었다. 정신이 거의 빠져있던 

상태였던지라 제대로 맞았다. 그런데 아프지가 않았다. 마음 속의 고통이 더

컸던지라 육체의 고통을 느낄 수 없었으리라....

‘도대체 어떻게 알고 온 거지? 우리를 미행했던 건가? 무서운 녀석...’

하지만 지금 그런 것을 따질 여유는 없었다....

덕규 : “어떻게 된 거야?”

나 : “........”

덕규 : “어떻게 된 거냐고 묻잖아?!!!!”


나 : “다희가 자살을 기도했어...”

덕규 : “다희가 자살까지 기도했는데 너는 도대체 어디서 뭘 했어?!!!”

덕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많이 흥분한 듯 보였다.

나 : “.........”

덕규 :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란 말이야~~어디서 뭘 했냐고 넌?”

나 :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덕규 : “그게 지금 니가 할 소리냐? 내가 저번에 만날 때 너보고 뭐라고 했어?

다희를 넘겨주는 대신 니가 다희를 지켜줄 수 있을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너가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테스트해본다고 했었지? 넌 자격 실격이다.

이 길로 다시는 나타나지 마...”

나는 막 잠들기 전 다희의 말이 떠올랐다.

‘좀 있다가 자면 안 될까?^^’

그 말을 할 때 당시 다희는 웃고 있었지만 슬픈 눈을 분명 보이고 있었다.

나는 어쩌면 그 눈을 외면해 버렸는지도 모른다. 

그 말을 할 때 다희의 심정이 어땠을까? 죽는 순간을 나와 함께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랬더라면 내가 다희의 말을 듣고 그냥

그 망할 놈의 잠을 좀 덜 잤더라면 어쩌면 다희가 이 지경이 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 : “후~~~”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내 입에서는 저절로 긴 한숨이 흘러나왔다.

나 : “다 내 잘못이다. 잘못을 인정할 테니 다희가 회복할 때까지만 여기에


있으면 안 될까?? 깨어나는 것만 보고 바로 갈게...”

덕규 : “좋아 그 대신 다희가 잘못되기라도 하는 날엔 넌 다시는 빛을 못

볼 줄 알아라...”

나 : “고맙다...”

어떻게 보면 이 상황이 뭔가 바뀐 것 같았지만 나는 그 딴 것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어찌 됐든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다희가 내 곁에 있었는데 그런데 내가 지키지 못했으니까.....

중환자실에서는 지속적인 심장 충격기와 의사들의 바쁜 손놀림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덕규는 1시간 가량을 초조하게 서 있었다. 결국 의사가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내가 물어볼 틈도 없이 덕규가 냅다 의사 선생님을 붙잡고 거의 추궁하듯이

물어보는 것이었다.

덕규 : “의사양반 우리 다희 괜찮겠습니까?”

의사 :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으니 앞으로 경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덕규 : “맨날 그런 시시콜콜한 얘기만 늘어놓지 말고 나 무식한 놈이니까 알기 

쉽게 말해주슈...살 수 있는 거요?”

김간호사 : “어머~! 병원에서 이러시면 안돼요~!!”

의사 : “김간호사 냅둬요...이 분의 심정 충분히 이해갑니다...목숨에는 지장

없으니 걱정 마십시오...발견되고 이송되어질 당시 좀만 더 발견이 늦었거나

응급조치가 미흡했더라면 목숨이 위험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응급상황에

잘 대처하셨습니다...”

덕규 : “감사합니다...의사 선생님...감사합니다....”

아까의 태도와는 정 반대로 연신 허리를 굽혀 감사하다고 말하는 덕규에게서

나는 정말 순수하게 다희를 걱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래 어쩌면 다희는

나보다는 저 녀석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저 녀석도 저 녀석이지만 나같은 녀석이 다희를 어떻게 제대로 지켜줄 수 있겠냐...’

덕규 : “야 스메~! 여기로 발견해서 데리고 온 사람이 누구야?

당장 만나봐야겠어...”

나 : “으....응? 그...그건 잘 모르겠는데...나는 전화받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왔는데

그 때는 이미 그 사람은 가 버리고 난 뒤더라구...”

