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시작하고자 하는 얘기는 무작정의 쉴드나 까임이 아닌 상황을 제대로 돌아보고자 하는 말입니다.
왜 백종원의 음식이 인기를 끌까?
사실 이에 대한 분석으로 황교익이라는 양반은 단순히 그것을 적당한 단맛과 적당한 짠맛의 조화라는 엉터리 같은 품평을 내놓았습니다.
솔직히 말해 황교익의 지적은 부분적으로는 맞습니다.
하지만 이는 인기의 본질을 보지못하고 현상을 왜곡 호도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단맛, 짠맛의 조화가 인기를 끌까요? 단순한 레시피라서 인기를 끌까요?
황교익이 예전부터 블로그에 써오던 '악식가의 미식일기'를 저는 2009년부터 봐왔습니다.
사실 황교익이라는 사람. 열심히 한국음식 탐색하고 미식에 관심을 많이 갖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를 들어가보거나 오랫동안 모니터 해온 사람들에게 느껴지는 하나의 불편함이 있죠.
비판에 대해 그가 매우 취약하다는 겁니다.
이번 백종원 사태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음식에 대한 그의 지식과 맛에 대한 통찰은 깊을지 모르지만 그가 이해하지 못한 것은 바로 한국의 현상황입니다.
저는 그가 백종원의 레시피 대로 음식을 만들어봤는지는 의문입니다.
설령 만들어봤어도 '음식먹어가며 티비 출연하며 책 팔아가며' 돈을 버는 그의 상황이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맞벌이 부부나 혹은 돈없이 살고 있는 자취생이나 자기 취미도 즐기기 힘든 직장인의 상황과 같은 확률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당연히 탐식가로써 인생을 살아온 그에게 백종원 신드롬이 불편하고 '왜 한국인들은 저런 뇌를 속이는 음식' 따위에 열광하느냐며 자신의 수준을 높이고 동시에 타인을 깎아 내리지만
중요한 것은 진짜 한국의 식생활 상태입니다.
돈이 많은 이라면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이 만날 수 있는 외식이란 대부분 기름지고 짜고 맵고 아니면 백종원의 요리보다 훨씬 더 단 자극이 극대화된 음식들..
2015년이라는 상황에서도 잔반 재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혹은 정말 쓰레기 같은 재료들을 사용해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먹거리 X파일은 단순히 MSG만 공격하는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재료에 대해서도 정말 심도 깊은 취재를 하는데 그놈의 MSG 타령때문에 너무 먹거리 X파일이 폄하되는 것은 아닌지..)
소득에 비해 너무 비싸 버린 물가때문에 제대로 재료 몇개만 사도 지출이 만만치 않게 되는 상황...
그렇다고 음식을 집에서 해먹기엔 인스턴트나 단순한 요리들 밖에 못해먹고 제대로 된 요리들은 거의 해먹는게 불가능할 만큼 뺑이치는 우리네 삶..
음식 먹는게 일이고 거기에 대해 글을 쓰면 돈을 받는 황교익의 상황과는 큰 괴리가 있죠.
백종원이 한국인의 입맛을 낮추는지 아닌지 아니면 자기는 좋은거 먹으면서 이상한 대중음식점의 입맛에 길들이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것은 의미없는 논쟁입니다.
백종원의 요리는 그렇습니다.
자기가 산 재료에 자기가 넣은 조미료. 빠른 시간에 조리하고 재료들은 대부분 집에 굴러다니거나 싸거나..
짧게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가격이 저렴한 믿고 먹을수 있는 저렴한 집밥"
이것이 인기를 끄는 비결이겠죠.. 단맛과 짠맛의 적당한 조화라는 것은 정말 어린애 같은 너무 단순한 분석입니다.
그리고 백종원의 요리는 실제 만들어보면 맛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사실 솔직히 저는 그렇게 달거나 정확하게 말해서 백종원의 레시피가 맛있다고 느끼지도 않는데;;;;
설탕을 많이 넣는다지만 설탕을 많이 넣는 요리는 여러번에 걸쳐서 나눠먹는 요리입니다.
이러한 점들이 어필해서 결국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봅니다.
다각도의 분석이 아쉬웠던 황교익의 글입니다. 그의 글중에는 그래도 한국음식의 깊이를 알아가는데 매우 쓸모가 많았으니까요.