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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도 튀기면 맛있어!
게시물ID : cook_1585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기고프다
추천 : 3
조회수 : 11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7/18 00:02:27
아버지께서 밖에서 담배를 태우시고 집에 들어오시더니 손에 뭔갈 쥐고 계셨다. 그리곤 '00아 집 문앞에 이렇게 붙어 있었다?'라고 말씀 하시며 들고 있던중국지 메뉴표를 보여 주셨다. 분명 탕수육이 드시고 싶으신 것일테다. 튀김요리에 대한 선호도는 나 같은 경우 치킨, 아버지는 탕수육, 어머니는 짬뽕이 맛있다고 하셨어... 어머니는 짬뽕이 맛있다고 하셨어. 야이야이야~인데. 문제는 20~30분 전에 내가 라면을 끓여 먹었고 어머니는 그 전 3~40분 전에 갓 지은 팥밥이 맛있다며 양념게장과 함께 드셨던 것이다. 그전 3~4시간 전엔 어머니께서 팥 밥 지으려고 삶던 팥의 일부를 내가 강탈해서 팥소를 만들었고 말이다.

결국 아버지께서도 남은 양념게장과 함께 밥을 드셨는데, 쉬는 주말에 드시고 싶은 음식도 못 드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처량하드랬다.

문제는 점심 때 쯤 잘못된 레시피로 팥소를 만들면서 일깨워진, '0요일은 내가 요리사!' 기운이 아직 몸안에 남았던 나는 냉장고에 뜯긴 채로 남아 있던 두부가 떠올랐고 얼마전 냉부에서 봤던 튀김들이 머릿 속을 빙빙 돌던 것이다.

'아, 거 방송 보면 허연 가루 물에 개어서 대충 튀길 것 넣고 기름에 튀기던데 나라고 못할 쏘냐?'

그렇게 난 주방에 섰다. 재료는 두부 반모, 밀가루, 소금 찔끔, 후추 쬐끔, 물. 후라이빵, 기름. 소스는? 돈까스 소스랑 치킨 등 시키고 딸려온 소스에 찍어먹으면 된다.

일단 부두는 두쪽으로 쪼갠 나무 젓가락의 뒷부분을 다시 포갠 정도의 두께로 잘랐다.
그리곤 냉면 그릇에 밀가루를 붓고 소금과 후추를 넣은 뒤 방송에서 보던 그 걸쭉함을 상상하며 물을 넣고 손으로 밀가루가 뭉치지 않게 풀어주었고
기름은 많이 쓰면 그러니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게 둥근 후라이팬에다가 미리 썰어놓은 두부가 반쯤 잠길 정도로만 부었다. 남으면 계란 후라이용 팬에다가 부어서 써야지.
기름의 양이 적어서 그럴까? 금세 달궈진 후라이팬에 튀김 옷(?) 튀김 반죽(?) 튀김 물(?)을 묻히고 넣었더니 자글자갈하는 소리와 튀겨지는 그 모양세로 보아 우연찮게도 온도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 모양이다. 그렇게 먼저 튀겨진 두부들을 뒤집고, 커플 마냥 붙은 것들은 찢어 놓고 완성하니 처음 시도한 튀김 치곤 훌륭했다.

첫 작품을 그릇에 담아 아버지께 '간은 안 맞으니 돈까스 소스라도 뿌려 드시그랴!'하고 드리니 퍽이나 기뻐 하셨다.

그리고 남은 두부들을 튀기고 먹어보니 바삭하니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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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 못 찢은 두부 커플은 입 안에서 와그작 와그작 흔적도 없이 씹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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