나는 거짓말을 해 버렸다. 

#13-술의 멜로디-

덕규 : “아 꼭 만나서 보답을 해야 하는데...나는 빚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나 : “그...그럼...고비는 넘겼으니까 나는 이만 가볼게...다희가 깨어나면 꼭

한 번 연락주라...그냥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어서...”

덕규 : “너는 신경 쓸 것 없어...”

덕규는 차갑게 소리쳤다. 

보통 이럴 때 나는 절대로 착한 척을 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이건 착한 척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냥 진실을 왜곡한 거였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는 나의 잘못을 속죄하는 것 

마냥 그렇게 생각해 버렸다. 그리고 다희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왠지 벅찬

상대 같다는 느낌을 이 때 많이 받았다.

다희의 원인 모를 상처를 과연 내가 치료해 줄 수 있을지 다희의 집안, 얼굴

성격 이 모든 것들을 내가 커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이렇게 자신감 없는 내 모습조차 싫었다.

하지만 나는 그 길로 병원을 나왔다.

다시 나의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는 여전히 철없는 모양새로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았지만 나는 그 어떤 질문에도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엄마는 또 이 녀석이 x가지 없게 엄마 말을 씹는다고 기술을 거시려고 하셨지만

나의 힘없는 대응에 눈치를 채셨는지 이내 그만 두셨다.

나는 다시 일상 속으로 빠져 들었다. 

엄마도 더 이상 내게 그 일을 캐묻지 않으셨다. 나는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듯한 표정을 짓고 다녔지만 밤에 거의 불면증에 시달렸다. 

밤에 잠을 자면 다희의 물 속에서의 모습이 선명하게 꿈 속에서 나타나곤 했다.

그러다가 땀을 뻘뻘 흘리며 잠에서 깨곤 했던 것이다.

다희는 깨어났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연락을 취하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내가 먼저 연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는 수업 시간에 많이 졸게 되었고 

아이들은 이상해진 나의 행동에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런 나의 행동을 유일하게 유심히 관찰하고 관심을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역시나 도원이였다. 

도원 : “야 스메야 너 그 다희라는 애하고 무슨 트러블 있냐?”

나 : “응? 아니야 아무 일도...”

도원 : “너 요즘에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보여...무슨 일인데...

나한테도 말 못할 일이냐?”

나 : “정말 아무 일도 아니야...^^ 그리고 나 걔랑 이제 아무 사이도 아니야...”

도원 : “야 아무 사이도 아니게 된 게 아무일도 아니야? 어찌 됐든 힘내라...”

나 : “말이라도 고맙다...저녁에 술 한잔 할까?”

도원 : “좋지...^^”

그렇게 도원이랑 나는 술 약속을 하고 수업이 끝난 뒤 저녁에 술집으로 발길을

향하였다. 호프집으로 들어간 우리는 맥주 1000cc와 간단한 안주를 시킨 뒤 마시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다희와 있었던 일도 꺼내게 되었다.

도원 : “그렇게 된 거였구나...야 다른 건 다 이해하겠는데 니가 그렇게 얘기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지 않냐?

따지고 보면 니가 무슨 잘못이 있어? 걔의 목숨을 구했으면 구한 거지...”

나 : “설령 그렇다고 치더라도 앞으로가 감당이 안 된다. 내가 무슨 수로 그런 

애랑 잘 되길 바라겠냐?”

도원 : “하긴 그것도 그렇긴 한데...스메야 넌 다 좋은데 매사에 좀 더 자신감을

가져라. 그러면 최고일 것 같다...^^”

나 : “앞으로 그러도록 하지 친구야...^^”

그렇게 술잔이 계속 비워짐에 따라 도원이는 몸을 가누기 힘들 지경이 

되어갔다. 

나 : “야 우리 너무 많이 마신 것 같다. 그만 나가자...”

도원 : “야~~무슨 소리야~~2차가자~~2차~~2차는 내가 쏜다~!!”


도원이는 제법 많이 취한 듯 보였다. 도원이는 원래부터 술이 그렇게 쎈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술에는 정말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로 쎈 편이었다. 지금까지 술 먹기 대결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져 본 적이 없는 나였다. 

