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다른사람과 뿌리가 부딫히고 가지가 엉키며 지내는 곳이 가족이라는 소규모 부터 시작해 점차 이 큰 세계에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막상 그런 식물들을 이 땅 밑에서 뿌리를 내리건 저 하늘로 가지를 발산시키건 그 사이에 남는건 파릇하던지 말라비틀어진 잎사귀만 사정없이 흩뿌려져있다.
네가 조금만 영리한 식물이라면 네 몸의 낙엽이 다른 사람 눈에 낭만적으로 빛추게할지 그저 지저분하게 보이게 할지를 다룰 줄 알아줬으면 좋겠다.
너도 알다시피 만물은 쓰임이 있다는걸 알잔아. 식물이 종이를 만드는데 쓰건 공기를 만드는데 쓰건 사람도 각 쓰임새가 있어 이 사회에, 어찌보면 물건처럼. 나무가 쓰일 떄 공기를 만들기 위해 자라는 것과 반대로 종이를 위해 만들 떄 자기가 뻗어논 가지가 아니라 허리가 잘리는 것처럼 사람도 쓰임이 어디냐에 따라 나무처럼 자기의 허리가 잘려서 쓰이기도 하는 세상이야.
그럼 그 허리잘린 나무는 하늘로 가지를 안뻗었겠어, 땅으로 뿌리를 안내렸겠어, 너처럼 낙엽을 내리지 않았겠니, 근데 그렇게 땅속과 하늘로 무럭무럭 뻗어나간 너가 가장 쓸만해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거야. 어찌보면 다른 나무가 뻗어나가다가 너를 만나 시기하고 다투다가 너를 모함했을 수도 있지. 아무튼 간에 네 결과는 일단 허리가 잘려 쓰임이 있는 곳으로 갔다는 거야. 넌 그렇게 앞만보고 뻗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