그렇기에 나는 별로 취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원이를 위해 일단 자리를

뜨자는 제의를 한 것이다. 

그렇게 2차를 가든 뭘 하든 일단 나가자고 부추겼고 우리는 그렇게 밖으로

나갔다. 겨울의 밤 공기는 너무도 차가웠다. 

나는 도원이가 혹여나 감기에나 걸리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술도 깰겸해서 둘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걷고 있었다.

사실상 내가 도원이를 부축하고 있는 셈이었다.

도원 : “스메야~~난 니가 참 좋다...”

나 : “응 나두...^^ 라고 하면 우리 연인 사이가 되는 거지-_-?”

도원 : “야 이 자식아~이럴 때는 그냥 좋다고 해도 되는 거야~”

정말 오래간만에 내 입에서 농담조의 말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원래 성격상 진실되게 진지하게 말하는 것을 잘 못하는 내가 요즘 들어

너무 진지하게만 말한 것 같아 괜시리 쑥스러웠던 참이었다.

도원이가 깨워주고 원래의 나를 찾아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나 : “그래 좋다^^ 자식아~~”

도원 : “난 시러-_-^”

나 : “-_-^맞을까?”

나는 그렇게 취하지도 않았지만 머리에 약간의 어지러움 증상 같은 것을 느꼈다. 

최근에 잠을 많이 못 잔 탓이리라...

그렇게 가는데 앞에 희미하게 다희의 영상이 비춰졌다.

나 : “어~! 다희~!!!”

나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옆에 있던 도원이가 깜짝 놀래며 물었다.

도원 : “아이 깜짝이야 놀랬잖아 임마 뭐라고 그랬어?”

나 : “아...아니 아무것도 아니야...내가 요즘에 헛것도 보이고 그러나 보다..하핫...”

자세히 보니 다희는 어디에도 없었다. 

‘말이 안 되지...’

그렇게 몇발자국을 더 옮겼을까? 옆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희 : “오빠!!”

나 : “아 젠장 이제 환청도 들린다...ㅠㅠ”

다희 : “오빠! 좀 맞을까-_-?”

나 : “야 넌 뭔데 환청 주제에 말투까지 꼭 닮았....엥-_-?”

바로 옆에 다희가 서 있는 것이었다.

나는 순간 휘청하며 쓰러질 뻔 했다. 이번에는 도원이가 나를 부축해준 셈이었다.

정말 다희를 본 순간 숨이 콱 막히고 눈에서 눈물이 막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게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르겠지만 단순한 반가움의 느낌이 아니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나 : “다...다희야...”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3일만에 만났는데 마치 몇 년동안 못 보다가 만난


연인에게 말하는 듯하였다. 도원이는 눈치 깠다는 듯이 말을 툭 건넸다.

도원 : “어? 니가 말하던 그 다희씨?!? 이햐~~듣던 것보다 더 미인이시네~”

다희 : “고맙습니다...^^”

나 : “야~! 너 어떻게 된 거야? 병원은 어떻게 하고 여기 나와 있어?”

다희 : “오빠 보고 싶어서 뛰쳐나왔어^^ 잘했지?^^”

나 : “대체 뭐하는 짓이야?!!!”

나는 또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다희 : “뭐가?? 왜?? 오빠는 나 안 보고 싶었어?”

도대체 얘가 정말 자살을 기도했던 애란 말인가-_-? 어떻게 또다시 저런 

천진난만한 표정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나서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는지

내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다희....

하지만 나는 도저히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분명 다희는 자살을 기도했고 병원에 실려갔다. 지금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지만

분명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닐 것이다.

일단은 몸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였다.

나 : “야 너 몸은 괜찮은 거냐?”

다희 : “내가 뭘 어쨌길래?”

나 : “장난하려면 나중에 하고 빨리 말해 다 나은 거냐구?”

다희 : “나 괜찮아 오빠야...^^ 내 걱정 많이 했어?~~어이구~귀여운 우리 오빠~~”

더 이상 말이 안 나왔다. 화도 났다.

나 : “다 나았으면 됐다. 이제 너 볼 일 없으니까 그만 가 봐라. 

나도 얘 술 많이 취해서 바래다줘야 한다...”

이 때 술이 취했어도 눈치 빠른 도원이는 잽싸게 내 말을 가로챈다.

도원 : “스메야~아니야 나 하나도 안 취했어...^^ 둘이 가봐 여자분께서 직접 오셨는데

그렇게 보내버리면 섭하지 안 그래?”

나 : “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가자...”

이럴 때는 도원이의 눈치가 속상하기만 했다.

도원 : “아니야~나 쌩쌩하다 볼래???”

도원이는 쌩쌩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려는 듯 혼자서 보도를

씩씩하게 걸어가다 제대로 자빠졌다...사투리인가-_-? 흠...넘어졌다-_-;;

나 : “야 오바하지 말랬지-_-? 빨리 일어나~~ 손잡아~~”

다희 : “안되겠네...내가 오빠랑 같이 바래다 줘야겠다 그치?^^”

나 : “야~!!됐다구...”

도원 : “아이구 마음씨도 착하셔라^^ 그럼 같이 갈까요?”

나보다 도원이랑 짝짝궁이 더 잘 맞는 듯 보였다...

나는 어쩔 수 없이 사이에 껴서 갈 수밖에 없었다.

도원 : “우리 스메야가 얼마나 다희씨 얘기를 자주 하던지...^^”

도원이가 제발 상황에 맞게 좀 발언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술에 마수에 빠져든 도원이는 너무 말이 많이 해 버렸다.

도원 : “[꾸벅]우리 스메 잘 부탁합니다....^^”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도원이는 무사히 집에까지 바래다 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고마운 얘기였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는 

말이 된 지 이미 오래 전이었다.

그렇게 둘이 남게 되었다.

무슨 말부터 꺼내야 될지 망설여졌다.

#14-행복한 의무-

나 :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너 괜찮아졌으면 됐다. 

이제 다시는 볼 일 없을 거야 잘 지내라...”

다희 : “오빠 할 얘기만 하고 가 버릴꺼야?!!!”

나 : “그럼 내가 여기서 더 이상 뭘 더 어떻게 해야 되는데??

난 널 지켜줄 힘도 없고 너 감당해낼 자신도 없어. 나 이렇게 형편없는 놈이야...

이제 알았으니까 됐지? 나같은 놈한테 미련 갖지 말고 가...

참 미련이란 말은 안 어울리나?^^ 어차피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였는데 말이야...

어쨌든 빨리 몸 완쾌되길 바란다...”

나는 일부러라도 최대한 모질게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그래야만 했다.

그래야 확실하게 떨어질 수 있으니까...

그러나 다희는 또 내 뒤통수를 내리치는 말을 내뱉었다.

다희 : “오빠~!! 이럴거면 나...왜....살렸어...?!!!”

‘아~~~’

다희의 목소리는 흐느끼고 있었다.

다희 : “이렇게 쓰다버린 쓰레기처럼 버려버릴 거면서~!!!흑....

왜~!!!왜~!!!나를 살렸냐구?!!으흐흑....”

도대체 어떻게 내가 구한 것을 아는 것일까? 내가 비록 병원에 옮겨오긴 했지만

내가 구하는 것을 본 사람도 없었다고 생각했을 뿐더러 봤더라도 나를 정확하게

알 리가 만무했다.

다희 : “그럴려면 죽게 내버려두지 왜 살려놓고 이제와서 지랄이야~~!!!

아아아앙~~~흑.....으앙.....”

다희는 정말 어린애처럼 서럽게 울었다.

나는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음을 깨달았다.

조용히 다가가 다희를 꼭 껴안아줬다. 정말 12월의 추위가 무색할만큼

따뜻하게 꼭 껴안아줬다. 그렇게 얼마간 내 품에서 울었을까?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다희의 체온이 너무나 따뜻했던 것이다.

그때야 나는 생각이 떠올랐다. 다희는 그 추운 날씨에 바다에 오래 빠져있었을

뿐더러 이제 겨우 3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몸이 완치됐을 리 만무했다.

다희를 떨쳐내고 얼굴을 살펴보자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고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필시 의사의 말을 무시하고 병원에서 뛰쳐나왔을 거라는 직감이 들었다.

빨리 병원으로 일단 옮겨야만 했다.

다희는 거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나 : “다희야~!! 다희야 정신차려~!! 오빠가 다 잘못했으니까

정신 차리라구 이 바보야~!!!”

나는 울며 병원으로 다희를 업고 뛰어가고 있었다.

너무 늦은 시각이라 차도 거의 다니지 않았고 100M를 뛰어가고 나서야 가까스로

택시를 잡고 갈 수 있었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간 다희는 응급처치를 받고 환자실로 옮겨져 절대 안정을

취해야 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내가 들어야만 했다.

정말 덕규를 볼 낯이 없어지게 되었다. 두 번씩이나 내가 위험에 빠뜨린 셈이었다.

곧 병원을 지키고 서 있던 덕규의 부하에 의해 덕규는 호출됐고 곧바로 달려왔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한 대 더 맞을 각오도 되어 있었다.

그러나 덕규는 나에게 다가와 뜻밖의 말을 건넸다.

덕규 : “야 다희 괜찮냐?”

나 : “어? 어...그...이제야 환자실로 옮겨져서 안정을 취해야 된데...”

덕규 : “다행이다...이번이 마지막이다...다시는 다희 아프게 하지 마라...

이유가 무엇이 됐든 상관없어 다희 그렇지 않아도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다...

더 이상 아프게 하지 마 꼭 니가 지켜줘...이미 너는 임무를 수여받은 거다...

알았지? 이것으로 테스트 통과다...^^”

모처럼만에 덕규가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웃는다고 착해 보이거나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진심으로 말하고

진심으로 웃고 있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다희의 부양의무를 지게 되었다-_-;;

뭔가 엉켜있던 실뭉치가 이제야 하나 풀린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풀어야 할 실뭉치는 아직 너무나도 많았다.


달라진 게 있다면 나의 마음가짐이었다.

이제 절대로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아파도 같이 아프고 힘들어도 같이 힘들어야 된다.

그렇게 또 밤이 깊어져 가고 있었다.

나는 병원 대기실에서 덕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난 솔직히 아는 게 너무 없었다. 그래서라도 나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알 것 같은 덕규를 졸라대야만 했다.

확실히 덕규는 다희에 대해 나보다 아는 것도 많았고 어렸을 때부터 아는 

사이였다고 한다.

다희의 아버지는 금성그룹 회장님이셨다. 확실히 돈도 많고 공부도 잘했단다...-_-;;

나 : “그럼 도대체 왜 죽으려고 한 거야?”

나는 문제의 본질을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아무리 들어봐도 내 입장에서는 행복한 가정 얘기일 뿐이다.

덕규 : “왜 죽으려고 했는지까지는 나도 잘 몰라.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건 지금 현재의 다희의 어머니는 새어머니셔...”

‘새어머니라...’

덕규 : “다희의 진짜 어머니는 돌아가신 지 오래 되셨어...다희가 어릴 때 돌아가셨지...”

다희는 비록 어렸을 때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생각은 깊었어...

결국 다희는 회장님께 재혼을 제안했지...”

나 : “그럼 잘 된 거네...?”

덕규 : “일단 재혼하셨고 행복하게 가정을 꾸려나가는가 싶었는데 아마도 다희가 커가면서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새어머니라는 존재가 좀 부담으로 다가왔겠지...

자신의 진짜 어머니는 돌아가셨는데...좀 그렇잖아?

머 어쨌든 여러 가지 트러블이 있었나봐...그리고 새어머니한테는 아들도 하나 있었어...

다희의 배다른 오빠인 셈이지...”

나 : “무슨 드라마 찍는 것도 아니고 왜 그래-_-;;;

지금 너무 진부한 드라마 스토리 같다는 생각이 안 드냐?-_-?”

덕규 : “닥치고 들어...”

나 : “응 나 집중하고 있어...*_*

그런데 그 오빠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데?”

덕규 : “나도 어렸을 때 보고 잘 못봐서 잘은 모르는데 그 때 당시에는 다희를 굉장히

잘 챙겨줬어 친오빠 이상으로...새어머니가 다희한테 뭐라고 해도 항상 다희편을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 : “휴....그럼 다행이구나...”

덕규 : “나는 아무리 봐도 그 새어머니가 무슨 꿍꿍이 속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불안하단 말야...”

나 : “무슨 꿍꿍이 속?”

덕규 : “뭐 그런 거 있잖아...어차피 금성그룹 회장이면 돈도 많겠다 나이도 있겠다.

자신이 결혼해서 재산 차지하기 딱이잖아 안 그래?”

나 : “야 그래도 그건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는 거 아냐?”

덕규 : “그래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자기 자식에게 다 양도하도록 손을 쓴다거나 말야...”

나 : “그...그건 안되지~!!!”

덕규 : “왜 흥분을 하고 그러냐-_-? 성급하게 생각한다며-_-?”

나 : “아...아니 그러니까...그...원래 친자식이 갖는 게 맞지-_-^싶어서...;;”

덕규 : “어찌 됐든 나도 거기까지밖에는 몰라 자세한 건 다희가 잘 얘기를 안해서...”

나 : “너는 다희랑 어떻게 알게 된 거냐?”

덕규 : “그냥 어린 시절 동네 오빤데?”

나 : “아 그래서 그렇게 잘 아는구나...?”

덕규 : “어찌 됐든 니가 책임을 맡았으니 나는 이만 빠져주마...다음에 또 보자...

다희 일어나면 연락 좀 주고...”

나 : “어 그래...^^ 수고해라...”

다시 혼자가 된 나는 또 생각에 잠겼다. 부잣집 집안과 새어머니라....

뭔가 구린내가 풍기는 듯 했으나 너무 성급한 스토리다 싶어 머리를 뒤흔들었다.

‘다희에게 직접 물어봐야 되나...’

다희가 빨리 깨어나길 기다리며 나는 어느 새 곤히 잠들어 있었다.

#15-공포의 카트라이더-

아침해가 밝아오고 나는 어느 새 눈을 떴다.

그런데 커다랗고 까만 것이 내 눈 앞에 있는 것이었다.

나 : “으악~~~!!!뭐...뭐야???”

다희 : “사람 눈 처음 보나-_-^”

나 : “야! 뭐하는 거야? 깜짝 놀랐잖아...”

다희 : “죄지은 게 많구나-_-?”

나 : “마음대로 생각하세요-_-^”

다희 : “어릴 때 나쁜 짓도 많이 했어 그렇지-_-?”

나 : “아 마음대로 생각하라니까-_-^”

다희 : “오빠 거기에 자신감이 떨어지는구나-_-?”

나 : “마음대로 생각하....-_-^지마~~!!! 생각하지 마~!!!”

다희 : “풋~귀엽네...ㅋㅋ 설마 사실은 아니겠지?ㅋ”

어느 새 이년은 원상복귀되어 있었다.-_-;; 아니 전보다 더 쌩쌩하고 파워풀해

보인다...-_-^ 니가 무슨 손오공이냐 죽었다 살아나면 파워업하게-_-;;;

나 : “몸은 많이 나아졌어?”

다희 : “내 몸이 왜-_-? 나 원래 몸매 좀 됐거든?”

나 : “그 소리가 아니잖아! 지금-_-^”

다희 : “나? 쌩쌩해~~ㅋㅋ”

간호사 : “어머~환자분 안정을 취하시라고 했잖아요!”

다희 : “언니 저 괜찮아요~~에이 뭘 오바를 하고 그러셔~~”

간호사 : “아니 그러니까 지금 몸 상태가 완치가 된 게 아니라니깐요~!!

통제 좀 따라주세요~!”

나 : “야 그냥 간호사 누나 말 들어-_-^”

다희 : “안 아픈 사람보고 아프대잖아-_-^ 그래가지고 입원 며칠 더 시켜가지고

병원비 더 받으려는 게 분명해-_-+”

간호사 : “내참...그럼 마음대로 하세요~!”

나 : “-_-;; 내가 쪽팔리네...병원비 내가 내줄테니까 며칠만 입원 더해~”

다희 : “여기~나갈 거라니깐~!!!”

나 : “아 그래 나가...누가 뭐래-_-^”

다희 : “ 입원비 내준다고 더 있으라며?”

나 : “그러니까 일단 나가서 정신병원에 며칠만 더 있자...응?”

다희 : “-_-^ 좀 늘었다?”

나 : “고맙다-_- 칭찬해줘서...-_-^”

다희와 이런 시답지 않은 얘기들이 다시 시작된 것은 아마도 내 마음이 회복되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시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느낌이다.

참 기분이 좋다. 이렇게 티격태격해야 이제는 뭔가 좀 맞는 기분이 든다.

나 : “산책이나 할까?”

다희 : “웅^^”

나 : “안 아프다고 방방 뛸땐 언제고 왜 휠체어에 안고 그러냐-_-?”

다희 : “원래 병원에서의 산책은 휠체어를 타고 해야 제맛이거든^^”

나 : “휠체어 산책이 무슨 음식이라도 되냐-_-;;”

다희 : “빨리 밀어~가자~~”

나 : “에휴~~자 그럼 간다~!!!!”

나는 전속력으로 냅다 달렸다. 마음 속으로 조금이나마 다희가 무서워해주길 바랐다.

결국은 무서워해주길 바라다 내 체력이 먼저 바닥났지만...-_-;;;

다희 : “야호~~이거 놀이기구 뺨치는데? 꺄르르~~”

나 : “아하하하...-_-;; 재밌어? 이제 들어가자^^”

다희 : “최소한 산책로까지는 갔다가 들어가야 될 거 아냐-_-^”

나 : “그런가-_-? 그냥 우리 걷는 게 더 분위기 좋을 것 같지 않니?^^”

다희 : “난 이게 재밌어 빨리 가~~”

갑자기 누군가가 뒤에서 우리를 쫓아오는 느낌을 받았다. 

난 순간적으로 몸이 경직되고 불안했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였다.

어떤 덩치 큰 사내가 우리 쪽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다희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에 휠체어를 밀면서 정말 있는 힘껏 달렸다.

다희는 아무것도 모른 채 마냥 즐거워하기만 했다.

‘아 왜 요즘에는 자꾸 이런 일들만 일어나는 걸까...;;’

멋지게 코너링을 하고 다시 병원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병원 안까지는 못 쫓아올 거라는 계산하에서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병실로 돌아온 나는 있는 땀 없는 땀 모두 모아

뻘뻘 흘리고 있었다.

나 : “헥헥.....후~~하~~~힘들다...재밌었어?^^”

다희를 걱정시키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모른 척 말을 건넸다.

다희 : “응 열라 재밌어^^ 오빠도 담에 내가 태워줄게...ㅋㅋ”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있었지만 계속 병실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 사내는 결국 병실까지 찾아내 우리를 쫓아온 것이었다.

나 : “다희야 어서 피해~!!!”

다희 : “뭐?”

나 : “나중에 말할 테니까 어서 피하라구~!!!!”

다희 : “그게 무슨 소리야-_-? 피하긴 어딜 피해? 왜 피해-_-?”

‘아 젠장...’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을 벌어야만 했다. 나는 놈의 시선을 끌었다.

나 : “이봐 원하는 게 뭐야?!!”

사내 : “너~! 일로 와~!!”

나 :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다희야~! 내가 맡을테니까 피해~!”

사내 : “휠체어 안 가지고 와?!!”

나 : “-_-;;;;;;;;;네?”

사내 : “우리 휠체어 안 가지고 오냐고?!!”

나 : “다...다희야...ㅡ_- 저기 휠체어 니 거 아니였어?”

다희 : “웅~!^^ 옆 환자 언니한테 빌린 건데?^^”

‘니가 지금 웃을 때냐-_-;;’

나 : “아하하...하...^^;;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요...^^”

~퍽~

결국 나는 다희 덕분에 또 맞았다.

도대체 몇 대를 더 맞아야 할까-_-?

왜 꼭 상대를 골라도 성질 괴팍한 저런 덩치를 고르냔 말야-_-^

다희 : “오빠 많이 아파? 그러게 살살 몰지 그랬어-_-^”

내가 더 이상 해 줄 말은 이 말밖에 없었다.

나 : “닥쵸=_-”

다희 : “아하하~~오빠 너무 웃긴다 꺄르~~그 아저씨가 깡패라도

되는 줄 알았단 말야?ㅋㅋ”

나 : “지금까지의 너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다희 : “그러니까 그냥 퇴원하자 여기 갑갑하다...”

나 : “그래 일단은 퇴원하자=_- 이제 여기 못 있겠다;;”

절대적으로 내가 다희의 건강을 걱정 안 한 것은 아니었다. 왜-_-?

딴 병원도 많지 않은가? 꼭 이 병원을 고집해야 할 필요는 내게 없었다-_-;;

그치-_-?

그런데 도대체 왜 다희의 집구석이라는 곳은 아무도 병문안을 오지 않는 것일까?

이상한 노릇이었다. 연락이 제대로 안 된 게 아닐까?

덕규라면 분명 연락을 취할텐데....

어찌 됐든 다희는 퇴원을 하였고 나는 또 학교를 나가게 되었다.

이게 몇 번째야-_-? 어쨌든 학교에서의 나는 엉망진창이었다.

학교는 심심하면 빠지는데다 성적은 점점 떨어져가고 다시 나를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찐따가 되는 건가-_-? 아니다 그럴 수는 없다.

정정하고 다시 나를 되찾는 게 아니라 나의 바뀐 모습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교수님을 찾아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야 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는 다짐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밀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도원이를 비롯한 내 친구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보기 시작했다.

태수 : “야 스타 한판 해야지? 너 저번에 나 이긴다고 벼르고 있었잖아?”

나 : “됐어-_-^ 너 혼자 실컷 해”

지연 : “스메야~너 갑자기 웬 공부 타령이냐? 안 어울리게?”

나 : “그럼 나한테 어울리는 것을 가르쳐줘봐봐-_-^”

지연 : “흠...-_-;;그냥 공부해라;;”

시원 : “흠 그래 열심히 공부해라...하하하 그래봤자 내 발꿈치에도 못 쫓아올테니..ㅋㅋ”

나 : “꼴찌에서 4등이나 5등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_-?”

도원 : “야 스메야~!! 너 어떻게 됐냐?!!”

도원이만이 좀 다른 질문을 하였다.

나 : “뭐가 어떻게 돼?”

도원 : “다희씨랑 말이야? 잘됐어? 야 임마 형이 그 정도까지 도와줬으면

당연히 잘 되어야 보답하는 길 아냐?ㅋㅋ”

나 : “너는 관심이 좀 오바스럽다-_-?”

도원 : “무슨 말을 그렇게 하와이 여행 가려다 만 것같이 하냐-_-? 섭하게~

나는 원래 너한테 관심이 좀 많잖냐?ㅋ”

나 : “니가 그 때 뭘 어떻게 나를 도와줬는데-_-?”

도원 : “임마 그 때 내가 꽃다발까지 사주면서 선물하라고 줬잖아?

어때? 잘 먹혔어? 히히...”

나 : “너 꿈꿨냐-_-? 그 때 너 하도 취해서 나랑 다희랑 너 바래다줬잖아-_-^”

뭐가 좋은지 도원이는 말하는 내내 실실 웃고 있었다.

도원 : “왜 기억이 잘 안 나지?--? 머 어찌 됐든 축하한다...^^”

나는 쪼개는 녀석의 말을 쌩깐 채 다시 공부에 열중했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면서 다희와 연락을 계속 주고받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애매했다. 다희와 정말 나는 겉으로는 연인같이 행동하긴 했어도

애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친한 오빠 동생 사이도 아닌 이상한 관계처럼 보였다.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았다.

‘그래 아무리 그래도 내가 남잔데 내가 먼저 말을 해야지...’

반응이 어떨지 너무 궁금했다...왠지 이런 말을 하기 너무 쑥쓰러워 하는 나였다.

=====================================================================================

그래도 한 때 열심히 썼던 거였는데 이렇게 올리니 좀 아깝네^^

소수나마 봐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중단은 안 하고 끝까지 올립니다^^

한 명이라도 봐주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